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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빠르게 걸어오는 사람은 다름 아닌 지혁이었다.
분명 방금 헤어졌는데. 그의 뒷모습을 보았던 것이 기억이 나는데 왜 여기 있는 거지?
의문은 금방 해소되지 않았다. 성큼 다가온 그가 번쩍 들어올린 은결의 손을 콱 틀어쥐었기 때문에.
"지금, 뭐하는 거냐고, 물었어."
"하. 이게 누구지? 반지혁 씨네."
손을 잡힌채로도 비꼬는 그의 태도에 지혁은 냅다 허공으로 그의 손을 내다던졌다.
얼마나 세게 집어던진 건지 그 반동으로 은결은 반 걸음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이를 악물고 주먹을 쥔 지혁은 남 모르게 심호흡을 했다. 그러지 않으면 지금 당장 저 새끼를 잡아다가 팰 것만 같아서.
우린 지금 이혼하려 하는 사이다. 그런 사이에 갑자기 나타나 이혼할 지도 모르는 남편이 아내에게 위해를 가하려 했다는 이유로 때린다?
그건 결과적으로 이혼을 무산시키는 일이나 다름 없었다. 이제와서 일을 망칠 수는 없으니, 참아야만 했다.
"왜 그쪽이 지금 이런 타이밍에 나타날까."
"무슨 타이밍."
"마치 아내를 구해주는 남편같은 그림이 그려지는 타이밍?"
"개소리하네."
픽 웃은 지혁은 여유롭게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었다. 그 상태로 눈을 내리깔며 누리를 흘긋 쳐다보고는 보기도 싫다는 듯 은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둘이 이혼한다던데."
"누구한테 들은 거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 정도로 기사가 크게 났는데, 모르면 이상한 거 아닌가?"
"우린 아직 이혼한다고 얘기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얘기 안 한다고 그런 분위기가 숨겨지나."
눈썹을 위로 쓰윽 밀어올린 지혁은 하찮다는 듯 비웃음을 선사했다.
그 비웃음에 자존심이 상한 건지 은결은 금세 분을 참는 듯한 표정으로 소리를 내질렀다.
"어차피 이혼할 수 밖에 없으면서!"
"무슨 소리지?"
그리고 아차하는 눈빛.
이거다. 제 화를 못 이겨 무덤을 파고 기어들어가는 모습에 누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은결과 하나는 연합했고, BH를 무너트리려 했다. 알고 있었지만 그건 모두 정황일 뿐, 정작 들이밀 수 있는 증거가 없으니….
"아니…."
"이혼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언제 그런 소리를…!"
"똑바로 대답 안 하면 어디 한 군데는 부러진 채로 집가게 될 줄 알아."
하늘도 우리를 돕는 건지 은결은 아주 다행스럽게도 사소한 협박에 꼬리를 마는 겁쟁이었다.
저런 조그마한 담으로 대체 어떻게 누리를 때리려고 했던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금세 꼬리를 만 은결.
"이혼 안 하면, 어떡 할 거지? BH를 망하게 하고 싶은 건 아닐거고."
그러면서도 되려 뻔뻔한 척 하려고 하는게 가소롭긴 했지만 귀엽게 봐주기로 한 건지 지혁은 푸핫, 소리를 내며 그에게 한 발자국 다가섰다.
큰 키에 무표정한 얼굴로 다가서니, 그게 또 위협적으로 느껴졌는지 은결은 반사적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내가, 너네가 없으면 회사 망하게 할 것 같은 병신으로 보이나?"
"… …."
그 말에 입술을 질끈 깨문 은결은 뒤로 돌아 빠르게 공원을 나섰다.
찬 바람이 부는 밤, 어둑한 공원에서 둘만이 남게 되자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아니, 어색한 공기가 아니었다. 서로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안달이난 공기였다.
서로의 눈은 빠르게 서로를 훑기 바빴다. 어디 다친데는 없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방금 전, 누리의 뒤를 밟고 도착한 공원에서 그녀를 때리려는 은결의 모습에 주저할 새도 없이 끼어들고 말았다.
그 순간 그렇게 나타나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아플까, 부서질까 손도 꽉 잡지 못하는데 감히….
은결을 때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도 충분히 힘들었다. 그 와중에도 얻어낸 게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랄까.
괜찮냐고 한 마디 조차 제대로 못 건넬 것만 같은 분위기에서 누리는 당당하게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지혁과 시선을 마주했다.
"고마워요. 딱히 안 도와줘도 됐겠지만."
와줘서 고마워요.
퉁명한 말 속에 담겨진 진심을 읽은 지혁.
