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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에 대한 나의 입장
우생학(eugenics)에는 이론적 측면과 실천적 측면이 있다. 이론적 우생학을 비과학적 우생학과 과학적 우생학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실천적 우생학에는 개인 우생학과 국가 우생학이 있다. 국가 우생학에는 장려 우생학과 강제 우생학이 있을 수 있다. 내가 개인 우생학이라고 부른 것은 liberal eugenics 개념과 비슷하다.
비과학적 우생학에는 구약 성경의 선민 사상과 나치의 아리안 우월주의 등이 있다. 구약 성경에 따르면 신이 특별히 이스라엘 민족을 사랑했다. 따라서 이스라엘 민족은 우월하다. 현대 과학자 중에 이런 논거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히틀러에 따르면 아리안 인종이 유대인, 흑인, 아시아인보다 우월하다. 하지만 그는 그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대지 못했다. 그냥 우겼을 뿐이다. 우생학에 현대의 진화 생물학, 행동 유전학 등을 제대로 적용한다면 과학적 우생학이다.
개인 우생학은 태어날 자신의 자식을 위해 우생학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똑똑한 자식을 낳기 위해 똑똑한 사람과 결혼하거나, 잘생긴 자식을 낳기 위해 잘생긴 사람과 결혼하거나, 건강한 자식을 낳기 위해 건강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개인 우생학에 포함된다. 자신이 너무 못생기고, 멍청하고, 허약하기 때문에 차라리 자식을 낳지 않는 것이 자식의 불행을 지켜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서 자식 낳기를 포기하는 것도 개인적 우생학에 포함된다. 예컨대 자신에게 헌팅턴 무도병(Huntington's disease)이라는 끔찍한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있으며 자신이 낳은 자식이 그 병에 걸릴 확률이 50%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이 자식 낳기를 포기하는 경우를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국가가 어떤 우생학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정책을 정하는 것은 국가 우생학이다. 그것은 장려 정책의 양상을 띨 수 있다. 예컨대 후세의 IQ를 높이겠다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후에 IQ가 높은 사람이 자식을 많이 나았을 때 장려금을 주거나 IQ가 낮은 사람이 불임 수술을 받을 때 장려금을 주는 방식이 있을 것이다. 또는 “미래를 위해 IQ 높은 분들은 열심히 자식을 낳고 IQ 낮은 분들은 어서 빨리 불임 수술을 받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익 광고를 만들어서 TV에서 방영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강제 정책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IQ가 높은 사람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식 낳기를 거부할 때 징역 1년 형에 처하고 IQ가 낮은 사람이 자식을 낳을 때 징역 3년 형에 처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IQ가 낮은 사람을 강제 불임시키는 방법도 있다.
우생학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우생학적 조치가 어떤 성과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이들은 20세기의 생물학과 심리학의 성과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사람들은 인위 선택을 통해 온갖 식물과 동물의 형질을 개선해왔다. 물론 그 개선이란 그 식물과 동물을 이용하는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우유를 많이 생산하는 젖소, 달걀을 많이 낳는 닭, 털이 많이 나는 양, 사냥을 잘 하는 개, 깃털에 예쁜 비둘기, 알이 굵고 맛 있는 옥수수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품종들이 인위 선택을 통해 만들어졌다. 인간도 생물이다. 따라서 인위 선택을 통해 인간의 형질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너무나 명백하다.
인간의 경우에도 키 큰 사람만 번식하도록 만들면 점점 키가 커질 것이다. 달리기를 잘 하는 사람만 번식하도록 만들면 점점 달리기를 잘할 것이다. 장수하는 사람만 번식하도록 만들면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오른쪽 팔이 왼쪽보다 긴 사람만 번식하도록 만들면 오른쪽 팔이 점점 더 길어질 것이다.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인위 선택이 보여주었듯이 조만간 변이가 고갈되어서 어떤 한계에 이르겠지만 적어도 그 이전까지는 매우 빠른 속도로 즉 몇 세대 만에 형질이 상당히 변한다. 신이 인간을 특별히 창조해서 자연 선택이나 인위 선택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믿는 기독교인도 아니면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인위 선택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사는지 궁금하다. 차라리 기독교인이 더 일관성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육체적 형질에 대해서는 인위 선택이 가능하지만 정신적 형질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렇게 믿는 사람들은 IQ, 성격, 범죄 성향 등은 유전자와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인간 유전체(genome)에 육체적 형질을 만드는 것에만 관여하는 육체 유전자가 따로 있고, 정신적 형질을 만드는 것에만 관여하는 정신 유전자가 따로 있어서 오직 육체 유전자만 진화 생물학의 법칙에 종속되고 정신 유전자는 고고하게 변함 없이 후세에 전달될 것이라고 믿기라도 한단 말인가? 행동 유전학자의 유전률(heritability)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적 측면도 유전된다. 따라서 그것 역시 인위 선택으로 바꿀 수 있다.
