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추어 단계 : 어느 정도 건전한 면도 있지만, 3급 이상의 상급자가 되면 비명횡사를 할 가능성이 있음
기피자 : 술은 백해무익 정도가 아니라 원수라고 생각한다. 술을 마시는 사람은 사탄, 술을 마시자고 하는 사람은 저승사자라고 생각하며 혐오한다. 건전하다고 볼 수 있지만,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도 피곤하다.
초보자 :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물론 술자리도 싫다. 도대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어울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합석은 하지만, 그 때마다 본인은 괴롭고 주위 사람은 그 모습이 즐겁기만 하다.
9급 : 마시지는 않지만 술자리의 분위기는 즐긴다. 날이갈수록 술이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8급 : 정량이 맥주 반 잔, 소주는 한 두 모금 정도. 스스로의 주량을 알기 때문에 그 이상은 마시지 않지만 술에 대한 거부감은 이미 사라졌다.
7급 : 소주 한 잔 정도를 겨우 원샷할 수 있다. 술이 약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 잘 마시는 사람이 멋있게 보이기 시작한다.
6급 : 서너 잔 정도는 마시며 취기가 돌면 수다를 떨거나 울기도 한다. 뒤에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후회하지만, 술자리에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스스로 위로한다.
5급 : 술자리가 즐겁기만 하다. 가끔 우울하거나 기분이 좋을 때는 술이 생각나기도 하며, 혼자서도 소주 몇 잔 정도는 잘 마신다.
4급 : 1차에 소주 1병. 2차로 맥주 2000cc 정도 마시고도 견딜 수 있다. 술자리에서 몸을 사리거나 상밑으로 잔을 쏟는 사람들이 비겁하게 보이고, 자신은 그렇게 보이지 않기 위해 무리를 하기도 한다.
3급 : 술친구들이 그를 반기며 동료로 인정해 준다. 가끔씩 술자리에서 그를 찾는 전화도 온다. 술을 마시면 2차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2급 : 가끔 기분이 좋으면 소주 4홉쯤은 냉면 그릇에 부어서 마시기도 한다. (물론 다음 날 하루종일 속이 쓰려 고생하며 금주를 결심한다. 하지만 그 결심이 사흘을 넘기기 힘들다.)
1급 : 사흘 이상 연이어 폭음을 하여 속 쓰려 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다가도 술친구가 부르면 달려나간다. \"저 사람 정말 보통이 아니야. 술이 끝이 없어.\"라는 말을 들으면, 칭찬인 줄 착각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멸사봉공(죽더라도 분위기를 살린다)의 정신으로 술자리에 임한다.
* 프로 단계 : 주위 사람은 물론 가족조차 그를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살아있는 한 절대로 음주를 막을 수 없으며,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1단 : 하루에 마시는 물(생수+음료수+국물)의 양보다 음주량이 더 많다. 끼니 때마다 반주가 빠지지 않으며, 최소한 3차쯤 해야 술을 마신 듯하다.
2단 : 맥주는 물, 소주는 음료수 정도로 느껴진다. 폭탄주가 아니면 술 같지가 않다. 아무리 독주라도 기성품에는 만족 못하고 스스로 제조해서 마신다. 마실 때마다 새로운 폭탄주 비법을 찾아내며 희열을 느낀다.
3단 : 희노애락의 감정을 모두 술로 해결한다. 한 달에 최소한 28일 이상 술을 마신다. (2월이 원망스럽고, 31일까지 있는 달이 고맙기만 함)
4단 : 전날 마신 술과 다음날 아침에 해장으로 마시는 술이 질과 양에서 차이가 없다. 술로 상한 몸은 술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신조며, 그것을 생활화하며 살고 있다.
5단 : 매끼마다 반주로 소주 1병 이상을 마신다. 그에게는 술이 주식, 반찬은 안주, 밥은 후식일 뿐이다.
6단 : 음주 후 3시간이 지나면 알코올 기운이 빠져 제 정신이 아니다. 그러나 술을 보면 원기가 회복되며 활력이 샘솟는다. 술을 못 마시면 시체 같고, 술을 마시면 광인 같다.
7단 : 지니고 있는 명함의 대부분이 술집 웨이터의 것이다. 다른 것은 기억 못해도 술집의 위치와 그 집의 특산주는 절대로 잊지 않는다. 술자리에서 연락이 오면 빚을 내서라도 꼭 가며, 자기를 빼고 하는 술자리가 있으면 저주한다.
8단 :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지나는 길에 술집이 있으면 반드시 들른다. 어딘가 가야할 곳이 있을 때는 시간과 경비가 우선이 아니라, 술집이 몇 곳이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그냥 통과할 땐 통탄하면서 사흘 이상 후회한다.이제 술 친구도 필요 없다. 술잔이 친구니 혼자서도 잘 논다.
9단 : 목이 마르면 소주, 배가 고프면 맥주, 무언가 색다른 것이 먹고 싶으면 양주, 기쁘거나 슬픈 일이 있으면 독주를 마신다 술이 아닌 모든 액체는 똥물처럼 싫어하며 오직 술만 물로 보인다. 이제 안주는 없어도 된다. 술만 있으면 걱정이 없다.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
10단 : 본인은 생사를 초월했고, 주위 사람들은 그의 존재에 관심이 없다.죽어서 누웠다가도 조문객의 술잔 따르는 소리에 관을 박차고 일어선 사실이 신화처럼 그를 따른다. 어디에선가 영과 육이 갈라진 뒤에도 술에 대한 미련 때문에 저승에 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돈다. 당신이 술을 마실 때 갑자기 소름이 끼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는 뒤를 보라. 틀림없이 주신의 반열에 오른 그가 음흉한 미소를 띄우며 껄떡거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