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저는 동대구역에서 ktx에 몸을 맡긴 채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저는 열차 내에서 시험 대비를 최종 마무리하기 위해 특급(2)배정한자 중 생소하고 어려운 한자를 계속 손으로 집어 나가면서 속으로 훈과 음을 되뇌어 보았습니다.
독음과 훈음 문제는 평소 시험대비 할 때에는 쉽게 외워가면서 공부했는데, 실제 시험장에서 시험칠 때는 왜 그리 낯선 한자가 많이 보이는지...
그 후로 배정한자 옆의 장단음과 부수까지 한 번 훑어봤습니다. 사실 부수는 시험칠 때 잘 풀어낼 수 있었지만 장단음이 문제였습니다. 제가 장단음을 공부할 때에는 장음으로 된 한자만 철저히 발음해보면서 속으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느낌이 오지 않을 때는 그냥 이런 글자가 있구나 하면서 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열차 내에서 한자 쓰는 건 좀 힘들어서 중앙대에 가면 마지막으로 한자쓰기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2시가 지나서야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식사도 해야 되고, 혹시나 늦으면 시험을 못 볼까봐 조급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서울역 밖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특급2 시험을 볼 때를 기억하면 이 정도 시간이 남으면 충분히 도착해서 시험 최종 마무리를 잘 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택시를 타고 중앙대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발생할 거라 예감되는 일이 또 발생했나 싶었습니다. 용산에서 저녁에 시위를 할 모양인지 경찰버스가 우리를 양옆으로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을 한 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도착했습니다. 중앙대 정문에 도착했을 때 1시 30분이 지났습니다. 저는 식사하러 식당에 가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곧장 중앙대 특급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요번 회는 저번 회랑 다르게 특급이랑 특급2 수험생이 한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얼른 고사실에 들어가 1급 쓰기 배정한자, 반의어, 동의어, 약자 등 쓰기 시험으로 나오는 유형들을 서둘러 특급2책에서 훑어보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느덧 시험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어떤 문제가 나올 지, 난이도가 어떨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또 시험 고사장에는 특급(2) 시험을 대비하고 계신 어르신들의 엄숙함을 제 주위로부터 느꼈으며, 이런 분위기는 결시생 분들의 빈자리까지 채운 것 같았습니다.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수험생들이 고개를 숙인 채 시험에 집중하였으며, 고사실에 감독관 두 분만 계신 듯이 그 넓은 곳에서 정적이 느껴졌습니다.
시험 문제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처음에 독음문제부터 어렵고 독특하게 느껴졌습니다. 글 안에 있는 단어를 뽑아서 출제한 것이었습니다. 이 시험은 1급이상 한자쓰기(40문제)시험에서 나오는 본문 형태랑 비슷해 보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한자 쓰기 문제였는데 기출 문제랑은 반복되는 문제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한자 쓰기 문제는 대부분은 뜻을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된 것 같았는데 꼭 몇 문제씩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한자어나 일반 사전에도 없는 낯선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실제로 '구폐하다'에서 구폐를 쓰는 문제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페이지에서부터는 저번 41회 특급시험과 문제 유형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기출 문제를 풀어보니 문제유형에 적응이 된 느낌이 들어서 큰 어려움 없이 잘 풀어나갔습니다. 반의어와 동의어는 한 글자 쓰는 것보다 두 글자 쓰는 문제가 더 어려운데 이는 특급2 수험서를 잘 활용하면 많이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페이지 마지막 10문제는 뜻풀이었는데 이는 기출된 문제가 반복된 것이 하나도 없고 특급2 지침서에서도 안 나와서 약간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갔습니다.
시험이 끝나자 사람들이 많이 퇴실하였으며, 발길을 돌리는데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저는 시험시간을 100분 다 활용한 뒤에 담담한 심정으로 퇴실하였습니다. 고사실 계단이 딸린 복도에서는 어르신들이 답을 서로 확인하는 말씀이 서로 오고 갔습니다. 저는 시험 끝나고 퇴실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요번 시험이 어렵게 여겨졌다고 대충 짐작하면서, 다시 집으로 기차를 타고 갔습니다.