생화학자 조지 월드는 노벨상 수상자라는 이유로 윌리엄 쇼크리 정자은행으로부터 정액 샘플을 요청받았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노벨상 수상자를 생산하는 정자를 원한다면 우리 아버지처럼 외국에서 이민 온 가난한 재단사를 만나보시오. 내 정자에서 무엇이 나왔는지 아시오? 두 명의 기타리스트요!” (하하하)
우생학이라는
건 우리만큼 복잡한 생물들에게는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옥수수를 우생학적으로 개량하는 건 가능하죠. (
한국의 유명한 사회생물자인
Ronald Fisher의 『The Genetical Theory of Natural Selection』에는 우생학을 옹호하는 구절이 있다. 이 책을 탐독했던 William Hamilton 역시 젊은 시절에는 우생학을 옹호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점점 우생학에 회의적으로 변했다. 그 이유는 우생학적 조치로 하나의 형질을 변화시키면 다른 형질도 같이 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IQ를 높이는 방향으로 인위 선택을 하다 보면 정신병의 발병률이 높아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인간은 머리 좋고, 건강하고, 잘생기고, 착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을 선호한다. 이런 형질들을 모두 개선하는 것은 한 가지만 개선하는 것에 비해 훨씬 어렵다.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Hamilton이 우생학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은 이런 측면 때문인 듯하다. 이것은 정당한 우려다.
또한 우생학에서 중요한 것은 세대 수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초파리처럼 금방 번식하는 경우에는 수십 년 동안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가 인위 선택으로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적어도 수백 년은 기다려야 한다. 이런 면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 우생학에 반대하지 않는다. 적어도 개인적 우생학의 일부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나에게 만약 헌팅턴 무도병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있다면 나 역시 자식 낳기를 포기할 것이다.
사실 인간을 비롯하여 온갖 생물들이 개인적 우생학을 고려하도록 설계되었다. 즉 더 좋은 유전자(good gene, 번식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을 선택하도록 설계되었다.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들이 좌우 대칭에 더 가까운 동물과 짝짓기하려고 한다. 수컷이 자식을 위해 정자를 제공하는 것 말고 거의 하는 일이 없는 종에서 좋은 유전자를 얻으려는 암컷의 경향이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여러 종의 조류 암컷들이 Lek(mating arena)에서 자신의 화려함을 뽐내는 수컷들 중에 가장 화려한 수컷을 골라서 짝짓기를 한다.
인간 여자의 경우 결혼 상대를 고를 때 남자가 잘생겼는지 여부를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고려한다. 남편은 정자도 제공하지만 자식을 돌보기도 한다. 반면 바람 피울 때 상대가 되는 남자의 경우에는 자식 돌보기에 별로 나서지 않기 때문에 정자의 질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 실제로 여자는 바람을 피울 때에는 결혼할 때보다 남자의 얼굴을 더 따진다. 남자는 성교나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상대의 미모를 여자보다 더 따진다. 그 이유 중 적어도 일부는 좋은 유전자를 얻기 위한 것인 듯하다.
현대인 중 상당수는 의식적으로 우생학적 측면을 고려한다. 나는 남자가 자식의 얼굴을 위해 더 예쁜 여자와 결혼할 생각이라고 말하는 것을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내가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기로 한다면 적어도 정신병질자(psychopath)와 결혼해서 낳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그 이유 중 일부는 정신병질자인 자식을 낳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강제적 국가 우생학을 반대한다. 하지만 그 이유는 우생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식을 낳거나 낳지 않기로 선택할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 품종 개량이라는 목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어느 정도 침해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 품종 개량이라는 목표와 개인의 자유라는 가치 사이에서 방황할 것이다. 나는 인간 품종 개량 또는 저질화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생학자들은 100여 년 전부터 인류가 저질화하는 것을 우려했다. 그 이유는 가난한 사람이 자식을 더 많이 낳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은 대체로 IQ가 낮고, 게으르며, 부도덕하다. 따라서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이 자식을 더 많이 낳으면 인간은 점점 머리가 나빠지고, 게을러지고, 부도덕해질 것이다.
