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혼인관련 기록은 많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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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겨우 왕 중심의 혼인관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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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개인이 혼인한 사례에 대해서는 온달과 평강공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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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로 전해지는 것을 포함하면 을밀과 안학공주 정도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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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왕실과 관계가 있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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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신대왕이 왕위에 오를 때 도움을 주었던 명림답부의 연나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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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9대 고국천왕과 10대 산상왕, 그리고 12대 중천왕, 13대 서천왕의 왕비를 연속으로 배출하면서 확실한 고구려의 왕비족으로 등장합니다. (11대 동천왕과 14대 봉상왕의 경우도 연나부에서 왕비를 얻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기록이 없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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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왕실내에 족내혼을 이것으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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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5대 평원왕의 딸인 평강공주의 경우 상부 고씨와 혼인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구려 후기에 고씨는 고밀-고문의 집안의 사례에서 보듯 왕실에서 국가에 공을 세운 집안에서 성씨를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왕실과 같은 성씨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강공주도 족내혼의 대상자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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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결혼풍습은 매우 자연스러워서 동맹행사 등에서 눈 맞으면 자유롭게 결혼할 수 있는 사회였습니다. 따라서 민간에 족내혼이란 표현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본래 족내혼은 혈통의 순수성을 통해 한 집단의 영속적인 이익을 창출하자는 목적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 집단이 커지고 나면, 대개는 지배 집단의 풍습으로만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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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경우는 지배 집단의 폭이 상당히 넓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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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은 존재하되, 국상, 대대로 등의 신하들의 최고 지위는 고씨가 아닌 다른 집안에서 차지할 수 있었다. 신라의 경우에는 최고 벼슬조차 왕실 관련 집단이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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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족내혼 보다는 귀족들간에 일종의 혼인이 가능한 집단을 형성하는 계급혼(맞는 표현은 아니지만, 지금 적당한 용어가 생각이 안나서 임시로 씀) 정도가 있었다고는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도 재벌과 정치, 관료 집단에서 폐쇄적인 혼맥이 존재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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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형사취수제의 풍습이 오늘날과 다른데, 형이 죽은 후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는 풍습은 족내혼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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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부족한 자료 때문에 고구려의 족내혼 문제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 있는 자료로는 족내혼이 있었다고 밝힐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이점은 신라와는 아주 다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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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내혼이 같은 혈통을 가진 사촌내지는 8촌 이내의 혈족간의 결혼을 의미한다고 한다면, 고구려의 경우는 이러한 족내혼에서 벗어난 혼맥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좀 더 사실에 가깝지 않는가 추정을 해볼 수는 있겠습니다. 물론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지 추정일 뿐입니다. 그러나 족내혼이 있었다고 보는 것보다는 훨씬 없었다는 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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