살풋 웃음이 날 것만 같았지만 그는 입꼬리에 힘을 가득 주며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별로. 당신이 아니어도 그랬을거고."
당연히 와야 되는 거 아닌가.
그 말을 이해한 누리는 표정 관리를 하기 위해 뒤로 돌아섰다. 남들이 보기에는 꽤나 매정하게 등을 돌린 것처럼 보일 것이다.
애초에 이 깊은 밤에 누가 보겠냐만은.
"먼저 갈게요."
데려다주고 싶다.
이렇게 위험한 시간에, 혼자서 집을 들어간다니. 그러나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지혁은 입 안의 살을 깨물며 그녀가 스쳐지나갈 때에, 손에 작은 쪽지를 쥐어주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주변도 어두운 탓에 누구 하나 제대로 보지 못했을 것이다.
맞닿은 손에서부터 느껴지는 온기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바로 옆에 있음에도 만질 수 없고, 끌어안을 수 없다는 사실은 지혁을 너무나도 힘들게 했다.
누리역시 마찬가지였다. 바로 옆에 있음에도 기댈 수 없고 바라보는 것 조차 제대로 못하는 게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쪽지를 건네받은 누리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공원을 벗어났고, 혼자 남겨지는 그는 하아… 하며 짧은 숨을 내뱉었다.
언제쯤,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
*
*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목요일 늦은 밤.
은밀하게 지혁의 사무실 안에 있는 개인 공간에서 만난 세 사람.
"누리야."
"…지혁 씨."
일주일 전 건네주었던 쪽지 속에 적혀있던 날짜와 시간, 장소는 다름아닌 이곳이었다.
그걸 본 순간 얼마나 설레던지, 빨리 일주일이 흘러가길 바랐다.
그리고 당일이 된 오늘 아침부터 그녀는 가만히 집에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구석구석 집 안을 헤집으며 돌아다녔고, 만나기 5시간 전부터 예쁘게 꾸미기 바빴다.
이 옷을 대보고, 저 옷을 입어보고, 이렇게 화장을 하고, 고데기로 머리까지 세팅하고 나니 어느정도 시간이 맞아 떨어진다는 게 참으로 놀라울 정도였다.
그렇게 만난 그들은, 1년을 못만났던 사이처럼 애절하게 서로를 끌어안으며 그동안의 시간만큼 부족한 애정을 보충했다.
"보고 싶었어요."
"나도."
"잘 지냈어요? 왜 이렇게 말랐어요…."
"너야말로. 잘 먹는 거 맞아? 왜 헬쓱해 보이지."
서로를 끌어안은채 달달한 핑크빛 분위기에 져버린 강산은 결국 자리를 피해주기로 결정했다.
중요한 일 때문에 만나자고 했던 거였지만 한참 깨가 쏟아질 때인 그들의 사이를 방해하는 건 차마 못할 짓이라 여긴 탓이다.
그리고, 서로가 얼마나 그리워하고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옆에서 본 그였기에.
정작 깨가 쏟아지는 그들은 강산이 방을 나선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하아, 진짜 너무 힘들었어. 이제야 좀 살겠네."
"나도 너무 힘들었어요."
감격적인 재회를 끝낸 그들은 차분히 소파에 앉은 채였다.
어찌다 달라붙어 있는지, 둘 사이의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밀착한 채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모습이 이상야릇해 보일 법도 했지만 그런 기색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떻게 지냈어요?"
"그냥. 일하면서 지냈지. 누리는?"
"잘 못 지냈어요. 너무 보고싶어서. 수영 배우던 것도 재미 없었고, 지혁 씨 없으니까 잠도 안 오고…."
아이처럼 투정부리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은 그는 그녀의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
"조금만 참아. 빨리 끝내고, 다시 데이트도 하고 놀러도 다니자."
"응. 너무 힘들어…."
그의 목을 꼭 끌어안은 채 어깨에 코를 묻고 비비적 거리며 그의 체취를 한 껏 들이마쉬는 누리.
그녀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문가에 뻘쭘하게 서있는 강산을 향해 눈짓했다. 앞 소파에 앉으라는 의미를 알아들은 그는 소파에 냉큼 앉았고 본 용건을 꺼내들었다.
그제서야 그에게서 떨어진 누리는 그의 손을 꼭 잡은 채로 강산이 꺼내든 용건에 집중했다.
"회의, 다녀왔고. 디자이너 수와 얼굴 파악해서 알아낸 정보 모아놓은 거야."
종이 한 뭉텅이를 꺼낸 그는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짧은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반 쯤 넘어갔을까, 강산은 지혁에게 말했다.
