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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동안 의사 함익병 씨가 대세(?)다. <월간조선> 인터뷰 덕분에 일약 스타(?)가 되었다.
임재민・김정우의 ‘유쾌한 직설’ ⑥ ‘완벽’과 ‘극단’의 사이, 국민사위 함익병
“의사가 돈 버는 게 뭐가 나쁜가”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I&nNewsNumb=201403100048
함익병 씨의 인터뷰에 대한 상당히 긴 비판이 있다. 나는 홍헌호 소장의 말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읽어볼 만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실 문제에 대해 잘 지적한 것 같다.
여자들은 투표권도 행사하지 말라? 함익병의 10가지 궤변
[홍헌호 칼럼] 일천한 지식으로 극단적인 편향성 노출…국민적 반발 불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319
상당히 극단적인 우파인 함익병 씨는 상당히 극단적인 좌파인 나와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생각이 매우 다르다. 생각이야 다를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도덕 철학 또는 정치 철학의 경우에는 수학이나 과학과는 달라서 근본적인 수준에서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입증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나름대로 논리가 있어야 남들이 귀 기울여준다는 면에서는 과학과 비슷하기도 하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도덕 철학자는 무시당할 것이다.
전제: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다.
결론: 하루에 한 명씩 사람을 죽이는 것이 의무다.
<월간조선>은 왜 함익병 씨의 인터뷰를 실어준 것일까? 이것은 <월간조선>의 직무유기(?)다. 존중 받는 우파 매체로서 한 자리 차지하고 싶다면 어느 정도는 논리가 있는 인터뷰나 글을 실어주어야 한다.
<월간조선>이 “우리는 딱 함익병 수준이거든. 그리고 그것이 자랑스럽거든”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다. 다만 그런 수준이라면 나는 <월간조선>을 나의 적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함익병 씨의 주장을 몇 군데 살펴보면서 내가 왜 논리가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요?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습니다. 이름이 좋아 철인정치지, 제대로 배운 철학자가 혼자 지배하는 것, 바로 1인 독재입니다. 오죽하면 플라톤이 중우(衆愚)정치를 비판했겠습니까. 아테네 민주정의 전성기인 페리클레스(Pericles) 시대도 20년을 넘겼습니다.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dogma)입니다. 정치의 목적은 최대 다수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죠. 카이사르(Caesar)가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1인 지배 체제를 구축한 후 로마는 더욱 발전했습니다.”
“더 잘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고 봅니다. ‘민주’란 말만 붙으면 최고라고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른 것보다 나으니까 유지된 것이죠. 민주정치도 오류가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지고지선(至高至善)이 아니듯,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대한민국이 1960년대부터 민주화했다면, 이 정도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박정희의 독재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독재를 선의로 했는지, 악의로 했는지, 혹은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는 고민해 봐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요?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습니다”라고 말한다. 독재가 나쁘지 않다는 말 같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나마 [민주주의가] 다른 것보다 나으니까 유지된 것이죠”라고 이야기한다. 민주주의가 다른 것보다 낫다는 이야기다.
장난하나? “민주주의가 독재보다 낫다”라는 말을 받아들인다면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못하다”라는 말도 받아들여야 한다. 함익병 씨에게는 매우 어려운 말인지 모르겠지만 “10은 5보다 크다”가 참이라면 “5는 10보다 작다”도 참이다.
함익병 씨는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다는 점을 논거로 삼고 싶은 것 같다. 그런데 노예를 자유민처럼 훈계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혼내주어야 한다는 아래 인용문을 볼 때 플라톤은 노예제도 옹호한 것 같다. 플라톤은 죽을 때 노예가 다섯 명이나 있었다고 한다.
“One must punish slaves justly, not spoiling them by admonition as though they were freemen.”
Slavery in Plato's Thought
Gregory Vlastos, The Philosophical Review, Vol. 50, No. 3 (May, 1941), pp. 289-304
http://www.jstor.org/discover/10.2307/2180538?uid=2&uid=4&sid=21103723509073
Plato, owner of five slaves at the time of his death, describes the very rich as owning 50 slaves.
http://en.wikipedia.org/wiki/Slavery_in_ancient_Greece
따라서 함익병식 논리에 따르면 “노예제가 왜 잘못된 건가요? 플라톤도 노예제를 옹호했습니다. ... 노예제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dogma)입니다”도 성립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노예제와 나쁜 노예제를 나누고 좋은 노예제는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번에도 용감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혀주길 바란다. <월간조선>에서 또 인터뷰해 줄 지 모르니...
함익병 씨는 19세기에 미국에 노예제가 없었다면 미국이 “이 정도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노심초사 걱정해주고 있지 않을까?
“북한은 세습 독재이니 잘못된 것이고, 중국의 경우 민주주의라곤 할 수 없지만, 그 시스템은 잘 돌아갑니다. 분명 독재이지만 웬만한 민주주의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마오쩌둥(毛澤東)을 극복하고 설계한 정치 시스템인데, 국가주석-총리 체제로 검증된 인사가 지도자가 되게 했습니다. 한국처럼 단일화니, <힐링캠프>에 출연하니 하면서 단숨에 대통령 후보가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함익병 씨도 세습 독재는 싫어하나 보다. 만약 세습 독재를 옹호한 겁나게 유명한 사상가를 댈 수 있다면 함익병 씨를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잘 찾아보면 그런 사상가가 있을 것 같다.
