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올려도 될지 망설여 집니다. 특정종교의 경전을 올려서 원하지 않는 독자들에게 강제로 읽히려는 불순한 시도로 오해할 수도 있겠기에 말입니다.
원불교는 우리 겨레가 나라를 잃고 살던 때에 일어난 종교입니다. 불교를 시대에 맞게 새롭게 하자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문을 쓸 때에 한글을 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경전을 한문이 아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모두가 한문에 빠져 있을 때라 한글을 제대로 쓰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에 와서 보면 한문투의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깨끗한 한글로,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교조가 지은 책을 함부로 고치는 것을 불손하게 보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 작업이 원불교 주류는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안팎으로 저항을 받으면서 이 일을 하려고 하니 부담이 많이 됩니다. 저 자신 문장력이 약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이 일은 한글을 더욱 갈고 다듬는 일도 될 듯해서 한글로 우리말 우리얼을 살리려는 이들에게 좋은 일거리도 되지 않을까 싶어 이 글을 올려 봅니다.
지난 번 글과 같이 깨끗한 우리말로 다듬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불교 [정전] 다듬기
제1장 조선 사람이 생각한 불교
불교는 조선에 인연이 깊은 종교다. 때로는 환영도 많이 받고 배척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환영은 여러 백 년 전에 받았고 배척받은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치의 변동과 유교의 세력에 밀려서 세상을 등지고 산중에 들어가 있는 듯 없는 듯이 되었다. 불교를 믿는 승려들은 초인간적 생활을 하고 있었으므로 조선사회에서는 그 법을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간혹 안다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였다.
“산 좋고 물 좋고 경치가 좋은 곳에는 절이 있다. 절에는 승려와 불상이 있다. 세상 사람들은 승려와 불상이 있는 절로 찾아가 복을 빌고 죄지은 것을 용서 받고자 불공을 다닌다. 승려는 불상의 제자가 되어 아내와 자녀가 없는 독신생활을 한다. 머리를 깎고는 굴갓을 쓰고 몸에는 검소한 옷을 입는다. 목에는 염주를 걸고 손에는 단주를 들었다. 입으로는 염불이나 송경을 한다. 등에는 바랑을 지고 밥을 빌며 동냥을 한다. 세속 사람을 만나게 되면 아무리 천한 사람일지라도 문안을 올린다. 생선과 고기를 먹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모든 생명을 죽이지 않는다. 우리같이 세속을 사는 사람들은 양반이나 부귀하거나 팔자가 좋다면 승려가 되지 않는다. 부모 없는 불쌍한 아이나 사주를 보고 목숨이 짧다는 아이나 죄를 짓고 도망을 다니는 사람이나 팔자가 나쁜 사람이나 의식을 해결하지 못하여 걸식하는 사람 등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승려가 된다.
승려들 가운데서 공부를 잘하여 도승이 되면 집터나 백골을 장사하는 묘지나 비바람을 부르고 산을 옮기고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하는 등 묘술을 부린다. 하지만 그런 도승은 천 명 중에 한 사람이요, 만 명 중에 한 사람도 되지 않는다. 불법은 허무한 것이다. 세상 사람들로서는 행하기 어려운 도다. 세속 사람으로서 돈이 있다면 술과 고기안주, 음악 기구를 준비해서 경치가 좋은 절을 찾아가 한 번식 놀다오는 것은 좋다. 누가 절에 다닌다든지 승려가 된다면 그 집은 망할 것이다. 시체를 화장하니 자손이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불법을 믿는 승려라면 사람이기는 하지만 우리와는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조선사회에서는 불교를 이렇게 알고 있었다. 이와 같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불교를 누가 어떠한 능력으로 발전시키며 불법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갖도록 할 수 있을까.
첫댓글 저도 글을 잘 쓸 줄 모릅니다. 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묻거나 쉽고 고치도록 해도 될까요? 얼숲(페이스북)이나 다른 모임방에 공개해서요. 저도 시간이 있을 때 다듬어 보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