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합 임금은 나봇의 포도밭을 탐합니다. 이제벨 왕비는 나봇을 모함하여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합니다. 나봇의 탄원은 정의로우신 하느님께 도달합니다. 나쁜 짓을 하는 자와 거짓을 말하는 자를 역겨워하시는 주님께서 그들에게 징벌을 내리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권력자의 오만함과 불의를 결코 용인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복수의 악순환을 끊고 관대한 사람이 되도록 권고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질문하게 됩니다. 오른뺨을 치는 사람에게 다른 뺨마저 돌려 대라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하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정의로우신 분인데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맞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불의에 대항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성전의 장사꾼들에게 채찍을 휘두르시며 성전의 거룩함을 수호하시고, 성전을 ‘기도하는 집’으로 정화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대사제 한나스의 심문을 받으실 때, 경비병 하나가 당신의 뺨을 치자 그의 무례함과 불법을 지적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불의를 지적하시고 악에 대항하셨습니다. 그러나 폭력의 악순환은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진정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은 사랑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참된 평화가 복수와 폭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용서와 사랑으로 이루어짐을 알려 주신 것입니다.
저주와 모욕은 사랑의 불꽃으로 사라집니다. 악의 힘보다 선한 힘이 세고 승리한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정의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용서하는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십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