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실력이 좋다, 나쁘다'를 구분하는 기준은 뭘까?
- 언어학습에 있어서 직관의 중요성
토플 100, 토익 900 후반을 넘나드는 시험점수?
각종 지문을 모르는 단어없이 읽을 수 있는 어휘력?
외쿡인과 부담없이 술술 대화할 수 있는 말하기 능력?
두꺼운 영문 도서를 하루, 이틀만에 한 권 씩 읽을 수 있는 독해력?
미드, CNN 등등 영어 방송을 커피 한 잔 마시면서도 여유롭게 다 알아듣는 듣기 능력?
원어민이 쓴 건지 한국인이 쓴 건지 구분이 안될만큼 세련된 에세이를 쓸 수 있는 작문 능력?
위의 능력들 모두 한 개인의 영어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그 개념은 다름 아닌 '직관력'이다.
직관력!
말이 어렵게 들려서 그렇지 쉽게 말하면 '감을 잡는 센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즉, 영어를 만났을 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혹은 어떻게 내가 반응해야하는지를 감각적으로
포착해 내는 센스가 바로 직관력이 되겠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에이~ 비객관적이고, 정확하지도 않고, 뭐야 결국 감으로 때려 맞춘다는 거 아니야?'
그러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직관력은 단순히 'feel 충만한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에 바탕을 둔 '추측'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직관의 기본은 경험이다. 경험을 많이 하다보면 굳이 겪어보지 않아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머릿 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를 들어, 범인을 잡는 한 형사의 사례를 생각해 보자.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는 범인을 잡기 위해 여러가지 방도를 총 동원하겠지만 그가 가장 의지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직관이다. 수 많은 시간동안 범인과 사건을 접하며 단련된 프로의 감을 사용하는 것이다.
사실 여기저기 들 쑤시고 다니는 것보다는 직감적으로 일정 한도 안으로 용의자를 줄여 놓고 수사를
시작하며 그만큼 효율적이고 실제로 범인을 검거할 확률도 높아진다.
또한 전 GE의 훌륭한 CEO 젝 웰치도 본인의 저서에서, 직원을 고용해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력서에 드러나는 내용보다 면접관의 직관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한 조직에서 인사를 담당할 정도의
사람의 직관을 통해서 왠지 모를 찜찜함이 느껴진다면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그 사람을 채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직관력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힘이고 결정을 내릴 때 인간이 크게 의지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다시 언어적인 문제로 돌아와 보자.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겠는데, 내가 지금까지 언급했단 '직관력'이라는 개념을 떠올리며 대답해 보자.
"국어와 영어 둘 중에 당신의 직관력이 더 발달한 언어는 어느 것인가?"
아마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당신은 '국어'라고 대답할 것이다.
정답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국어에 대한 경험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것이 바로 당신이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즉, 모국어에 대한 개인의 직관력은 대단해서 왠만한 내용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자, 여기까지 내 논지를 잘 따라왔다면 왜 영어가 이해가 안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지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영어에 대한 직관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직관력이 부족하면 영어 단어나 표현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며
모르는 말이 나왔을 때 그 의미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거나, 각각의 단어는 모두 뜻을 알아도 총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파악할수가 없다.
여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예문을 하나 소개하겠다.
이해를 돕기 위해 배경지식을 잠깐 언급하면, 이 글은 국제적으로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 미국에서 일어나는
boomerang children 이라는 현상에 대한 내용이다. boomerang children이란 독립을 했다가도 도저히 살아가기가
힘들어서(경제적으로) 다시 부모에게 돌아가 한 집에서 살게 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아래의 예문을 보자.
The term boomerang children used to refer to young adults moving back in with their parents, but the recession
is forcing people in their 30s and 40s and older - often with a spouse and kids in tow - to bunk in with the
'rents until they regain their finanacial footing.
윗 지문에서 강조된 표현들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생각해 보자.
1. in tow
2. 'rents
두 질문에 대한 답은 이 글이 끝나는 곳에 남겨 둘 테니 곰곰히 생각해 본 후에 답이랑 비교해 보면 되겠다.
지금까지의 말을 정리해보면
영어를 이해하는 진정한 힘은 직관력에서 나오며
직관력은 경험을 많이 할수록 발달한다는 것이다.
