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넘게 긴 글을 썼는데 시스템이 이상한지 날아가 버렸네요. 그래서 용건만 짧게 정리하자면,
1. 7시즌 피날레는 실망스러움. 특히 리틀핑거, 수십 겹의 속임수와 무대장치를 동원해서 왕좌의 게임을 자기 각본대로 움직이던 치밀함은 어디 갔는지? 오로지 산사의 움직임 하나에 아무런 안전장치나 보험 없이 자기 모든 것을 걸어 버린 엉성함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알고 있던 그 리틀핑거가 아닌 듯함.
2. 그러나 '얼음과 불의 노래'의 복잡다단함이 캐릭터들을 자기 개성대로 움직이게 내버려두는 마틴 옹 특유의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왔다면 (그로 인해 너무 방대해진 이야기가 사실상 맺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런 방식을 쓸 수 없는 드라마 제작진이, 그것도 2년안에 20년 쌓여온 떡밥들을 정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 정도의 전개도 일단 선방했다고 좋게 평가해줄 수밖에 없기도 함.
3. 리틀핑거가 몰락한 과정도 알고보면 그 특유의 수십 가지 장치와 속임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괴물로 성장해버린 산사가 그것들이 작용할 틈조차 주지 않고 스타크 특유의 속전속결로 '거인을 무너뜨려 버린' 것으로 볼 수 있음. 그러니까 충분한 분량과 시간, 그리고 원재료가 될만한 소설 원작이 오리지날로 존재했다면 그렇게 납득되게끔 연출할 수 있었을 거라는 이야기. 하지만 현실은 한시간 남짓 안에, 세르세이와 대너리스는 휴전하고 제이미는 세르세이를 떠나며 테온이 존 스노우한테 감화되고 존 스노우는 대너리스랑 만리장성을 쌓는 막간에! 그것도 빨리 리틀핑거가 죽고 자매화해를 해야 대기타고 있던 밤의왕이 윌도 박살낼 수 있는 그런 환경에서는! 어쩔 수 없었고 그렇다고 넘어가주는 팬심의 관대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
4. 그렇다 해도 대니 곁에서 역시나 밋밋해져 버리는 존 스노우의 모습은 안습. 역시나 주위의 모두를 종이인형 만들어 땔감으로 쓰는 대니여왕의 뽀스는 (부정적인 의미로)최강인데, 상황을 보니 이 언니가 이제 무려 윈터펠로! 갈 예정. 산사와 아리아는 과연 (모든 것을 종이인형 땔감으로 만드는 위협으로부터) 안전할지? 다음 시즌에서 일차로 걱정되는 점. 편지 한장으로 '나 인제부터 대니여왕님 따르기로 했으니까 느그들도 그러는 거다~?' 질러버리는 존의 무대책함에 대해서는 걍 원래 그런 녀석이었으니까 하고 포기하기로 함.
첫댓글 다음 시즌에 마무리 짓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이해해볼까 합니다... 존도 뭐.... 포기
뭐 작가의 세계관이 담긴 결말로 가는 것 같습니다. 원작의 제목에 출시한 대로 얼음과 불의 노래가 일관된 것이겠죠.
불의 노래만 본다면 대니가 맞겠으나 얼음과 불을 태생부터 타고난 자는 존 스노우 이제는 아에곤 타르가리엔 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네요.
에피소드 7 마지막에 브랜이 진정한 철 왕좌의 주인이라고 하는 것도 그것을 반증하는거 같습니다.
이건 앞서서 추측하는 것인데요. 대니는 임신할 수 없다고 하지만, 존과의 관계로 타가리엔 왕조가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라는 것입니다. 티리온은 둘간의 그것을 짐짓 알지만 그게 자기가 막을 수 없는 현실이 된다는 뭔가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시즌 8은 6화로 충분하네요
근데 이 세계가 진정한 주인이 주인이 되고 착한 사람은 복 나쁜 사람은 벌 이런 동네가 아니라서 어떻게 될까 싶습니다...
다음 시즌은 6화에 끝낸다는데 분량을 늘려도 실질적으로는 시즌7과 분량은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백귀들과의 싸움에 이어 웨스테로스 내부의 전쟁까지 어떻게 끝맺을런지 모르겠네요.
7시즌 식으로 후다다닥 달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