"이 디자이너."
"… …."
그제서야 지혁은 무심한 눈길을 걷어내고 픽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하나를 건져올 줄은 알았지만, 설마 이렇게 좋은 타이밍에 건져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듣지 알아도 알 수 있었다. 이 분위기, 이 목소리와 긴장감.
"회사 내에서 아이디어 뱅크라고 불리는 사람이야."
"근데?"
"안타깝게도 동기들 사이에서 왕따당하고 있지."
"하. 정말 유치하게."
"이유는 예상했겠지만, 윗분들의 예쁨을 한 몫에 받은 질투심일거고."
"그래서?"
"이 여자, 잘 하면 우리쪽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 같아."
"방법은?"
"그건 네가 생각해야지."
"… …."
깔끔하게 끊어내는 강산에게 욕 할 것처럼 노려보던 지혁은 누리의 눈치를 힐끔 보았다.
깊게 무언갈 생각하는 듯 했다. 이때였다.
'죽고 싶냐 이 새끼야.'
대놓고 욕도 못하는 걸 본 강산은 반지혁 많이 죽었다, 했지만 그 역시 친구로서는 반가운 변화이기에 생글생글 웃었다.
"음, 이건 어때요?"
"… …."
한참을 눈으로 욕을 주고받던 그들의 시선이 누리에게로 몰렸다.
갑작스러운 시선과 관심에 부끄러운 듯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뗀 누리는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가능할 지는 모르지만, 패션 런웨이 지금 계획하는 걸 투자하는 거죠?"
"그렇지."
"그 런웨이 디자인 하나를 우리가 가져오는 거에요."
"어떻게?"
"…그건 잘 모르겠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웨딩 업계에서는 단연코 BH가 탑인 데다, 세계적으로 열리는 런웨이에서 그런 곳의 신 웨딩드레스를 공개한다는 건 구미가 당기는 일일테니. 조건을 잘 내걸면 되지 않을까요?"
회사일에 대해 무지한 누리는 어물어물 말 끝을 흐렸지만 지혁의 머리속에서는 전등이 번쩍 켜지는 듯 했다.
어찌 이렇게 예쁜 사람이 자신에게로 왔는지.
"아무리 우리가 디자인을 한 다지만 기존의 KM의 분위기에서 많이 달라지면 안 되니 그쪽의 그 디자이너를 전담으로 붙여달라고 요청하는 거에요."
"그래서?"
"그렇게 되면 그 디자이너와 우리 디자이너들이 자주 마주칠 수 밖에 없을 거고 KM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대우에 혹할지도 모르잖아요?"
확실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였다. 동기들의 시기와 질투. 아무리 윗분들의 예쁨을 많이 받아도 결국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동기들이었다.
언제 뒤집어 쓸지 모르는 잘못, 윗분들의 사랑이 사라지는 순간 그 사람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일 게 분명했다.
그걸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 역시 본인일테니. 그 부분을 살살 잘 건드려서 구슬리면 빼내는 것 정도는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말이 빼내는 거지 정식 스카웃 제의를 하면 말릴 수 있는 건 아무도 없었다. 결정은 본인의 몫일 뿐.
"가능하다고 생각해?"
지혁의 물음에 곰곰히 생각하던 강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가를 좀 크게 치르게 될 지 모르지만 가능하다고 봐."
"문제는…."
"디자인 하나를 가져오는 대신 뭘 제공할 거냐, 인데."
일종의 거래와 다름 없었다. KM이 구미가 당길만한 것과 거래하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KM회장이, 딸의 애교에도 물러서지 않고 수락할 수 밖에 없는 크나큰 조건.
이 부분에 있어서 잘 모르는 누리는 눈을 깜빡이며 그저 지혁의 손을 조물조물 거릴 뿐이었다.
마지 아이가 엄마에게 놀아달라는 손짓과 닮은 느낌에 지혁은 생각에 빠져 있을 수 없었다.
기어코 웃음 소리를 내며 누리에게로 시선을 돌린 그는 그녀의 볼에 가볍게 입 맞췄다.
"악! 내 눈!"
"심심해?"
"으응, 그건 아니에요. 애초에 이걸 위해서 만나자고 한 거였으니까."
그럼에도 그녀의 얼굴위에 떠오른 아쉬움을 눈에 담은 그는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사랑스러운 여인을 어쩌면 좋을까. 온 몸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심장을 내어달라 하면 망설임 없이 내어놓을 정도로.
"KM은 대체로 어느쪽이랑 많이 계약하고 있지?"
