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관현악의 오늘과 미래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와 이정면 작곡가가 손 잡고 함께 그려봅니다.
Ⅰ. 공연포인트
■ 여민동락의 음악정신을 실현하는 창단 26주년의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
■ 이화여자대학교 원영석 교수의 신명과 흥이 있는 지휘
■ 대한민국 창작국악관현악을 대표하는 이정면 작곡가의 초연작품
■ 이 시대의 피리 명인 김경아 연주자와 함께 하는 피리 협주곡
■ 깊은 울림의 해금 명인 김준희 연주자의 간결하고 힘찬 연주
■ 우리나라 대표적인 생황연주자 김계희와 플롯 장주미의 색다른 협연
■ 송지훈 피아니스트와 함께 만드는 국악과 재즈의 만남
Ⅳ. 프로그램
지휘 - 원영석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 객원지휘자)
1. 창작국악관현악 “몽타쥬” (위촉 초연 / 10:00)
작곡 : 이정면
몽타쥬는 전형적인 작곡방식을 택하지 않고 짧은 구조의 음악들을 작곡가가 편집하듯이 음악을 구성하는 기법으로 만들어졌다. 음악의 감상형태를 예측 가능한 전개방식이 아닌, 또한 현재에 들려지는 음악이 비록 청자의 시간에 비례한 음악형태로 작곡되어 지더라도 그 음악을 연주할 때는 작곡자의 의도된 편집방법으로 연주되어 새로운 가상의 음악을 구현하게 된다.
우리는 모든 소리를 듣고 싶지만 인간의 귀는 음악을 일부만 선택하여 듣기에 감상 포인트가 모두 다르다. 음악을 작곡가가 들으라고 강요하지 않으며 듣는 이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하였다. 청자는 이러한 관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나 혹은 하나의 단편적인 음 현상으로 느낄 수도 있다. 청자가 수용 할 수 있는 범위의 음악을 각자 만들어 나가 그것이 음악으로 이해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어진 곡인 것이다. 한국음악이 가질 수 있는 힘 있고 깊은 소리의 울림을 통하여 국악기의 색다른 음악의 힘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2. 해금협주곡 “활의 노래” (15:00)
작곡 : 이정면
해금 : 김준희
가냘픈 두 줄에 기대어 세상의 모든 음을, 소리를 품으려는 듯 해금은 그렇게 이정면 작곡가에게 다가간 악기이다. 악기의 몸통보다는 줄 자체에서 나오는 소리는 주관적인 음색이며 연주자의 기량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모한다. 요즘은 독주악기로 많은 사랑을 받는 악기이지만 정작 협주를 통한 해금의 곡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는, 그리고 관현악과 해금의 소리로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곡이다. 해금을 통해 음악을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해금만을 이야기하기 위해 탄생되었다.
3. 재즈피아노를 위한 “Imagine" (위촉 초연 / 06:00)
작곡 : 이정면
피아노 : 송지훈
피아노의 넓고 넓은 음역대와 밝고 화사한 타격음은 때론 음악적인 단호함과 명료함으로 남는다. 그만큼 음상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합한 악기이다.
이정면 작곡가는 국악관현악에서도 리듬과 색채를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많은 색채를 낼 수는 없지만 꼭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 하에 다만 리듬을 색채로 치환하는 고민을 많이 한다. 농현이 없는 피아노의 타격음과 국악기의 농현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를 재즈의 형태로 발전시켜 작곡한 곡이다.
4. 재즈피아노를 위한 “군밤타령” (06:00)
작곡 : 이정면
피아노 : 송지훈
퓨전국악의 대표악기라고 하면 피아노를 들을 수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국악기의 비워져 있는 소리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 악기이기 때문이다. 관현악의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한 피아노를 이번에는 협주곡 형식을 빌려서 전면에 내보인다. 음악의 형태는 서양의 전통적인 스윙위주의 음악으로 군밤타령을 편곡하였으며. 빅밴드 스타일의 관현악곡으로 들려주게 된다.
5. 플롯. 생황 이중협주곡 “달하 노피곰” (10:00)
작곡 : 이정면
생황 : 김계희
플룻 : 장주미
국악기와 양악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음악을 완성시키는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는 서로 다른 음악환경 속에서 색다른 시도를 거듭하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각 악기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주며 서로에게 맞추어가는 것이다. 원래 팬플룻과 생황의 이중 협주곡으로 쓰여 진 음악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플룻과 생황의 2중 협주곡으로 재 편곡되었다. 섬세한 가야금의 터치와 스네어 북 그리고 신디사이져의 소리가 더해져 세밀한 관현악곡으로 연주될 것이다.
6. 피리협주곡 “달의 눈물” (위촉 초연 / 10:00)
작곡 : 이정면
피리 : 김경아
메나리 선율을 주제로 하여 관현악의 화성적 요소와 리듬적 요소를 발전시켜 청자로 하여금 관현악과 피리의 협주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작곡되었다. 피리는 악기 자체의 사용할 수 있는 음역이 넓지 않지만 유장한 선율의 표현과 피리 서의 미세한 떨림으로 음악을 표현한다. 굵직굵직한 떨림과 파르르 떨면서 빠지는 서의 울림은 무엇인가의 아쉬음을 표현하기 적합한 악기인 것이다.
메나리 선율주제 또한 그러하다. 단순한 선율 구조에서 다양한 노래 가사로의 발전을 보더라도 사설이 발전할수록 노래의 선율 구조는 단순해진다. 이러한 단순한 선율구조는 가사가 없으면 존재의 이유가 퇴색되곤 한다. 피리의 음역대는 여인의 목소리와 비슷하다. 한 많은 한국의 여인들의 애환을 잘 담고 있는 선율이 우리의 메나리 선율이다. 선율에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는 인간의 삶이 매달려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여인들은 한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것을 견뎌왔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메나리 선율을 주제로 한 다이나믹한 관현악곡이 탄생되었다.
7. 국악관현악을 위한 “corda" (위촉 초연 / 10:00)
작곡 : 이정면
현을 뜻하는 ‘Corda’는 가야금,거문고,아쟁 파트의 역할을 관현악에서 극대화하고 탄현악기와 찰현악기 소리를 위주로 현의 섬세함을 표현하였다. 현악기들의 농현을 활용하여 국악기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선조들의 음악사상은 무엇을 채우는 것 보다 비우는 것을 더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였다. 음악에 시공간의 여백을 제시함으로써 듣는 이로 하여금 나머지 부분을 채워 넣고 그것이 음악의 완성에 도달한다는 방식이다. 시간예술인 음악은 그 존재 자체가 가상의 공간이며 어떤 방식으로 비추는가에 따라서 여러 가지 색을 나타 낼 수 있는 프리즘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소리가 없다고 하여 소리가 없는 것이 아니며 소리와 소리 사이의 여백 또한 음악의 일부분인 한국음악에 조금 더 현대적으로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넣어 보고자 한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