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제가 그동안 도배했던 생활게시판에 들어왔습니다.
생활게시판 설명대로 일본과 스페인에서의 소소한 제 일상이 담겨 있네요.
안타까운 것은 지난 봄에 사순시기가 시작된다고 쓴 제 글을 마지막으로 개점휴업 상태.
카톡이 일상화된 시대, 이런 저런 여러가지 새로운 대화의 장이 많은 시대에
다음 게시판은 한물 건너간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휴대폰이 없는 데다가 다른 통신방법을 전혀 알지 못하는 저에게는(스스로 비문명인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이메일과 다음 게시판이 유일한 대화수단이네요.
어제는 종신서원을 하고 이 좋은 계절에 집에 휴가를 왔습니다.
꿈과 낭만의 도시 춘천이 바로 부모님이 살고 계신 고향집이에요.
날이 많이 서늘해진데다가 날짜도 어느새 10월 말.
춘천 오는 길에 완연한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은 외로움보다는 참 아름다운 느낌이 드는 계절입니다.
참, 춘천오는 길에 최인호씨의 '생명'이라는 책을 읽으며 왔는데 참 감동적이었어요.
표지에 이런 글이 쓰여 있어요.
생生은 신이 우리에게 내린 명령命令 그래서 생명生命
한 번 읽어보세요.
최인호씨의 투병 생활과 주님에 대한 체험이 얽힌 글을 읽으며 전철 안에서 여러 구절에서 가슴이 뭉클했다는...
4년 6개월 외국에서 살면서 한국어에 굶주렸는지 요즘은 한글을 보면 찬찬히 읽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제가 모르는게 참 많구나, 한국 상황에 참 무심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이 가을에 무언가 읽고 있는 책이 있으신지...
우리는 어쩌면 책 읽을 여유가 어디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은 현실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책은 여유가 있어서 읽는 게 아니라, 읽으면서 여유를 만드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여유가 없어...'라고 체념의 한숨을 쉬기보다 스스로 여유를 만들어 가며 이 가을 잘 채워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