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투자론이랄까.. 투자 원칙이랄까... 생각을 정리하면서 적어봤습니다.
저의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하면서 나 자신과 대화를 하면서 무엇인가 더 내면적으로 배운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과 생각이 다를지도 모르지만 못난 점이 있다면 질타바랍니다.
제 자신에게 던진 말들이기 때문에 높임말을 안쓴 것 이해바랍니다. ^^;;
투자의 과정은 기업 분석에서 매수, 매도까지이다. 하지만 어떤 기업을 처음부터 분석할 것인가? 아무거나? 아니다. 일단은 튼튼한 놈을 골라야한다. 부실하게 병든놈을 싸다고 덥썩 집어서도 안된다. 이런 놈들은 분석할 가치가 없다.
그럼 튼튼한 놈이란 어떤 기업들인가? 먼저 제외 시켜야할 대상을 먼저 보는 것이 낫겠다. 일단 갓 태어난 유아 기업들은 제외 시켜야한다. 얘들은 아직 병원체에 대하여 면역성을 검증 받지 못했다. 물론 미래에 성장할 가능성을 내포하기도 하지만 죽을 가능성도 많다. 그리고 지병을 앓고 병원에서 살다시피하는 놈은 당연히 제외해야한다. 이런놈 고르면 병원비내다가 망한다.
이런 기업들은 만성적으로 적자를 내기도 하고 수익이 울퉁불퉁 일관성이 없다. 이외에 제외 시켜야할 놈은 싸가지 없는 불량 기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번지르르 해보이나 속은 병들었다. 이런 기업은 경영자가 돈 빼돌리거나 로비나 하고, 주주의 돈과 기업의 돈을 자신의 것인양 여기곤한다. 정말 재수없고 싸가지 없는 것들이다. 돈 한푼을 아끼고 모아서 제대로 투자를 해내지는 못할망정 판관비로 흥청망청 쓰고 모자라면 주주에게 손벌리는 유상증자나 해대는 죄질 불량한 기업은 퇴출 1순위다. 암튼 머릿속이 똥으로 찬 경영자가 있는 기업을 제외다.
그럼 이제 튼튼한 기업을 제대로 골자보자. 일단 건강한 놈을 골라야한다. 기업의 건강은 순이익의 지속 여부, 그리고 부채정도를 보면 되겠다. 10년이상 흑자를 계속 내고 적절한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놈이라면 일단 건강에는 지장이 없겠다. 더욱이 10년이상 현금배당을 했다면 기특한 놈이다. 98-99년에는 모두가 아픈 시기였다. 흑사병에 전염된 것처럼 많은 기업들이 나가떨어졌는데도 살아남아 흑자를 내고 배당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훌륭하다. 이런 놈들은 제대로 예방주사 맞은 놈들이라 하겠다. 그리고 기업의 역사를 살펴봐야한다. 역사가 오래될수록 그 경험은 무시 못한다. 일단 내 생각은 10년이상 흑자 배당을 하고 있는 놈을 골라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건강했던 놈이라도 미래는 알 수 없는 법. 병에 걸려 비실거리다 입원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놈이 계속 건강을 유지하고 열심히 뛸 수 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 바로 기업분석이다. IMF라는 예방주사를 맞은 놈들을 골랐기 때문에 병원체에 대한 면역은 별 걱정이 없다. 다만 기업이 앞으로 어떤 성적을 내면서 성장할 지 살펴야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을 분석할 때 재무재표를 본다. 물론 당연히 봐야한다. 하지만 재무재표란 것은 결국 기업의 성적표에 불과하다. 성적표를 통해서 어떤 분야를 잘 하고 있고 현재 상태를 알 수는 있다. 또한 일정 기간의 재무 재표를 보면 그 추세를 통해서 앞으로 성적이 어느 정도 될지 예측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재무 재표만으로 충분할까?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옛 영화를 봤는가? 거기서 반장의 성적은 항상 일등이었다. 성적표로만 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속임수를 쓴 것에 불과했다. 재무재표란 성적표만 봐서는 왜 그런 성적을 내는지에 대하여 원인을 찾을 수 없다. 학창시절로 돌아가 보자. 매번 성적이 하위권에서 놀던 친구가 갑자기 상위권으로 뛰었다면 컨닝때인지 실력인지 알 수 있는가? 하지만 옆에서 지켜봤을때 매일 놀던 아이가 마음잡고 피나게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면 당연히 그 성적이 높게 나오더라도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노력도 안하는데 성적이 갑자기 높게 나왔다면 무엇인가 속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질적인 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성적표비교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질적인 면은 자세히 들여다보고 쭉 지켜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러면 기업의 질적인 면을 어떻게 찾아보고 평가할 것인가?
