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가 지난 20일 경찰에 강제연행되어 영등포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지난 2월 오이도역에서 노부부 장애인이 추락사한 것에 항의해 서울역 철로를 점거하는 시위건으로 선고받은 벌금 3백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이동권을 요구하는 항의에 대한 정부의 답변이 성의있는 대화노력이나, 개선책의 제시가 아닌 고작 중증장애인 대표의 구속이란 말인가.
끊임없이 위험에 노출되는 장애인들.
오이도역 추락참사 이후에도 장애인들은 끊임없는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영등포역에서는 시각장애인이 발을 헛디뎌 철로로 떨어지며 새마을호 열차에 치어 숨졌고, 9월 16일에는 고속터미널역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노인 한분이 리프트에서 굴러떨어져 팔에 기브스를 하는 등의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는 생존해야 하는 절박함이자 노동권, 교육권 등 또 다른 권리를 쟁취하는 데에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그러나 지난 1월 오이도역 추락 참사 이후에도 장애인들은 계속 죽어가고 부상당하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장애인들이 더 죽어야 이 땅의 편의시설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 수 없다며 단식농성 진행
박경석 대표는 "정부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것은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당한 의사표시에 대해 부과된 벌금형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차라리 실형을 살겠다"며 현재 물도 마시지 않은 채 단식농성중에 있다.
박대표는 척수장애를 입은 1급 중증장애인으로 배변시 수세식화장실이 꼭 필요하며 침대를 이용해야하는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어 현재 우리나라 구치소나 교도소의 편의시설 현실상 수감이 불가능한 장애인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단식이 계속될 경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박대표를 즉각 석방하고 장애인이동권 보장하라!
장애인이동권연대가 오이도역 참사 이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장애인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가고 싶은 곳에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세상'이다. 이와같은 정당한 요구에 벌써 10만명 가까운 시민들이 동지적인 애정을 보이며 서명에 참여하고 있다. 오로지 김대중정권만이 어떠한 성의 있는 답변이나 대화창구도 없이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며 그동안 각종 집회에서 50여명이 넘는 장애인과 1백여명 이상의 청년학생들을 무차별 폭행과 연행 등 폭력진압만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아주 기본적인 권리이다. 정부는 정당하고 당연한 권리를 외치는 이동권연대 박경석 대표를 즉각 석방해야한다. 또한 장애인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개선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를 즉각 석방하라 !
▶ 지하철의 모든 역사에 승강기를 설치하라 !
▶ 장애인도 대중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즉각 강구하라 !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을 개정·강화하라 !
▶ 장애인이동권확보를 위해 정부와 장애인단체가 함께 협의할
(가칭)'장애인이동권정책위원회'를 설치하라 !
2001년 9월21일
서울DPI(서울장애인연맹)
우 143-200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16-3 전화 02-447-0277 전송 02-447-0276 www.dpiseou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