영어에 대한 직관력이 강한 사람은 영어를 듣거나 보거나 말하거나 쓰는 모든 경우에 더 이상 '분석'하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영어를 대할 때 국어를 이해하는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말이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에게 '내가 배운 문법에서는 ~ 한데 왜 여기서는 ~ 식으로 쓰였나요?'라는 질문에,
'그렇게 쓰는게 맞는 거니까!'라는 식의 대답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가?
필자의 경우 한창 영어를 배우기 시작할 무렵, 저런 대답을 듣고 좌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해가 안되는데 그것이 맞다고 하니 얼마나 당황스러운가?
지금 생각해보면 다 직관력의 차이에서 온 격차라는 생각이 든다.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직관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한다는 것일까?
첫째, 짬밥이 차야 된다. 즉, 시간이 흘러 내공이 쌓여야 한다는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직관력의 기본은 경험에 있기 때문에, 영어를 더 많이, 오래 접한 사람의 직관력이
강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둘째, 영어에 대한 지식과 배경지식을 늘려야 한다. 당연한 소리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나도 다양한 선택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 더 언급하지는 않겠다.
마지막으로 '독서'다.
꼭 어려운 책이 아니더라도, 꼭 영문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이 읽고 생각해야 한다.
독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논리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나는 이쪽 분야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기가 조금 버겁지만
일반적으로 생각에 체계가 잡혀있거나 말을 잘하는 사람이 직관력도 뛰어나고, 그 이면에는 '많은 것을 보고 들은'
배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종종 발견한다. 독서는 간접적으로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게 도와주고 이를 통해 얻은 힘은
영어 속에 산발적으로 존재하는 의미들을 하나로 끌어올 수 있게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의미에 대한 이해도를 올려준다.
결국, 영어를 잘한다는 기준은 자기가 알고 있는 한도 내의 모든 것(표현, 문법, 배경지식)을
총동원했을 때 직관력을 바탕으로 올바른 의미를 얼마나 잘 끄집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영어를 직관력에 근거한 이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것이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한 바의 요지가 되겠다.
짜잔-!!!! 아까 도중에 언급했던 문제의 정답을 공개하겠다.
The term boomerang children used to refer to young adults moving back in with their parents, but the recession
is forcing people in their 30s and 40s and older - often with a spouse and kids in tow - to bunk in with the
'rents until they regain their finanacial footing.
1. in tow: '줄 안에서'라는 문자 그대로의 뜻과 '마누라, 자식들'이라는 표현이 연결되어 있고, 글 전체의 내용이 boomerang처럼 집으로 돌아오는 현상을 종합적으로 볼 때, 이것은 '함께 데리고 온다'는 의미이며 좀 더 생동감을 살린
표현은 '줄줄이 딸고' 정도로 생각하면 좋다.
2. 'rents: 사전에 안나온다. rent는 빌리거나 집세라는 말인데 그 뜻으로 보면 전혀 감이 안온다. 이럴 때는 문장과 전체
글이 그려내고자 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좋다. 아이들이 독립했다가 30, 40대가 되어서 마누라, 아이들까지 데리고
다시 부모(60, 70대)의 집으로 돌아오는 광경을 생각해 보자. 이렇게 되면 한 집에 3 세대가 몰려 있으며, 다시 말하면, grandparents, parents, kids 가 함께 산다. 그리고, '는 흔히 문어에서 스펠링을 생략할 때 많이 쓰인다는 점을
고려해서 (실제로 규칙으로 있는지 없는지 몰라도 '를 이용해 readin' 처럼 생략한 경험을 떠올릴 수 있다) 맞춰보면,
아하!~! 'rents는 부모, 조부모를 통틀어서 지칭하고자 사용한 표현이구나- 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첫댓글 언젠가 한 교수님이 " 매일 매일 열심히 공부하는 1학년보다, 4년 내내 수업시간 마다 졸기만 한 4학년이 더 실력이 낫다." 고 하신 게 기억나네요. 역시 짬밥의 힘이란 @.@ .. 저도 100% 동의하는 글입니다. 감사 ㅋㅋ
늘 감사합니다 :)
오~~ㅋㅋㅋ
역시 모든일에서도 경험이 필요하더시 영어공부에도 작용되네요 감사합니다
네- 어디나 짬밥의 비중이 크죠 ㅎㅎㅎ
감사. 맞는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
ㅠㅠ 어렵네요 ㅠㅠ
살아가면서도 직관력은 중요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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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 경험이 필요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