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찬열 교육위원장에게 드리는 공개 글]
영어 조기교육을 중단하고 교육 환경을 개선하라!
국회는 지난 3월 13일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 교육을 허용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본래 ”선행교육 규제법에 초등학교 1, 2학년은 방과 후에 영어 교육을 할 수 없도록 된 것을 그 법 대상에서 제외 한다.“라는 개정안으로서 영어 조기교육을 강화하는 법안인데 3월 11일 교육위원장(이찬열 바른미래당 수원갑)이 제안하고 12일에 법사위를 통과, 13일이 본회의까지 번갯불에 콩 볶듯이 통과시켰다. 무엇이 그렇게 중요하고 좋은 법이라고 충분한 국민 의견 수렴도 없이, 그것도 새 학기를 시작한 뒤에 법안을 제출하고 3일 만에 본회의까지 통과시켰는지 놀랍고 한심스럽다.
도대체 지난 20여 년 시행한 영어 조기교육으로 얻은 것이 무엇인가? 그 피해를 살펴보면 “영어 조기유학으로 기러기아빠가 늘어나고 가정이 파탄나기도 했다. 거리에 한글간판이 사라지고 영어 간판이 늘어났다. 영어 편식교육으로 교육이 흔들리고 망가졌다. 새로 생기는 회사와 상품 이름이 거의 영문이다. 방송국 이름과 방송 제목이 온통 영어다. 공공기관까지 영어 범벅 말장난이다. 사교육업체는 돈을 벌지만 학부모는 사교육비에 허덕인다. 지나친 사교육에 어린이들은 건강을 해치고 젊은이들은 혼인도 안 한다거나 애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라는 등 그 피해와 부작용이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충분히 국민의 의견도 묻지 않고 국회에서도 그 부작용을 고민한 흔적이 없이 법안 제출 3일 만에 본회의까지 통과시키다니 기가 막힌다. 무엇이 그렇게 급해서 국민의 의견도 충분히 듣지 않고 그렇게 서둘렀는지 그 까닭을 듣고 싶다.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의 국민 대표기관의 모습인지 의심스럽다. 이러다간 유치원까지 영어 조기교육을 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고 하거나 영어나라 미국의 한 주가 되자고 할 거 같다. 그리고 제 말글을 잊어버리고 겨레까지 사라진 만주 여진족 꼴이 될 까 걱정된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교육을 돈벌이나 출세 수단과 도구로 내몰지 말라.
오히려 제대로 된 나라라면 영어 조기교육으로 생긴 결과를 재검토하고 충분히 토의한 뒤에 결정할 일이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취임하기 전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 조기교육을 언급했지만 국회가 이 법안을 스스로 내고 서둘러 통과시키는 것을 보면서 국회 교육위원회가 교육부장관의 뜻을 스스로 알아서 실천하는 기구로 보인다. 교육부장관이 그러더라도 이런 법을 내고 통과시키기 전에 국민의 의견을 묻고 정부의 잘잘못을 살피고 따져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안 했다. 이 법은 우리 말글살이와 교육을 더 어지럽히고 국민을 괴롭힐 것이며 겨레와 나라의 앞날을 어둡게 만들 것이기에 이 법안 시행을 반대하면서 우리 뜻을 밝힌다.
국회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지난날 영어 조기교육으로 얻은 것이 무엇인지 낱낱이 밝히고 우리말과 교육을 걱정하는 국민과 공개 토론할 것을 우리 겨레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만약에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스스로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우리말과 얼을 짓밟는 헤살꾼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는 바라는 것으로 알겠다!
2019년 3월 25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이대로
국회 이찬열 교육위원장에게 드리는 공개 글 (1).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