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김복수
누구나 산다는 것은
아버지와 아들의 지문이 다르듯이
결코 같을 수 없지
아버지는 평생을 술로 사시면서 세상을 떠도셨지만
아들인 나는 술을 입모금도 못하면서 우물 안 올챙이처럼
고향에 흙만 파먹고 살았지
농사꾼은 농사꾼의 삶이 있고
학자는 학자의 삶이 있듯이 결코 같을 수는 없지
그러나 마지막 뒷모습은 하나 같이 닮아 있었지
시인 문정희는
"산다는 것은
거미줄을 타고 허공을 오르는 것
곡예를 하듯 오르고 또 올라가보면
아무것도 없지/ 허공뿐이지" 라고 했다
사람마다
사는 모습은 저마다 달라도
뒷모습만은 너도 빈손 나도 빈손인 것을
나는 오늘도
허공을 쓰네
빈손을 쓰네
첫댓글 안녕 하세요
올리신 창작글보며
지하철출근 하며 잠시
시인 님생각에잠기곤 해요
늘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