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보니까 종정 선거를 한다 해서, 고승들, 원로 스님들이 많이 서울에 많이 왔다, 그래서 뭐 어디 합천 해인사 부방장이 와 있다, 그래요. 내가 이 사람 얘기를 안 하려고 했지만, 이 사람이 중 중에는 괜찮은 중이었습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고 나서 설명을 하겠습니다.
내가 찾아가서 만났어요. 만났는데 자기가 그러더구먼. 일본에서 학교에 다녔다든가 어쨌다든가, 뭐 불교의 영향을 받아서 일본에서 중이 되려고 하니까, 유학생들이 이왕 중이 되려면 한국에 가서 중이 되지, 왜 여기서 중이 되느냐? 그래서 한국에 들어와서 중이 됐다.
그런데 자기는 깨달음을 얻고 쉬겠다, 그래서 중이 된 지 사십몇 년이 됐는데, 사십몇 년 동안 앉아만 있었대요. 여러분 소문 들었지요? 합천 해인사에 가면 뭐<
회원 :
큰스님 말고 부방장 했던 혜암 스님이라고, 사십 년 동안 자리에 안 눕고 가만히 앉아서 참선한다고,
여래 :
그래서 탁 만났지. 내가 처음에는 좀 아는 사람이다, 이렇게 만났는데, 나중에는 만나서 딱 그랬어요. 깨 놓고 이야기해서, “당신하고 나하고 나이를 따진다면, 이건 비교도 안 된다.”이랬어.
그리고 두 번째 내가 한 말이 그렇습니다. “당신과 나와 공덕을 따진다면, 당신의 공덕은 티끌이요 나의 공덕은 태산이다.”이랬어요. 이게 내가 그 사람에게 한 말입니다.
“나이를 따지면 내가 그보다 한없이 많고,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고, 공덕을 따진다면 너는 티끌이요, 나는 태산이다.”이랬어요. 그 증거를 오늘 너는 볼 수 있을 것이다.
깨달음이란 너희들처럼 한쪽 다리를 들고 백 년을 서 있어도 깨닫는 게 아니고, 거꾸로 물구나무를 오천 년을 서도, ‘야, 이렇게 물구나무를 서 있어도 이게 별거 아니다.’ 이거밖에 모른다.” 물구나무를 뭐 백 년을 서 있으면, 그 방면에 대해서는 도가 트지. 그렇지만 그 하나밖에 몰라. 물구나무를 100년을 선다 해도 많이 눈을 뜨는 것은 아니다, 이거야.
“너에게 선근이 없는데 네가 어떻게 착한 길을 알겠느냐? 그건 안 된다.”이랬어. “나는 나 자신을 완전한 깨달은 자라고 말한다.”라고 이랬습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이 나라에서 그래도 조금 알아주는 사람인데, 제 말마따나 가만히 앉아있었는데도 이성철이가 붙잡고는 부방장 직책을 주고, 딴 데 가지 말라고 절도 좋은 걸 하나 줬다, 이러더구먼. 자기 앞으로 등기를 했대요. 합천 해인사 가면, 자리 좋은 데다 하나 해서, 합천 해인사 중에서는 자리도 좋은 자리더구먼. 그 건너편에 줬다, 이래. 그렇게 이야기를 합디다.
그런데 내가 그 이야기를 해줬어요. “네가 무엇을 아느냐? 아는 게 있으면, 나에게 하나만 이야기를 해 달라.”이랬어요.
“나는 외국을 여행을 많이 했는데, 외국에는 가면 그래도 큰 중이나 철인들이나 대학 총장이 모른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데, 한국에는 아무리 다녀도 정작 가르친다는 사람들 만나보면 모른다는 사실도 아는 자가 없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말이, “그래도 외국에 있는 스승들이 한국 사람보다 많이 앞섰더라.” 왜냐? 그들은 모른다는 사실 한 개는 알았는데, 이 나라에는 너무나 캄캄한 장님이, 눈도 마음도 멀다 보니까, 모른다는 사실도 모르는 거야.
그러니까 거짓말인지 진실인지 자기가 진실과 거짓조차도 구분 못 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제 물으라, 했어요. “내가 당신을 만나려 한 것은 당신이 ‘깨달음을 원한다.’ 하므로 만나려 한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현재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고 나는 알아주는 사람도 없으니, 내가 너의 스승이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너의 친구가 돼서 너의 깨닫는 일을 좀 도와줄 것이니까 물어라.”이랬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많은 걸 물었어요. 그래서 내가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구경각에 관해서 묻겠습니다.” 이래. 그게 반야심경입니다.
그래서 내가 말했습니다. “저 반야심경은 너희가 천년을 봐도 모르는 것이다.”이랬습니다. “너희가 너희끼리 장님이 천년을 보고 귀신에게 가서 물어도 저 반야심경은 모르는 것이다.”이랬어요.
