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분 간에 상대방 글에서 동원된 용어 사용에 대한 인식에 혼동을 하시고 오해를 하신 듯한 부분이 보여서 글을 씁니다.
지금 김용만 선생님께서는 야스페르츠님이 '소설적 방식'이라고 하신 것에 대해 자신의 추론 과정이 소설이나 다름없는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니냐라고 생각하신 듯 보이는데 이 부분은 약간의 오해로서 추론 자체가 소설이나 다름없다가 아니라, 추론의 표현을 '~일 것이다' 라는 추정이 '~이다' 라는 단정형으로 표현됨을 문제삼으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즉, 일말의 여지가 남을 수 있는 부분에 단정조의 표현을 쓰는 것은 야스페르츠님이 생각할 때 역사가로서 적절한 서술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이겠죠.
물론 내용 전달에 있어 이것이 본질적인 얘기가 아닌 지엽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진 않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오독의 여지가 있으니 사람에 따라 민감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이렇게까지 날을 세워야 하는 것인지도 좀 그렇군요. 더구나 아래 글들은 의견을 전달하는 글이지 논문은 아니니 사람마다 어투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김용만 선생님이 야스페르츠님을 사료의 왜곡을 감안하지 않는 사료 맹신자로 생각하신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님의 주장은 토대는 사료에 나온 것을 우선 신뢰하고 보자는 것이겠지요] 라는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드는데 제 생각으로는 사료의 맹신이 아니라 지금 있는 사료를 가지고 그나마 확정적으로 할 수 있는 얘기는 아직 이정도이다라는 뉘앙스에 가깝지 않나 생각됩니다. 사료 이용에서 비판의 확정성을 야스페르츠님은 조금 방어적인 입장일테고 김용만 선생님은 좀 더 공격적인 입장의 차이이지 사료를 다루는 기본적인 인식 접근방법이 달라서라고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이런 선입견은 야스페르츠님도 김용만 선생님께 반대적으로 갖고 있으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추정을 단정형으로 표현하신 부분 때문에 선입견이 더 강고해지신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은..
즉, 댓글에서 [하지만 그렇게 왜 라고 물은 결과물이 주장을 놓고 근거를 끼워 맞추는 것이라면, 행간을 읽기 위해서 뻔히 있는 기록을 부정하고 기록에 없는 것까지 창조해내야 하는 것이라면 저는 그것을 역사가 아니라 소설이라 평가할 겁니다.]라는 부분이 그렇게 느껴지는데 이 부분은 조금 말이 지나치다고 느껴지는 군요. 추론을 확정형 어미로 썼다는 부분의 선입견이 들어간 것이나 혹은 쌍방간에 오해에서 불거진 부분에서 비롯된 선입견은 아닐런지요? 이런 참견을 할 주제는 못됩니다만 제 3자로서 그런 느낌이 계속 드는군요.
표현상의 서투른 부분의 문제일텐데 생각의 본질에까지 오해가 없었으면 싶군요.
셋째는 '속국' 개념의 문제입니다. 지금 보니까 두분 다 상대방의 용어나 자신의 용어에서 '명분상'의 속국과 실질적 속국 구분을 확실하게 언명하지 않아 쌍방간에 혼동을 일으키시는 부분이 보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저도 몇번이나 헷갈려서 두분 글을 두세번 다시 봐야했습니다. 예를 들어 야스페르츠님은 명분적 속국 얘기를 하시면서 조선이 명의 속국이 아니었다란 말씀을 하셨는데(이는 예시를 잘못하신 듯합니다. 명분적 속국얘기를 하시면서 조선이 명의 실질적 속국이 아니다란 얘기를 하시면 읽는 독자들은....) 이는 아마도 실질적 속국을 말씀하시는 듯 하나 명시적 언명을 하지 않으셨고 이에 김용만선생님이 야스페르츠님 글을 다시 오해하시는데 영향이 간 듯한 느낌입니다.
즉, [국제관계는 힘이 바탕입니다. 후금이 청나라를 공격한 것도 벼랑끝 전술인가요. 그들도 중국의 권위를 두려워했었나요. 거란과 여진이 중국의 권위를 두려워했었나요. 그들의 권위가 없느니까, 쳐들어가서 영토를 빼앗고 그들을 지배한 것입니다]라고 김용만선생님이 말씀을 하셨는데 '야스페르츠님이 고구려에서 중국의 권위를 두려워했다라고 말한게 아니냐'라고 읽혀집니다. 아마도 야스페르츠님이 앞서 '벼랑끝 전술'이란 표현이 이러한 오해를 중첩시킨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아마 야스페르츠님이 말씀하고 싶었던 것은 화전양면책을 의미한 것으로 김용만 선생님이 예로 드셨던 후금, 거란, 여진이 자신의 대내외적 정략 필요에 의해 책봉을 받으면서도(의식적으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혹은 실질적 권위를 발휘하기 어려운 상태라도) 중국과 전쟁을 수행하는 것을 말씀하시는 듯 합니다. 제 보기에 이 점은 김용만 선생님이나 야스페르츠님 두분 다 공유하시고 있는 지점인데도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과 표현 몇개로 빚어진 오해가 만들어낸 양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적절한 예가 되긴 어렵겠지만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한가지 사물을 보면서 바라보는 지점이 조금 어긋나는 양상이 아닐까 싶은데....
...생각해보니 적절한 예시가 아니군요. 아무튼 비슷한 얘기를 하시면서 표현이 달라 오해가 쌓이고 쌓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표현이 다른 문제가 아니라고 두분은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제 3자 입장에서는 오해의 중첩문제부터 해결하시는게 가장 급한 듯 싶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대방 생각의 본질에 접근하기도 전에 표현 문제에서 선입견을 가지게 되는데 어떻게 소통의 접점이 생기겠습니까?
아무튼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것 말고 여러가지 말을 해야하겠지만 지금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오해는 이 세가지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