"지금 제일 많이 맺고 있는 계약은 거의 연예계 쪽이야."
"그럼 디자인 하나 만들어서 그쪽한테 줘버리자."
"… …."
연예인들은 자고로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고 했던가. 최근 결혼한 사람들이 다시 웨딩사진을 찍는 일도 흔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웨딩 드레스 같은 단순한 디자인의 드레스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물론 그 선두에는 연예인이었을테니 그 연예인을 잘 이용한다면 건네준 웨딩은 막대한 돈을 불러올 수도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로 사용하느냐는 김 회장의 몫이었다.
패션계 쪽에서는 꽤나 구미 당기는 제안일 수 있었다.
웨딩 업계에서 1위로 손꼽히는 곳에서 선물로 받은 웨딩 드레스. KM에서도 그런 분위기의 드레스를 가지고 있었지만 느낌과 디자인, 분위기마저도 BH의 실력을 따라갈 순 없었다.
런웨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웨딩 드레스를 KM에게 선물로 줬다는 기사 하나 만으로도 수많은 이목을 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BH와 선호관계라는 걸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으니, 꽤나 귀찮은 날파리들이 많이 달라붙을 지도 몰랐다.
김 회장은 그걸 좋다고 춤 출 사람이었다. 웨딩 드레스 디자인 하나 넘겨주고 BH의 새로운 길을 트는 거라면 싸게 먹히는 거였다.
"우선은 그걸로 해보자. 혹시 모르니까 또 다른 대안 생각해 봐."
"오케이. 그럼 방해자는 물러나 볼 테니 뜨거운 시간 보내."
강산의 말에 낯이 화악 뜨거워진 누리는 결국 그의 어깨에 얼굴을 푹 박고 버둥거렸다.
민망한 몸짓이 너무도 귀여워 웃음이 실실 새어나오는 지혁의 강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방을 나섰다.
"고개 들어봐."
"싫어요."
"왜?"
"…창피해."
"이미 할 거 다 한 사이에?"
"으! 정말!"
고개를 번쩍 든 누리는 그의 어깨를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쳤다.
"아!"
아픈데도 웃음이 나오는 걸보니 누리가 많이 보고싶긴 했나보다.
지혁은 누리를 번쩍 안아들어 침대 위에 앉혀주었다. 당연하다는 듯 이불까지 덮어주고는 옆자리를 차지해 앉은 지혁.
그리고 누리는 그런 그의 행동을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뭐가."
"우리 둘이 지금 얼마만에 이렇게 있는 건지 몰라서 그래요?"
"모를리가."
네가 없었던 모든 시간이 허무하기 짝이 없었는데, 몰랐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근데 지금, 이렇게 자자는 거예요?"
"… …."
되려 이렇게 도발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는 듯 지혁의 눈동자는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다.
"응? 지혁 씨."
"… …."
"오빠."
오빠라는 말에 심장이 쿵, 멎는 것마냥 내려앉았다.
너무 설레어서 달뜬 숨을 내뱉은 그는 가까스로 자신을 컨트롤 했다. 오랜만인데다 내일부터는 다시 남이 되어야 할 사이었다.
그런데 그녀를 안아버리면, 매일 그리움에 허덕이다 일을 치를 것만 같았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러니 이성을 다잡고 있는 수밖에. 그러나….
그는 그럴 수 없었다.
"지혁 오빠아."
"… …."
흡, 숨을 들이킨 지혁.
그의 허벅지를 슬쩍 쓰다듬으며 손을 점점 위로 올려보내는 누리의 뜨거운 손길에 그는 그녀의 손목을 급하게 잡았다.
"…오늘 너한테 살살할 자신 없어."
"… …."
"그렇다고 거칠게 하고 싶지도 않고."
"… …."
"그러니까 그만 자극해."
이미 충분히 죽을 것 같으니까.
첫댓글 지혁과누리의 사랑이 이토록 뜨거운관계였군요 그러나 누리는 은결이라는 남편이 있는몸 같은데 아직 이혼을 하지않았으면 불륜관계가 되는걸텐데 서로가 뜨겁게
원하고있는걸보니 사랑이 깊게 들었나봅니다
헉 아뇨! 지혁이랑 누리가 부부 사이에요~ 뭔가 착오가 있으셨던 듯 해요ㅎㅎ
아공 ㅎㅎ 죄송해요
다시 읽어야겟어욤
연재기간의 간격이 너무벌어져서인지 제가 전편
의 내용을 망각햇었어요
죄송해요 비열함을 비열함으로 대처하는 내용을
깜빡햇으니 ^^~~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