필립 피셔의 사실수집 방법은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회사에 전화하거나 메일을 통해 문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이보다 근본적으로 기업의 사업구조를 알아야한다 어떤 생산과정을 통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는지 알아야 갑작스런 상황이 다가와도 기업이 어떻게 대처할지를 예측 할 수가 있다. 남양유업의 예를 들어보자. 이 회사 고객은 갓난 꼬맹이들 아닌가. 인구가 줄고 있는데 이회사 앞으로 성장하겠는가? 당연히 아니다. 그러니까 17차를 만든 것 아니겠는가
사업 구조를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사람을 이해해야한다. 기업도 법인이라 불린다. 즉 사람처럼 취급된다. 실제로 기업은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가. 기업의 인원들이 수준이 높다고 해서 꼭 높은 성과를 낸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낮은 수준의 사람들이라면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 여기서 수준이란 학력이나 지능이 높고 낮음이 아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책임감의 수준이다. 짐 콜린스의 ‘GOOD TO GREAT’를 보면 5단계 최고 수준의 경영자 자질의 핵심은 겸손과 의지이다. 이런 사람들은 지독스럽게 책임감이 넘치고 항상 겸손하고 검소하다. 그리고 기업에 발전에 대해 불도져처럼 앞만 보고 밀어붙인다. 책임감이 넘치고 성실한 인원들로 채워진 기업이라면 좋은 기업 혹은 위대한 기업으로 갈 수 있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기업을 걸러내고, 재무재표란 성적표를 보고 또 다시 거르고, 질적인 면을 통해서 어떠한 기업인지 알아내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찾아야지. 그래야 한 20년 보유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 위에서 말한바와 같은 기업분석으로 좋은 기업을 찾았다고 치자. 그럼 그 기업은 얼마짜리인가? 이 질문 상당히 난해하다. 왜냐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또 어떠한 가치평가 툴을 쓰느냐에 따라 다르다. 질적인 면을 평가하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다. 마치 나는 얼마짜리인가?와 같다
나에 대한 가치를 먼저 답한다면 정답에 가까운 답을 적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들을 해보자. 나의 재산은 얼마지? 나는 일년에 얼마를 버는가? 월급에서 생활비등을 빼고 투자나 저축에 쓸 수있는 현금은 얼마지? 다른 사람들은 나를 능력 있다고 평가해줄가? 나의 재능과 인간적인 면은 얼마나 평가받을 수 있을까?
흠.. 질문을 적고나니 부끄러워지는남... 흠흠..쿨럭~
솔직히 기업가치평가라는 것은 개인마다 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 현금할인모형을 쓰던지, 배당할인을 하던지, 배당 수익률을 기준으로하던지, PER, PBR을 하던지 존네프 공식을 쓰던지 말이다. 거기에 무형가치인 질적인 면을 얼마나 더할지 또한 기업분석을 하는 사람의 맘인 것이다. 결국 기업가치는 맘속에 있다는 말이다. 어떤 방법이든 잃지 않으면 된다. 난 배당투자을 통해서 주가가 떨어져도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더 좋다. 절대 잃지 말자!
마지막으로 매수와 매도에 대하여 말해보겠다. 사실 매수보다 매도가 어렵다고 본다. 매수할때는 자신이 평가한 가치보다 낮을때 사면된다. 쌀수록 좋겠지만 그 기회는 인내심의 차이일 뿐이다. 버펫은 원하는 기업을 사기까지 20년 기다렸다고 하던데 나라고 못하겠는가.
매도의 경우 피터린치가 한 말이 정답인 것 같다. ‘수익이 늘어나는 한 주가 상승을 막을 수 없다.’ 결론은 기업의 수익에 달려있다. 가격이 많이 올라서 팔아야할 지 고민이라면 기업의 수익을 보라. 앞으로 늘어날 것같으면 보유하고 수익이 확실히 감소하는 추세라면 그 것이 일시적인지 해결 가능한 것인지 살피고 팔면 된다.
기업의 위기가 일시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운가? 사업구조를 이해했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경영진이 수익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하는지 쓸데없는 짓을 하는지 보면 위기 해결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머리속에서 맴돌던 생각을 정리하니 정신이 맑아진 느낌이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다.
진정한 앎은 실천에서 오고, 진정한 투자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첫댓글 좋은 글입니다. '진정한 앎은 실천에서 오고, 진정한 투자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라는 말씀이 인상적이네요~
위의 뒤팽님 글이 2007.1월 글이니까 벌써 12년전의 글이네요..그럼에도 투자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열정이 시간을 타고 현재에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천천히 긴글 음미하면서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참 값진 글 입니다.
저장해두었다가..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