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MTV는 어떤 가을 들판일까?
칼럼. 김수환 cad419@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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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 간다. 황금 물결로 굼실거리는 가을 들판이 더불어 떠오른다. 바라보는 황금 가을 들판의 경치는 풍요와 낭만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행복이 밀려오는 듯하다. 그런 황금 가을 들판의 풍요와 낭만이 다수의 이웃과 함께 만끽하고 나눌 수 있는 행복함일 수도 있겠지만, 소수만이 누리는 이익이나 힘겨운 일상의 고통을 포장한 외화내빈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고 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나는 운동할 때마다 옥구공원 전망대를 올라 지나온 자전거 도로와 아파트 공원 길, 시화공단, 시화호, 국제송도신도시, 군자매립지, 월곶 방향을 따라 한 바퀴 휘 둘러 본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이곳 정왕동은 바다가 가까이 있고 교통도 그런대로 괜찮아 직주근접의 자족도시로서 더할 나위 없이 조화로워 보이는 도시이다. 더군다나 저기 저 보이는 시화호 일부를 매립하여 첨단복합산업단지인 시화MTV를 조성한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금상첨화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벅찬 가슴으로 돌아보게 된다.
송산그린시티, 시화MTV, 국제송도신도시, 군자지구를 지나 내가 사는 주거지역 그리고 시화공단에 와 한동안 눈길이 머물고 상념에 잠긴다. 그리고 시화공단을 바라보면서 조성 되어지는 시화MTV는 이렇게 계획되었을 것이라고 몇 가지 전제를 하면서 추정을 해 본다.
우선 첫째는 거시적인 차원의 국책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인천으로부터 평택으로 서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서해안개발벨트상의 위상에서 오는 역할을 전제하면서 계획되었을 것이다. 둘째는 인접 지역의 개발과 연계된 지역으로서의 위상에서 오는 역할을 전제하면서 계획되었을 것이다. 시화공단과의 연계성 그리고 송산그린시티에서 군자지구 송도국제신도시로 연결 되어지는 지역개발라인과의 관계에서의 역할을 전제하였을 것이다. 셋째는 개발 사업과 불가분의 관계인 해당 지역의 특수성을 세부적으로 고려하고 전제하여 계획되었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시화MTV가 가지는 개발의 성격이 규정되었을 것이고, 이것은 지속협의회의 홈페이지에 개발계획과 향후 계획으로 표현, 명시되었을 것이다. 거기에는 시화지역에 있어서 가장 합당한 개발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지역에 절실했던 환경을 고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화MTV가 어떤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 주리라는 것을 희망했을 것이다.
즉 시화공단으로 인해 야기된 손상된 지역과 지역환경을 치유하고 되돌려 보상하려는 그 역할을 전제했을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시화지역의 환경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졌거나 가져 보았다면, 그리고 개발이 남긴 고통을 견주어 생각해 보았다면 무엇에 중점을 두고 어떻게 개발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방향설정에는 두말없이 공감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전제들이 잘못된 허무한 추정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되었을 법한 시화MTV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행의 과정에서 시각의 차이를 보이고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 기대를 모으던 시화MTV의 모습은 처음의 신선한 감이 점점 사라져 가 버린 듯하니 말이다.
우리는 여기서 수공이 신청한 MTV변경(안)의 근거를 서로의 위치나 신념 가치관에 경도되지 않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위의 전제들과 지속협의회의 시화MTV개발 계획과 향후 계획을 감안하여 한번 바라보고 판단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수공이 애초에 가지고 있던 원래의 의도와 또 당초의 계획을 얼마나 성실히 실행하려고 하는가 하는 의지 그리고 우리가 그려가려는 모습과 수공이 그려가려고 하는 미래의 시화MTV의 모습에서 어떤 차이를 한번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바라만 봐도 풍요와 낭만을 안겨다 주는 황금 가을 들판이지만 그 속에서 움직이며 생활하는 생명들이 느끼지 못하고 함께 하지 못한다면 생각해 볼일이다. 시화MTV가 반면의 교훈과 그에 따른 지역 환경에 대한 치유와 보상을 담보하는 진정한 첨단복합산업단지로서 서해안 개발벨트상에서 타지역의 발전과 조화된 모습을 전제한다면 너무 좋겠다.
미래의 모습은 함께 공유하여 그리며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주어지는 혜택은 누릴 수 없더라도 나 아닌 다른 사람 후대가 누리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입력: 2009. 09. 18 18:36 수정:0000. 00. 0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