효과적인 피임 수단이 보급되면서 부자들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식을 더 많이 낳는 현상이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수백 년 동안 지속되라는 보장은 없다. 나는 IQ와 가난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IQ가 선천적으로 낮은 사람이 더 가난한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덕적인 사람일수록 더 부유한 것 같지는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악한 전략도 잘 통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인류가 저질화할 것이라는 우생학자들의 경고는 부분적으로만 옳다. 즉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몇몇 나라에서 선천적 IQ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났고 앞으로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강제 우생학에는 반대한다. 왜냐하면 인류 또는 어떤 국가의 IQ가 낮아지는 것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자식 낳기와 관련된 개인의 자유가 훨씬 더 소중한 가치다.
장려 정책을 쓰는 국가 우생학에 대한 나의 입장은 무엇인가? 나는 대체로 그런 정책도 반대한다. 하지만 항상 반대할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미래에 정신병질의 유전에 대해 헌팅턴 무도병의 유전만큼이나 정확하고 상세히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떤 사람의 유전체를 확인해 본 후에 과학자가 “당신이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이 정신병질자일 확률은 50%입니다”라는 식으로 확신에 차서 이야기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 때 과학자 옆에 있는 공무원이 그 사람에게 자식을 낳지 말기를 권고하는 광경을 머리에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자식을 낳지 않기로 결정할 것이며 내 주변 사람이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자식을 낳지 말라고 권고할 것이다.
첫댓글 루게릭병에 걸린 스티븐 호킹 박사를 예로 들어 보면, 과학이 발달해서 태아수준에서 그가 미래에(게다가 20살에) 이런 질환에 걸릴 것을 알고 부모가 미리 유산시켰더라면, 그게 과연 현명한 결정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는 강연에서 자신이 세 아이를 둔 것이 삶에서의 가장 큰 행복이라 말했지만 그의 맏딸은 홀로 자폐아들을 키우고 있죠. 사실 다빈치를 비롯해서 적지 않은 위인들이 동성애자거나 유전이라 의심되는 다양한 정신병을 앓기도 했었죠. 물론 좀 더 과학적인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알려진대로라면 그들은 번식 자체를 할 수 없는 열등한 인간인 거죠.
만약 과학이 발달해서 님이 말씀하신 상황에 놓여서, 결국 그들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더라면, 글쎄요.... 과연 어떤 게 더 나은 결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과연 스티븐 호킹 박사가 없었다면 그가 만든 이론들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루게릭병에 걸려서도 생존이 가능하고 게다가 학문적 연구와 표현까지도 가능한 정도의 문명수준이 되었기에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안았겠지요. 문명수준이 발달하면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입니다. 단지 문제는 빈부의 격차에 의해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이 그 문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냐는 것이겠지요. 가난한 사람에겐 여전히 이 세상은 우생학이 판치던 19세기와 다를 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군요~
저는 국가 우생학의 개념 자체에는 찬성합니다. 사실 범죄자들을 감옥에 격리시켜 성선택의 기회를 되도록 줄여온 것도 일종의 국가 우생학이지요. (실제로 갈수록 폭력 성향의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더군요) 그러나 역시 목표나 방향 설정이 문제이기는 합니다. 루게릭병에 걸린 호킹 박사도 적절한 경우이고, 제가 보기에 창조적인 생산력은 남성호르몬과 관계가 있거든요. 그런데 남성호르몬이 과할 경우 그 사람의 폭력 성향을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도 예술적인 창조력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요... 쉬운 문제가 아니네요;
범죄자를 투옥하는 이유는 처벌하기 위해서지 번식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따라서 우생학적 조치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은 복지 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서지 가난한 사람들이 잘 번식하도록 하기 위한 반우생학적(anti-eugenic) 조치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책의 목표와 부작용(side effect)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아주 오랫동안 범죄자들은 죽이거나 격리시키거나 낙인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성선택의 기회를 박탈해 왔지요. 그리고 그 효과가 명백히 수치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존 브록만의 '낙관적 생각들'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인간을 순한 양처럼 만들어라'는 목표 아래 국가 우생학이 소극적으로나마 작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의도적이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저는 의도가 결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임과 낙태의 의도는 원하지 않는 자식을 낳지 않는 것입니다. 피임과 낙태 수단의 발달로 강간 전략이 무력화되어서 남자가 강간을 덜 하도록 진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피임과 낙태 수단의 이런 효과를 보고 우생학이 작동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을 순한 양처럼 만들어라"는 감옥이라는 처벌 효과를 노린 것이지 감옥의 우생학적 효과 즉 범죄자의 번식이 줄어드는 것을 노린 것이 아닙니다.
