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다
돈을 벌자고 하는 일도 아니고
그냥 순순한 마음에서 동네가 칙칙하지 않고
좀이라도 이쁘게 됐으면
암에푸이후로 더욱 피폐해진 동네가
좀이라도 밝고 산뜻해지고
그림으로라도 이야기가 있어진다면
워낙 좋은일이니
다들 환영할거 같았다
그런데 그건 이미 니코와 함께
벽사이즈를 조사할때 깨졌다
아예 벽크기를 재는것조차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힘도 빠졌지만
그럴수록 해봐야 하는건
주민동의서를 만들고 복사 여러장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길을 돌았다
사실 동네사람들을 만나는데는
내가 아니라 소영씨였다
동네일을 오래전부터 팔걷어 부치고 나선 이다
해님공부방 대표이기도하고
이번 프로젝트의 대표이기도 하다
소영씨는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늘 예의 그 낮은 목소리....
그래도 메모부터 사람들을 만나가는데
열정이었고 열성이었다
그래서 받은 집들
그래도 못받은 집들
절반을 훨 넘게 받았지만,
애초에 많이 받으리라 생각은 하지 않았던 거지만
그래도 했으면 좋으련만 하는 집들이
못했다
그 벽들은 했으면 하는데....
할머니만 계시는 집이 있었고
할머니와 손자만 있는 집도 있었다
아빠랑 아이만 있는 집도...
천장에는 비가 오면 빗물이 줄줄 세는 집들도 있고
그런 집에 가면
괜히 속상했다
벽화말고 당장 필요한건
지붕을 덧씌우는게 아닐까
빗물이 세지않게 말이다
그런데 고작 할줄 안다는게 그림이나 그리는 거다
아~~ 그림이나 그리는 거...
고작 할줄 안다는거
그림이나 그리는거
그래 이거나마 하자
내가 할수있는데서 해보는거다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벽화를 해서 동네의 표정이 나아지고
그안의 사람들의 표정도 나아진다면
그게 우리가 할 소임이지 않을까
붓을 들고
우리가 할수있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