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가기 쉽게 편해졌습니다 - 이중길 에밀리오·김설자 세레나 씨 부부 -
보이지 않는 남의 ‘속사정’을 헤아려 적절한 처방까지 내리는 사람, 내과의사의 일은 성직자와 닮았다.
부산교구 봉래성당 신자인 이중길 에밀리오 씨(61세)는 내과의사이다. 1984년 10월호 경향잡지 ‘신앙인의 삶’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사제와 신자의 관계처럼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우애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고
평소의 소신을 밝혔다. ‘편안하고 자상한 의사’로 알려진 그의 성격은 잡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들어
경향잡지가 참 편해졌습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편집하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바라는 점요?
교회사와 성인전 등 언제 읽어도 괜찮은 단편적 지식을 전하는 일도 계속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교회에 바친 돈만 모았어도 병원 몇 채는 지었을 것”이라는 어느 신부의 표현대로
그는 베푸는 삶에 인색하지 않았다. 얼마 전 교구 평협 회장의 짐을 벗었지만 아내인 김설자
세레나 씨(59세)는 본당 구역장을 맡고 있다. “늘 기도하고,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2남 1녀를 가르친 에밀리오 씨. “의사와 신부의 말은 들어라.”는 누군가의 충고가 문득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