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잘 계시니?"
나, 은설, 은화는 학교에 도착한 후 교장실에서 50대 초, 중반으로 보이는 후덕하게 생긴 교장과 마주 앉아있었다.
"네. 잘계세요."
나는 사업상(?)의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이 교장을 알고 있는 이유는 우리 엄마가 맡았던 첫번째 사건이었고, 엄마가 승소시켜주었기 때문이다. 그 교장은 나랑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는지 은설, 은화 자매와 얘기하기 시작했다.
똑 똑
문쪽에서 들려온 노크소리에 모두는 문쪽으로 눈을 돌렸고, 교장은 말했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들어왔다.
"부르셨나요?"
"아 유민정 선생님. 얘네들이 선생님반에 들어가는 애들입니다."
나는 방금 들어온 사람이 내 담임선생님이 된다는 말에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
그녀는 다름아닌 내가 저번에 자전거를 잡아줬던 여자였다. 나는 그것 때문에 멍하니 있었고, 그 표정을 본 은화가 나에게 물었다.
"아시는 분이에요?"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유민정이라는 선생님도 날 알아차린듯, 나를 향해 빙긋 웃으며 말했다.
"또 만났네요? 이런데에서?"
"……. 네 그렇네요……."
나는 얼떨떨한 상태로 대답했다. 교장은 벽에걸린 시계를 힐끗 보더니 선생님께 말했다.
"자, 곧 조회시간이니까, 가서 얘기하세요."
우리는 교장실에서 나왔고, 유민정 선생님이 앞서 걷기 시작하자 은설, 은화 자매가 따라 걸었다. 그리고 나도 따라걷기 시작했다.
"저희반은 몇 층에 있어요?"
은설이 한 질문이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존댓말이었다.
쳇……. 은설……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
"3층 맨 가운데 반이에요. 1-C반. 그런데 너희들 이름은 뭐니?"
이번에는 선생님이 질문했다. 내가 말하려고 입을 떼기 전에 은설이 선수를 쳤다.
"저는 은설. 얘는 제 동생 은화에요."
"아~ 그리고 쟤는?"
은설이 선생님의 말에 나를 한번 쓱 보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쟤는 카스트라토에요."
"푸하하핫!"
카스트라토란 말에 선생님이 자지러지게(?) 웃었다.
"하하…… 조금…… 남자 치고는…… 목소리가 높지? 푸하하핫!"
우리 셋은 아직도 웃으시는데 여념이 없으신 선생님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게 그렇게 재밌나?
조금 지나자 진정이 되신듯. 나에게 물으셨다.
"이름이 뭐야?"
나는 약간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김강……."
"푸하핫!"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생님은 내 목소리를 들으시더니 아까와 같이 웃기 시작했다.
잘라버릴까. 이 성대.
아무튼 우리는 1 - C반 앞에 도착했고, 선생님이 먼저 들어가고 우리는 따라 들어갔다.
"안녕하세요.오늘부터 여러분 담임을 맡게 될 유민정이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려요~"
선생님은 애들에게 화사한 미소를 보내시면서 말하셨다. 여자애들은 역시나 반응이 없었지만, 남자애들은 모두 전방에 3초간 함성(?)을 질러댔다.
나라도 지르긴 하겠다. 담임이 이렇게 젊고 예쁘면.
선생님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음…… 그리고 제 옆의 3명은 첫날부터 온 전학생들입니다. 반갑게 맞아주세요."
이번에도 남학생들은 함성, 아니 괴성을 질러댔고, 여학생들은 끼리끼리 뭐라고 속닥거렸다.
이반 남자들. 얼굴에 꽃이 아주 활짝 폈군.
"그러면 자기소개 할래?"
선생님은 우리를 향해 말하셨다. 그러자 맨 앞에 서있던 은설이 한발짝 나서서 말했다.
"내 이름은 은설. 1년간 잘 지내자."
은설은 짧게 말했다. 하지만 거기에 실린 카리스마는 엄청나서 은설이 다시 자리로 돌아갔는데도 반응이 없었다. 그 다음에 바로 은화가 나섰다.
"안녕하세요. 저는 은화라고 합니다. 저랑 언니는 일란성 쌍둥이라서 비슷해요. 헷갈리시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1년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역시 은화는 발랄하게 얼굴에 미소까지 띄워가며 자기 소개를 마쳤고, 남자애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어이, 어이, 니들 너무 밝히는거 아니야? 남말 할 처지가 못되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은 내가 앞으로 나섰다.
"내 이름은 김강이고. 앞으로 잘 지내보자."
"……."
내가 자기소개를 끝마치자 얼마의 정적이 있었다.
"푸훗!"
누군가 웃음을 터트리자 그것을 시작으로 반 전체가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핫!"
또…… 목소리 때문인가…….
목소리 때문에 패닉에 빠져있는 나에게 뼈있는 한 마디가 날아왔다.
"푸핫! 목소리…… 변태 같애……!"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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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원치않던 하렘에 발을들이다. - 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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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두 목소리가 듣고싶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