내가 이런 말을 일반 중이나 불교 경전을 한 번도 안 읽어 본 사람에게, 들은 소리만 풍월만 가지고 된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뺨을 맞든가 봉변을 당해도 많이 당했을 것입니다만 그 사람은 그래도 40년 동안 남 보는 데 앉아있었으니까, 눕고 싶어도 안 보는 데 누웠는가 안 누웠는가, 내가 확실히 모릅니다. 왜냐하면, 40년 동안 본 일이 없으니까. 하하하. 그런데 사람들 보는 데는 분명히 앉아있었을 것이거든. 그러니까 그것도 대단히 고역이에요. 나는 뭐 좀 고단하면, 사람들 보건 말건 쫙 다리 펴고 눕는데, 그것도 참 큰일이라서,
질문 : 40년을 앉았다 하면, 그게 정말일까요?
여래 :
글쎄 뭐 내가 여기 구경시켜 준다고, 한번 오라고 하면 단번에 올 겁니다. 지금 합천 해인사에 있으니까 자기 아무것도 모르고 그러는데, 사람들은 구름같이 찾아오고 해서, 해남 삼천에 어디 가면 절이 있는데, 그 암자에 하나 여기 주소를 적어 놨는데 날 보고 찾아오라 해서, 그런데 내가 뭐 긴 이야기 하면 너무 거석할 거고 하니까, 찾아올 주소를 적어줘요.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이, “당신에게 가봐서 없으면 어떻게 할 거냐? 내 차비만 날리지.” “당신은 여기 가만히 앉아있으면,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니까 뭐 헛소리나 하면 돈도 많이 갖다 주고 절도 세 번씩 하겠지만, 나는 이렇게 다니다 내 돈 떨어지고 나면 돈 주는 사람도 없고 절하는 사람도 없고 밥 한 그릇 주는 사람도 없다.
그리고 뭐 집은 한 칸 있지만 그걸 팔아서 내가 당신 만나러 다닌다고 하면, 우리 마누라가 나를 가만히 안 놔두려고 할 거니까, 도저히 그건 안 된다. 그러니까 내가 당신을 찾아가거든, 당신이 차비는 줘야 한다.” 이랬거든. 그러니까 이제 상세히 가르쳐줘요.
여기 어느 절에 오면 거기에서 면에 내리면 절까지 가는 차가 없다네. 택시 같은 게 못 다닌대요. 그러니까 지프차가 하나 있으니까 그걸 타고 오면 절터 가는데 만 원을 줘야 한대요. 그리고 거기서 암자까지 한 30분 동안 걸어 올라가면 되는데 길을 늦게 닦아 놨다, 이거야. 그런데 시자가 “우리 스님 깨닫고 죽도록 조금 도와 달라.” 이러더군.
그런데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서울 그 조계사에서 법문했던 내용을 한 번 들었어요. 자기가 조계사에 와서 법문을 한 번 했는데, 조계사 생기고 나서 최고 사람이 많이 모였다는 소문이 났다, 이래요.
그래서 내가 하도 그 신기해서 물어봤어. “당신이 도대체 무슨 법문을 했길래, 그렇게 사람이 많이 왔습니까?” 그러니까 뭐 사람들이 자기 말을 한 번 들어봤으면 좋겠다, 해서 사람들이 청해서 왔는데, 할 말도 없고 알고 보니 이랬대요. “내가 당신들이 내 얼굴만 한 번 보면 속이 시원하겠다, 해서 내가 여기 나왔소. 많이 보시오.” 이러니까 박수를 많이 치더래요. 그래서 “여러분이 박수를 많이 치고 이렇게 기뻐하니 내 한 마디 더하고 내려갑니다.” 하고 내려왔다네. 법문이 그게 다야. 그 소리 듣겠다고는 뭐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더라, 이거예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이런 사실, 들으면 자기가 깨달아지는 말은, 아무리 해도 사람들이 이 정도밖에 더 안 와. 하하하.
그래서 사실은 내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이, 내려오는데 봉투에 3만 원 정도 넣어 주더군. 시자가 따라와서 주데. “차비가 없다.”이랬더니, 찾아오라고 해서 차비를 3만 원 정도 준 모양인데, 그것은 써버렸고, 하하하!
내가 하는 말이 실제 중을 가르치는데 공짜배기를 가지고는 안 되는 겁니다. 무엇이냐 하면, 그들이 스스로 체면을 무릅쓰고 여기에 와서 배우려 한다면, 저는 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깨닫고 죽는 거하고 깨닫지 않고 죽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깨달으면 스스로 자기의 한을 버릴 수가 있지만, 무지하면 그 한을 버릴 길이 없어요.
무엇인가 자기의 마음에 깨달음이 있으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업장을 소멸시킬 수 있는 능력도 자기에게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깨달음이 없이 뭘 가지고 자기의 무지를 버릴 것이야? 그게 불가능하다. 자기의 무지를 버릴 수가 없다는 것이야.
그러니까 “네가 네 일생에 가장 큰 일을 하는데, 뭘 그러느냐?” 그랬는데, “종정 선거가 끝나면 내려가면서 전화를 하겠다.” 하더구먼. 아직 전화가 안 오는 거 보니까 종정 선거가 끝났는가? 서울에 거기 뭐 잘 차려주고 이러고 하니까, 아직 거기 앉아있는지 모르겠네.
1991년 4월 13일 동대신동 달마원에서 여래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