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가장 대표적인 좌측통행 국가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던 대영제국 시절, 그 영향력 아래 있던 나라 대부분은 오늘도 왼쪽으로 통행한다.호주, 인도, 홍콩,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캐나다는 영연방 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쪽으로 통행을 한다.
여기서 질문. 그렇다면 영국은 왜 좌측통행을 시작했을까. 그 시작은 마차에서 비롯됐다. 자동차와 기차가 발명되기 전, 사람들은 마차를 타고 다녔고 오른손잡이였던 마부들은 대부분 오른손에 채찍을 잡았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지금 우리나라처럼 왼쪽 자리에 앉아 오른손으로 채찍을 휘두르면 동승자는 물론 인도에 있는 보행자까지 채찍에 맞을 위험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 마부들은 오른쪽으로 앉게 됐고 자연스레 왼쪽으로 통행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이유는 일본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오랜 기간 사무라이가 통치했던 나라다. 평상시에도 사무라이들은 항상 칼을 지니고 다녔는데, 오른손잡이들은 칼집을 왼쪽 허리춤에 찼다.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왼쪽에 칼집을 차고 오른쪽으로 다니면 서로의 칼집끼리 부딪히기 쉽다.
차로 치자면 왼쪽에만 기다란 사이드미러를 달고 다니는 셈이다. 이를 막기 위해 일본인들은 왼쪽으로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 모로코의 버스
좌측통행을 하는 나라에 대한 몇 가지 편견들이 있다. ‘섬나라는 오른쪽으로 다닌다, 영국령 국가는 모두 오른쪽으로 다닌다, 왕이 있는 나라는 오른쪽으로 다닌다’ 등등.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틀렸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몇몇 예외인 나라들이 있다. 스페인, 덴마크, 모로코는 왕이 있지만 우측통행을 한다. 쿠바와 필리핀, 아이슬란드는 섬나라지만 우측통행을 한다.
여기서 또다시 질문. 그렇다면 오른쪽으로 통행하는 나라는 왜 그럴까. 우측통행의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우측통행 역사 또한 마차에서 비롯됐다. 서부 개척 시대 미국에서는 왜건, 즉 짐마차가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이었다. 짐을 가득 실은 짐칸에는 운전석을 따로 마련할 공간이 없었다. 결국 마부들은 왼쪽 뒷자리에 올라탔다.
오른손잡이들에겐 짐과 도로가 모두 잘 보이면서 말을 통제하기 가장 좋은 위치가 왼쪽 뒷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미국인들은 오른쪽으로 다니게 되었다. 그 후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모델 T’의 스티어링휠을 왼쪽에 달면서 본격적으로 우측통행이 자리 잡게 된다.
◆ 스웨덴이 차도를 좌측 통행에서 우측 통행으로 바꾸던 날(1967년)
중간에 통행 방향을 바꾼 나라도 있다. 스웨덴은 애초 좌측통행을 하던 나라다. 하지만 국경을 맞닿고 있는 핀란드와 노르웨이는 우측통행 국가다. 때문에 국경을 넘나들다 충돌사고가 수시로 일어났다.
결국 스웨덴은 오랜 고심 끝에 1967년 9월 3일부로 우측통행을 법으로 정했다. 국경을 마주한 유럽과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같은 이유로 통행 방향을 바꿨다. 섬나라가 좌측통행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와 관련 있다. 국경을 넘나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보식각 앞을 운행하던 전차
이유는 다르지만 우리나라도 통행 방향을 바꾼 나라 중 하나다. 일제강점기 시절의 조선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왼쪽으로 다녀야 했다. 실제로 당시의 종로나 서울역 앞을 찍은 사진을 보면 사람들과 전차가 왼쪽으로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광복과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미국과 소련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우측통행으로 바뀌게 된다. 통행 방향의 역사는 오른손잡이들의 역사다. 오른손잡이가 편하자고 시작한 일이니까. 하지만 그 결과는 이렇게 정반대라니, 아이러니다.
첫댓글 우리는 자동차만 우측통행, 사람은 좌측통행이었다가 제가 어렸을적 사람도 우측통행으로 바뀐것으로 기억나네요.
조선시대 궁궐출입로는 모두 우측통행으로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그걸로 미루어 짐작해서 일제 이전에는 우측통행이 일반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좌측보행으로 강제한 거죠
아하!
좋은재료를 주시어서 잘 읽고갑니다 정말 고마어요.
시간이 지난 게시물을 찾아서 읽어주시니 감사할따름입니다. 연휴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