한 9시 쯤 집에 도착해서 가채점을 해보고, 특급2와 1급 시험이 어땠는지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요번 시험에는 특급2 시험이 상당히 어려웠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급 시험도 다소 어려워 보였습니다. 이제야 고사장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1급은 그 옆 고사실에서 실시해서 잘 몰랐지만 1급 시험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맞추기 힘든 문제가 많이 나와서 수험생들이 시험문제를 보면서 매우 긴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요번 42회 시험에서는 200문제짜리 시험 모두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어문회 시험 1급 그 이상의 어려운 급수를 합격하기 위해서는 일단 커트리인에서 10점 이상 점수를 목표(시험이 어려웠을 경우)로 안전하게 목표점수를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의 기출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서 그 문제의 답을 거의 다 외울 때까지 봐야 할 것입니다. 또 자신이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유형별로 나눠서 몇 개 정도 맞는지 확인을 해야하며 최대한 덜 틀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요번에 계획한 유형별 맞는 개수 목표를 설정한 것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독음 48개이상, 훈음 30개이상, 한자쓰기 35개이상, 장단음 5개이상, 부수 9개이상, 약자 3개, 동의어와 반의어 17개이상, 뜻풀이 5개이상, 완성형 13개이상, 동음이의어 8개이상 맞추기)
이렇게 하면 173개 이상이란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저는 항상 이 정도의 점수를 획득하려고 항상 노력하였고, 시험결과 또한 목표 점수에 맞게끔 나왔습니다.(42회 시험점수 - 178점)
저는 특급 2 합격 이후로 특급 시험을 2개월에 2~3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쉽게 쉽게 한자공부를 하고 특급시험에 합격한 것은 아닙니다. 위의 공부 방법에서처럼 기출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여 유형마다 어느 급수의 한자가 나오는지 파악하며, 특급2 수험서에 있는 내용과 1급 수험서의 많은 부분을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암기하였습니다. 1급 합격하기 전의 여러 번 실패를 극복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어문회 시험 유형을 확실히 하나하나 파헤쳐나갈 수 있는 내공이 쌓이게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어문회 시험 응시하신 모든 여러분들 한자시험에 대한 열의에 대해 감사드리고 비록 떨어지셨더라도 꾸준히 열심히 한자시험 대비하셔서 꼭 합격하길 바랍니다.^^
첫댓글 우와~~178개로 합격하셨다구요??놀랍습니다..저번에172개가 최고점수였던것 같은데..대단하십니다. 저도 이번에 180개를 목포로 했는데 그만176개로..ㅠ.ㅠ.다음엔185를 목표로 노력해 볼랍니다. 뒤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훈장님은 특급시험을 계속 응시하려고 하시네요.. 저는 요번회 특급합격으로 어문회 시험 응시를 끝마치고자 합니다. 물론 제가 178점맞은 거는 사실이지만, 훈장님께서 획득한 점수가 176점인데. 2개차 정도면 단지 근소한 차이라 생각됩니다. 훈장님도 요번 특급시험 합격하실만큼 높은 수준(높은 점수 포함)에 도달하였으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훈장님도 특급 합격 축하드려요!
꽤나 자세한 후기네요.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부탁합니다.
오 님께서는 까페에서 가장 활동적이신 분 아니세요? ㅋ 제 글 좀 길지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공부방법(합격후기)올리는 등 많은 활동하겠습니다. 또 여러분들께서 어문회 시험 공부하는데 어려운 점 있으면 도와드리겠습니다.
합격 축하드려요~~^^*
예^^ 감사합니다. 혹시 희망사랑님도 요번시험 합격하셨으면 정말 축하드려요 ㅋㅋ
특급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하시어 한학계의 큰 선비가 되시길...
감사합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한자 뿐만 아니라 한문 공부에도 열의를 갖고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선생님의 검정회 사범 실력이 매우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아직 검정회 사범 실력에 미치지 못할 만큼 한문공부에는 미숙하지만 앞으로 선생님처럼 열심히 한문공부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하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너무 감사드려요^^ 특급은 1급 합격자분들이 충분히 도전해서 합격할 수 있는 급수 입니다.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전 그리 대단하다고 여기지 않았지만 대단하다고 하신 관운장님 감사드립니다. 그저 어문회 시험대비를 열심히 하였지만 아직 한문공부에 쫌 미숙한 것 같에서요.ㅠ관운장님도 혹시 요번시험 합격하셨다면 축하드립니다!
합격 축하드립니다
예^-^ 감사합니다!ㅋ
42회 특급2에 합격했네요. 이제 특급을 향해 가야하는데 교재도 아직 안나와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금 막막하네요 혼자 공부를 하다보니 좀 지치기도 하지만 이곳에 와서 많은 힘을 얻습니다. 마지막 단계를 향해 꾸준히 전진할까 합니다.
예^^ 특급2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ㅋ 제 생각에 요번 특급2시험이 지금까지 시행된 특급2시험 중 최고 어려웠던 것 같았습니다.ㅋㅋ 특급은 특급2랑 한자쓰기, 독음문제에서 격차가 다소 크지만, 약간 어려울 뿐입니다. 특급 교재는 없지만 특급 2 교재만 활용하여도 특급 시험을 대비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또한 많은 분들의 합격후기를 보고 감동을 받을때가 많습니다. ㅋ 열심히 하셔서 꼭 특급까지 합격하시길 기원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