함익병 씨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시스템은 잘 돌아”간다. 이 때 함익병 씨의 절대적인 기준은 경제 성장인 듯하다. 경제만 그럴 듯하게 성장하면 잘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보는 것 같다. 중국에 정치적 자유가 있든 말든, 스모그로 중국 도시가 개판이 되든 말든, 수 많은 중국 노동자가 극단적인 착취에 시달리든 말든, 중국 고위 관료들이 엄청난 규모의 부패를 전세계적에 자랑하든 말든...
“만약 대한민국이 1960년대부터 민주화했다면, 이 정도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요?”라는 걱정에서도 기준은 경제 성장인 것 같다.
나는 경제 성장 말고도 환경 보호, 인권 보호, 자유와 평등, 안전한 직장, 스트레스 덜 받는 사회 등과 같은 가치들도 중시한다. 이거야 입장 차이에 불과하니까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나는 이 글에서는 주로 논리에 대해 따질 생각이다.
“원래 투표권이란 게 정부가 세금을 마구 걷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영국에서 처음 생긴 겁니다. 그런데 납세와 국방 등 4대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건 말이 안 되죠. 미국에서 공부한 아들이 지난 대선 때 귀국했는데, 문재인(文在寅)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를 물으니 박근혜(朴槿惠) 후보가 당선되면 체제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합디다.”
함익병 씨에게 간접세라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어도 별로 소용이 없을 듯하다. 국방의 의무와 병역의 의무가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어도 별로 소용이 없을 듯하다.
그리고 만약 경제 성장이 장땡이라면 “4대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뭘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투표권을 갓난아기에게 주든 강아지에게 주든 경제 성장만 잘 되면 장땡 아닌가? 심지어 중국은 투표권이 없어도 잘 돌아가는 시스템 아닌가? “왕정도 상관없다”는 함익병 씨가 투표권과 관련된 세세한 문제에 왜 그렇게 집착할까?
어쩌면 함익병 씨가 지고지선의 가치로 생각하는 것은 경제 성장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함익병 씨는 세 가지 가치, 즉 “경제 성장”, “소득세”, “병역의 의무”가 지고지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원래 투표권이 어떻게 생겼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모든 것이 원래 생긴 이유대로 돌아가야만 좋다는 것인가?
투표권이라는 게 영국에서 그런 이유로 세계 최초로 생겼다고 치자. 그래서 어쩌라고? 원래 세금이 왕을 위해서 생긴 거라면 지금도 왕을 위해서 세금을 써야 하나?
함익병 씨는 “왕정도 상관없다”고 했다. 세금의 기원을 생각해 볼 때 왕정도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왕정이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편향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겁니다. 일례로 제 자식들은 지금까지 투표권이 없습니다. 나이가 안 찬 게 아니라 제가 못 하게 했어요. 국민의 4대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니 투표권이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의무 없이 권리만 누리려 한다면 도둑놈 심보죠. 세계 주요국 중 병역의 의무가 있는 나라는 한국, 대만, 이스라엘입니다. 이 중 여자를 빼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어요. 단, 자식을 2명 낳은 여자는 예외로 할 수 있어요. 자본주의적 논리가 아니라 계산을 철저히 하자는 겁니다.”
병역에 대한 사실도 엉터리라고 한다. 논리뿐 아니라 사실 인용도 엉터리다.
위키디피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64개국이고, 이중 남녀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는 11개국입니다. 주요 국가 중에서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로는 한국, 러시아,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스라엘, 대만 등이 있고, 이 중에서 남녀 징병제를 시행하는 나라로는 이스라엘과 노르웨이가 있습니다. 대만은 함씨 주장과 달리 남녀 징병제 국가가 아닙니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319
자식을 2명 낳은 여자는 예외적으로 병역의 의무를 면제해 주어도 된다고 한다. 이것이 함익병 식 계산이다.
함익병 씨는 한 가지 면에서는 탁월하다. 사람들 열 받게 하는 것...
세금 내는 것하고 상관 없이 나이만 차면 투표권을 주는 현대 민주 국가에 사는 함익병 씨는 얼마나 분통이 터질까?
이전에 유럽에서 그랬듯이 세금을 낸 사람에게만 투표권을 줘야 하는데 말이다. 아예 세금 액수만큼 투표권을 주어서 세금을 엄청 많이 내는 재벌 한 사람에게는 수만, 수십만 표를 몰아주어야 함익병 식 계산법에 맞을 텐데...
“저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국민교육헌장을 잘 지키면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맥을 살펴보면 상당히 실학적인 내용입니다. 독립을 위해 일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내용인데, 이대로만 한다면 정말 노벨상감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지은 헌장이라고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닙니다.”
