하늘 가까이에서 「나」는 / 松花 김윤자
-북한산 백운대에서
맨 처음 성전에 갔을 때도
이렇게 두렵진 않았습니다.
주님께 죄를 낱낱이 고백할 때도
이렇게 떨리진 않았습니다.
북한산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보다
무서움으로 바위 밑에 몸을 숨겼습니다.
대자연의 봉우리, 하늘 가까운 이곳에
내가 서기엔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나는 바람이 흘리고 간
티끌 하나, 날아도 날아도
숨길 수 없는 알몸으로
광활한 갯벌 갈대숲 헤집듯
아린 상채기만 자꾸 드러났습니다.
하늘 가까이에서 「나」는
새로운 옷으로 몸을 감싸 주시는
손길을 보았습니다.
작아진 나를, 상처투성이인 나를
왜 사람들이 그렇게 산으로 가는지 알았습니다.
하늘 가까이에서 「나」는-시집 <별 하나 꽃불 피우다> ,문예선교 2014년,한국시인협회 2023년 사화집 <시와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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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까이에서 「나」는
-북한산 백운대에서
김윤자
맨 처음 성전에 갔을 때도
이렇게 두렵진 않았습니다.
주님께 죄를 낱낱이 고백할 때도
이렇게 떨리진 않았습니다.
북한산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보다
무서움으로 바위 밑에 몸을 숨겼습니다.
대자연의 봉우리, 하늘 가까운 이곳에
내가 서기엔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나는 바람이 흘리고 간
티끌 하나, 날아도 날아도
숨길 수 없는 알몸으로
광활한 갯벌 갈대숲 헤집듯
아린 상채기만 자꾸 드러났습니다.
하늘 가까이에서 「나」는
새로운 옷으로 몸을 감싸 주시는
손길을 보았습니다.
작아진 나를, 상처투성이인 나를
왜 사람들이 그렇게 산으로 가는지 알았습니다.
하늘 가까이에서 「나」는-시집 <별 하나 꽃불 피우다> ,문예선교 2014년,한국시인협회 2023년 사화집 <시와 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