가족계획이 자식을 둘것인가/말것인가, 아들을 낳을까/딸을 낳을까, 기타 유전자시약 테스트를 통해 더 좋은 아이를 갖도록 하는 일련의 행동까지도 통칭한다면 이 글에서 논하는 "개인 우생학" 은 성선택 + 가족계획 이군요.
원래 "개인 우생학"이라는 용어가 있습니까? 제가 생각할땐 "개인 우생학"이란 표현이 형용모순 같아서요.
본문에서 썼듯이 제가 개인 우생학이라고 부른 것은 liberal eugenics와 비슷합니다. http://en.wikipedia.org/wiki/Liberal_eugenics
더 나은 민족(국가, 인류)를 위한 국가 우생학과 더 나은 자식을 위한 개인 우생학은 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형용 모순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우생학자들과 우생학 비판자들이 어떤 개념을 사용하는지는 앞으로 더 찾아보겠습니다.
답변 주신것에 대해 두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1. liberal eugenics 와 개인 우생학에 "어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둘을 구별하신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가요? (본문에는 둘의 차이가 나와있지 않아서요) 만약 그 차이가 결정적인것이 아니라면 개인 우생학 대신 그냥 liberal eugenics 라는 용어를 써도 괜찮지 않을까요?
http://en.wikipedia.org/wiki/Eugenic#Implementing_eugenics 에서 "mandatory eugenics or authoritarian eugenics", "promotional voluntary eugenics", "private eugenics"로 구분하는군요. 제가 국가 강제 우생학, 국가 장려 우생학, 개인 우생학이라고 부른 것과 일치합니다. 이 부분을 글을 쓰기 전에는 보지 못했습니다.
liberal eugenics는 "promotional voluntary eugenics"와 "private eugenics"가 짬뽕된 것 같기도 합니다.
2. liberal eugenics, 개인 우생학의 정의에 의하면 동물에게도 이 용어가 적용되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예컨대 이미 모든 동물들은 자신의 종 내부에서 성선택을 하고 있죠. 이에 대해 동물에겐 "의도"가 없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하신다면, "의도"라는것을 "(더 좋아보이는 짝찾기) 행동선택"이라고 규정해버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의도"라는건 검증 가능한 용어가 아니니까요.
anyway...
인간외의 모든 동물에 대해서도 liberal eugenics, 개인 우생학이란 용어를 적용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본문에서 "사실 인간을 비롯하여 온갖 생물들이 개인적 우생학을 고려하도록 설계되었다"라고 썼는데 취소해야겠습니다. 우생학에는 의식적 의도가 개입되니까요. 적어도 저는 우생학을 그런 식으로 정의할 생각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의식적 의도가 개입되지 않은 것을 우생학으로 부르는 일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논점과는 별로 상관이 없지만, 저는 때로는 "의도" 개념을 엄청나게 넓혀서 사용합니다. 바로 아래에 있는 <핸디캡 원리>를 참조하십시오. 아직 넓은 의미의 의도를 어떻게 명시적으로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의도 가능하고 과학적 규명도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요.
덕하님 답변으로 조금 더 명쾌해진것 같습니다. 다른 쟁점들과 더불어 우생학 역시 이쯤에서 저는 [빈칸]으로 남겨두도록 할게요. 이 (저만의) 빈칸은 다음에 제가 시간이 되면 언젠가 채워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