<국민교육헌장>을 살펴보자. 나는 “박정희 대통령이 지은 헌장이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내용도 마음에 안 든다.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성실한 마음과 튼튼한 몸으로,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고, 우리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 공익과 질서를 앞세우며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고, 경애와 신의에 뿌리박은 상부상조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랑하고 따뜻한 협동 정신을 북돋운다.
우리의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하며,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스스로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 정신을 드높인다.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며, 자유 세계의 이상을 실현하는 기반이다. 길이 후손에 물려줄 영광된 통일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신념과 긍지를 지닌 근면한 국민으로서, 민족의 슬기를 모아 줄기찬 노력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자.
좌파인 내가 “반공”이 “우리의 삶의 길”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가?
국제주의 또는 세계시민주의를 좋아하는 내가 “투철한 애국 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이든 “인종 중흥의 역사적 사명”이든 나는 싫다. 나는 그런 민족주의나 인종주의는 좋아하지 않는다.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라는데 인권, 안전, 평등, 자유, 환경을 무시하고 경제만 성장하면 장땡이라는 말 같아서 싫다.
박정희가 쓴 말이라서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다. 박정희가 그런 말을 써서 박정희를 싫어하는 것이다.
노벨 국수주의 상이나 노벨 국가주의 상이 있다면 <국민교육헌장>만 잘 지키면 노벨상을 탈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상은 줘도 안 받는다.
함익병 씨를 방송에서 하차시켜야 한다고 난리다.
나는 그런 주장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다.
함익병 씨의 생각은 국민 대다수의 정치적 의견과는 매우 다르다. 하지만 내 생각도 국민 대다수의 정치적 의견과는 매우 다르다. 만약 함익병 씨 같은 극우파가 단지 국민 대다수와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에 나올 수 없다면 나 같은 극좌파도 방송에 나올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소수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사회가 싫다.
인터뷰 내용을 볼 때 함익병 씨는 매우 띨한 사람으로 보인다. 하지만 띨하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에 나올 수 없다면 그것은 너무하다. 띨한 것은 죄가 아니다. 다만 토론 프로그램에 함익병 씨가 나온다면 나는 그 프로그램은 안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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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국민교육헌장(國民敎育憲章)은 박종홍·안호상·이인기·유형진 등 기초위원 26명과 심사위원 48명이 초안을 작성하고 1968년 11월 26일 국회 만장일치의 동의에 따라 박정희 전 대한민국 대통령이 12월 5일 발표한, 당대 대한민국 교육의 지표를 담은 헌장이다.
http://ko.wikipedia.org/wiki/%EA%B5%AD%EB%AF%BC%EA%B5%90%EC%9C%A1%ED%97%8C%EC%9E%A5
이덕하님 글을 보고 항상 많이 배워 갑니다. 물로 몇가지 동의가 힘든 부분도 있지만요.
함씨는 좀 뭐랄까... 원래 논리와 사실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인것 같으니 별로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이덕하님의 글과 관련 링크를 보면서 새로이 알게 된 점들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국민 교육 헌장이 당시로써는 꼭 필요한 지침을 가진 내용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찬찬히 보니, 민족주의적 색채가 있긴 하지만(그리고 저도 민족주의나 인종주의는 매우 경멸합니다만), 첫구절에는 "인류 공영에 이바지"라는 말도 있구요. 크게는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면서 그로써 소속집단(민족)의 입지를 굳건히 하자는 걸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게다가 북한과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반공 이념을 주입하는 것도 주요할 듯 싶기도 하구요. 다소 위험한 발상이긴 하지만, 당시에는 불순분자를 색출하여 단합을 이루어 낼 필요가 있었을 것 같네요. 그리고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은 것은 아닌 이상, 어느정도의 민족주의와 국가에대한 충성심을 이끌어 내어 그것을 이용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함씨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의대나 이공계생들 중에는 자신의 지적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철학이나 정치사상, 역사, 경제 같은 건 책 같은 거 따로 안 읽어도 혹은 교양서적 몇 권만 읽어도 다 안다는 터무니없는 무지몽매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를 의외로 심심찮게 볼 수 있더군요. 나도 역사학을 제외하고는 해당 분야에 깊은 학식을 쌓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 내가 보기에도 문외한인 주제에 참 무식한 소리를 지나치게 확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이공계 출신들을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의대나 명문대 이공계생들은 자신들이 전부 철학자이고 사상가라도 되는 듯한 착각 속에 사는 것 같다고나 할까
철학은 그나마 나은데 역사학에 관한 한 이공계생들 중에는 자신들이 뭘 모르는 지도 모르는 인간들이 거의 90%는 되는 것 같더군요. 제 말이 단순히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지식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아실 테고 간단히 말해 어떤 세계가 있는 지, 역사가들이 왜 역사를 연구하는 지 모른다는 거죠. 이덕하님은 철학에 대해 깊이 아는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분명히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럼에도 자신이 사상가라도 되는 듯한 허영심도 좀 가지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ㅋㅋ
어쨌든 일개 의사 따위가 뭘 안다고 중국의 시스템이 어떻고 플라톤이 어떻고 하는 소리를 하고 있는지 참 웃기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