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은아빤 머리에 쓴 모자를 벗고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민용일 보진 않은 채 정상의 산에 걸쳐 있는 구름을 보며 말했다. 어제 밤 일이 자꾸 눈앞에서 아른 거렸다.. 이은이의 조그만 어깨가 들썩이던... 그것이.. 다시금 화가 났다.. 아빠는 산에 오르며 적막하리만큼 말을 안하고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늘 민용인 말수가 적었지만 세은아빤 그래도 민용이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빠도 말이 없었다. 그저 가끔 헉헉 거리는 숨소리 뿐.. 오늘따라 민용이도 세은아빠가 전과 다르단 걸 느꼈다. 민용 역시 어젯 밤 일 때문에 머리도 마음도 복잡했다. 아침 밥을 먹을때 갑자기 세은 아빠가 오랜만에 등산 가자고 할때 그냥 거절을 했어야 했나 싶고 민용 역시 지금 여기가 편치 않았다.. 어제 늘 그런 것처럼 민용인 평상 위에 누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잠이 깜빡 들었었다. 꿈애서 세은이가 그 선배라는 놈(?)과 손을 붙잡고 다정히 웃으며 걸어가는 것을 보고 민용인 화가 났다. 꿈인대도 꼭 진짜처럼.. 그렇게 꿈속에서 그 둘을 노려보고 있는데 갑자기 얼굴에 차가운 물기가 뚝 떨어지는 기분에 눈을 떴는데... 그곳에 이은이가 있었다. 그것도 너무 가깝게 얼굴을 대고 있어 민용인 더 놀랐다. 이은 역시 놀란듯이 얼음이 된 상태로 큰눈을 더 크게 뜨고 민용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너 모야?”
“아무것도 아냐..”
하며 이은인 입술을 손으로 가렸다. 그제서야 민용인 자기 입슬을 팍팍 닦더니 스프링 처럼 벌떡 평상에서 내려왔다.
“너 나한테 뭔 짓 했어?”
“....”
“너 미쳤어!! 너 설마.... 아니지??? 빨리 말 못해!!!”
“.... 미안해... 나도 모르게... 진짜야... 그냥 너 자는 모습이.... 그러니까... 모랄까... 아기같이서... 나도 모르게...”
“헐... 아기? 누가? 내가??”
“그...그래!!! 모 너가 한실 어리니까 그래.. 누나로써 나는... 그냥 귀여워서 뽀뽀를 한거 가지고... 모?”
“하.... 아 그러세요.. 누나셨죠.. 저보다 한달 누나!!!”
민용이가 정말 화가 난듯 이은일 죽일듯이 노려본다. 이은인 더이상 말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결국 울고 말았다.울고 싶지 않은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날까? 아빠가 본 건 그 장면뿐이었다. 민용이가 스프링처럼 일어나 아은일 죽을 듯이 노려보며 다그치고 이은인 고개 숙인 채 울고 있는... 각자 먼 산을 보며 어젯 밤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적막함을 깬건 아빠였다.
“요새도 엄마랑 가끔 통화하니?
“...네...”
“엄마가 모라하지 않던?”
“내년이나 고등학교 들갈때 일본으로 오라고 하셨어요..”
민용이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빤 민용이 옆모습을 유심히 쳐다봤다.. 유난히 하얀 얼굴... 오똑한 콧날.... 쌍커플은 없지만 유난히 큰 눈... 그리고 남자 애 치고 빨간 입술... 그리고 중2지만 키는 이제 세은 아빠를 훌쩍 넘어 누가 봐도 중2라고 보기는 체격은 큰 그런 아이.. 딸 셋... 그리고 한창 이성에 눈뜰 나이들... 얘네들을 ㅂ지금처럼 놔두면 어제 같은 일은 또 알어날 것이고.. 아빠가 보기엔 민용일 좋아하는 것은 이은인 것 같았다.
“너 생각은 어떠니? 엄마한테 가고 싶어?”
“ 아니요..”
아빠의 질문에 생각하지도 않고 단번에 안 간다고 하는 만용일 보며 아빤 더 심린해졌다...
첫댓글 아 이거정말 난처한일이 ㅡㅡ
민용일두고 자매가 좋아하는 그런데 그걸 아빠가 보았으니
글의 전개가 어떻게 진해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져오네요^^~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