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다녀가신 보살님은
오늘이 동짓날인줄 알고 오셨답니다.
연세가 칠십은 되는 보살님이신데
절에 자주 오시지 못하는 까닭이 있다 하시며
제가 일하러 나가다 보니 그렇습니다 스님
하고 미안해 하십니다.
어디로 일을 다니시는가요 물으니
가까이 있는 면에 밤을 까는 작업장에 가시는데
차로 태워 가고 태워다 주면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나가서 일을 한답니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고 기계에서
밤껍질을 까고 속껍질까지 어느 정도 벗긴 상태에서
당신들 손에 오면 미처 벗겨지지 않은 속껍질을 벗겨
말끔하게 하는 일을 하신다 합니다.
위험하지는 않은가 물으니
칼을 사용하기는 해도 위험하지는 않고
그저 아침 여덟시부터 오후 다섯시까지 일하는데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면 병도 생길것인데
그렇게 나가서 일도 하고 같이들 이야기하니
하루 가는 것이 재미있다고 합니다.
시간당 보수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지만
칠십대 노인으로는 한달간 모으면
적잖은 용돈벌이가 되니 건강만 허락하면
꾸준히 나가실 것이라 하시는군요.
공주 밤이 고대시대부터 유명하더니
지금에 와서도 공주 사람들의 경제를
이익되게 하고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밤입니다.
절에는 자주 오시지 못하여도
밤을 하나 깎으시면서 나무아미타불 하시고
밤을 하나 내려놓으시면서 나무관세음보살 하시면
저절로 줄타불 떼보살 천타불 만보살이 되실테니
부처님전에 미안한 마음 갖지 마시고
열심히 건강하게 일하시라 격려하였습니다.
하루 대략 얼마만한 양의 일을 하시는가 여쭈니
약 30킬로를 깎게 되는데 일하는 분들이 열분이라
일년 열두달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라 합니다.
공주는 밤을 활용한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밤국수 밤빵 종류 밤가루 스프 밤꿀 밤막걸리 등이고
밤 모양을 활용해 만든 윷등도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옥마을에 알밤 홍보매장이 만들어 질 때
어줍잖은 시를 하나 지어서 선물하였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공주 알밤의 노래
자식 보호하는 본능으로
빼곡한 가시를 옷 삼아서
삼남매 귀히 기르시려
여름내 인고의 시간 보냈네
출산 시기 저 먼저 알아서
어미 몸 열고 저리도 고운
삼형제 하나둘셋 나투네
겉은 셋이요 속은 넷이 된
쪽밤도 품어안고 키운후
곁불로 회향하는 어미의 삶이여
보살님은 동짓날이 다음주 월요일이면
출근해야 하므로 다시 오기 어렵다며
스님이 알아서 축원해 주십사
동참금을 부처님 전에 올리셔서
나는 새해 달력을 드리는 것으로
년말 인사를 대신 하였습니다.
노년을 무료하게 보내시기보다
무엇이라도 당신 할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좋아 보입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첫댓글 _()_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공주 밤으로 만든 맛있는 식품들에....
노보살님의 정성의 손길이 담겨있네요.
노보살님을 비롯한 어르신분들 모두 ...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함께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