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3:1-9 / 로마서 8:37-39
역대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역대지 1장 1절“아담, 셋, 에노스”. 아담, 셋, 에노스는 인류의 조상입니다. 이 역대지의 저자들은 이스라엘 민족사를 쓰면서 인류의 시조부터 시작합니다. 어찌 보면 참 오만합니다. 유대 민족이 인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인류의 장자 민족이라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유대 민족은 인류의 시조 민족이었다는 사실을 족보로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민족의 족보에는 도저히 족보에 올라갈 만한 이가 아닌 사람의 이름도 버젓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먼저 암논은 다윗의 제일 큰 아들로 배다른 여동생 다말을 자기 집으로 유혹한 다음에 겁탈한 사람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형제들 간의 피 비린내 나는 복수극이 벌어집니다. 이런 비극적 사건을 제공한 원인이 암논입니다. 다음으로는 압살롬입니다. 압살롬은 소위“왕자의 난”을 일으킨 장본인입니다. 어느 날 압살롬은 암논을 비롯해서 많은 형제들을 초청해 놓고 잔치를 벌였습니다. 압살롬은 잔치 자리에서 술에 취한 형제들을 습격해서 죽여 버립니다. 겉보기에 이 일은 억울한 일을 당한 누이동생을 위로하기 위해서 한 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왕의 자리를 노리고 경쟁관계에 있는 형제 왕자들을 죽이기 위한 음모가 있었습니다. 그 후에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을 몰아내고 왕위를 차지하려고 반역을 일으킵니다. 아버지를 죽이려고 칼을 들이 댄 못된 자식입니다. 이런 압살롬도 족보에서 파내지 아니하고 믿음의 족보에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그 외에도 왕이 된 후에 나라를 망친 르호보암, 므낫세도 그대로 족보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족보에 기록된 것을 보면 형편없는 족보로 보여 집니다.
그런데 이 못나고 형편없는 사람들이 믿음의 족보에 올라가 있는 것을 보면서 저는 오히려 희망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큰 사랑을 여기에서 찾게 됩니다. 만일 하나님이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다윗, 솔로몬, 히스기야, 요시야 같은 인물들, 믿음 있고, 의롭고, 흠 없는 이 사람들만이 족보에 기록되기를 원했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족보를 읽으면서 별 감동이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 훌륭한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그 축에 끼지 못하는 그저 그런 보통의 사람들은 대단히 실망할 것입니다. 물론 흠 없는 사람들을 하나님은 사랑하시고 인정하시고 돌보십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만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사랑하시지는 않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있다가 돌아와서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백성들, 신앙을 다 잃어버리고 갈등하는 백성들, 변절자가 되어 버린 백성들에게 성경은 말합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당신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 합니다.”“부족함이 있어 보이는 당신들도 분명한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은 완전하고 완벽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약점 많고 허물 많고 부족함이 많은 사람들도 사랑하시고 선택하시고 하나님의 자녀 삼으심을 족보에서 발견합니다. 우리는 세상에 살다가 때로는 세상에서 넘어지고 패배할 때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내 모습 이대로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심을 깨달아 알 수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재주와 귀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 비해서 우리는 실수 많은 보통의 사람들입니다. 한계가 분명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연약한 우리를 있는 그대로 하나님은 사랑하시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아주십니다. 부족한 나를 이 모습 이대로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한 주간도 끊겨지지 아니하는 주의 사랑 줄을 굳게 붙잡고, 복의 근원된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