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 빌라길
제3피치를 오르고 있는 이지민
인수봉 페이스의 진수를 맛보려면 ‘빌라’길을 올라라!
인수봉 바윗꾼들의 꿈의 로망은 ‘빌라’길을 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빌라’길은 누가 뭐래도 ‘인수봉의 명품길’로 인정받는다.
32년 된 ‘빌라’길은 지금도 최고의 인기루트로 대접받는다.
인수봉 ‘빌라’길은 한마디로 인수봉의 명품길로 자리매김 한지 오래되었다.
인수봉에 전체 총85개의 루트가 있으며 이중에서도 등반이 이루어지고 있는 루트들은 50여개의 길들이다. 이중에서도 심우, 취나드A, 취나드B, 의대, 인수B, 크로니, 동양, 하늘, 거룡, 빌라 등은 인수봉의 대표루트 10선이며 인수봉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루트들이다. 사실 인수봉을 등반하는 사람들은 이 루트들을 올라봤을 것이다. 이 루트들의 성격을 들여다보면 크랙과 페이스, 슬랩 등 다양한 등반형태를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빌라’길은 인수봉 남면의 페이스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난도 루트이다.
‘빌라’길은 1971년부터 개척을 시작하여 공백기간을 걸쳐 1974년 가을에 개척된 남면에 자리하고 있는 루트이다.
‘빌라’길을 개척한 사람들은 서울고등학교 출신들인 마운틴빌라 산악회 장경덕,이상경,허경열,이건성,윤지현,김용하씨 등이 개척한 루트이다.
이밖에도 마운틴빌라 산악회에서 개척한 루트들은 병풍암 빌라길(1969년), 도봉산 주봉 빌라길(1974년), 설악산 울산암 좌측 크랙코스(1967년), 등 10여개 이른다. 국내 암장들의 대표적인 루트들이 1970년대 전후에 개척된 것을 보면 마운틴빌라 산악회도 때를 같이 하여 열정적인 활동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빌라’길의 루트를 보면 한마디로 대단하다. 1970년대 초에 인수봉 남면 페이스에 길을 뚫는다는 것 자체가 한마디로 대단한 발상이다.
왜냐하면 당시에 등반성격을 보면 크랙을 따라 등반라인이 설정되며 페이스를 연결할 때면 다다닥 볼트를 박아서 연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빌라’길의 볼트간격은 멀어서 볼트길로 말하기는 차이가 있다. 물론 개척자중의 한사람인 허경렬씨의 키가 190Cm의 장신이어서 허경렬씨가 박은 곳은 볼트의 간격이 멀다고 한다. 1980년 이전에 인공등반을 하던 때는 볼트간격이 멀어서 애를 먹었겠지만 지금은 볼트 간격이 멀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은 페이스에 박혀 있는 볼트를 잡지 않고 프리클라이밍을 하기 때문이다.
‘빌라’길이 명품길로 인정받으며 등반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제2피치의 페이스(5.12a)를 등반하기 위함이다. 인수봉을 찾는 사람들은 빌라길 제2피치 페이스를 해보고 싶은 열망이 항상 잠재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인수봉을 찾는 사람들은 ‘발라’길을 해봤냐고 물을 정도이니 ‘빌라’길을 해보지 않고는 인수봉을 올랐다고 할 수 없는 실정이 되었다.
우리나라 페이스 프리클라이밍의 발판이 마련된
‘빌라’길은 지금도 강력한 페이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루트이다.
‘빌라’길 제2피치 페이스는 총길이 28m 이며 슬랩을 타고 오르다 페이스로 접어드는 루트이다. 국내 프리클라이밍 시작은 1980년대 중반부터이다. 인수봉, 선인봉 남측, 코끼리바위, 호랑이굴 크랙 등 인공등반을 하던 크랙위주의 루트에서 프리클라이밍을 시도했고 이 루트들이 하나하나 프리클라이밍으로 등반되면서 자연적으로 크랙위주의 루트에서 페이스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흐름이였다.
1980년대 중후반에 인수봉 ‘빌라’길의 페이스는 시민산악회 심재홍씨로부터 프리클라이밍으로 성공을 한다. 한마디로 대단한 일이였다. 상상도 못했던 페이스에서 난이도 5.12a의 등급을 매기며 완등을 하고나니 자연스럽게 국내 프리클라이밍의 열풍은 페이스로 연결되었다. 한마디로 획기적인 도전 이였으며 페이스의 새로운 장르가 펼쳐진 것이다.
단기간에 크랙에서 페이스로 발전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후 빌라길 제2피치 페이스는 명품길의 초석이 되었으며 지금도 클라이머들을 끊임없이 이곳 페이스를 맛보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인수봉 ‘빌라’길은 총길이 165m, 총6피치로 구분된다. 제1피치 크랙 40m, 난이도 5.8, 제2피치 페이스, 길이 28m, 난이도 5.12a, 제3피치 페이스, 길이 17m, 난이도 5.10b, 제4피치 슬랩, 길이 20m, 난이도 5.11c, 제5피치 슬랩,크랙, 길이 40m, 난이도 5.9. 제6피치 크랙 인공등반, 길이 20m, 난이도 A2 등으로 구분된다.
루트소개
제1피치 길이40m 크랙이며 난이도는 5.8, 쉽게 오를 수 있는 피치이다.
대부분 완경사로 이어지며 좌향 크랙으로 되어있다. 오른발을 크랙에 재밍하여 딛고 왼발을 슬랩을 내어 딛고 좌측으로 중심이동을 하면서 오르면 편하다. 약10여m 오르다 오른쪽에 볼트 한 개가 있으며 거의 다 올라가서 두 번째 볼트가 우측에 한 개 박혀있다.
제2피치 길이 28m, 페이스이며 ‘빌라’길의 대표피치이며 난이도는 5.12a 등급이다. 인수봉에서는 고난도 피치로 들어간다. 사실 빌라길을 오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곳 제2피치를 오르고자 함이다. 그래서 대부분 클라이머들은 이곳 제2피치 페이스만 오르고 이곳에서 하강을 하기도 한다. 경사는 약80도 정도이며 부분적으로 홀드가 정해져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는 피치이다. 볼트는 총8개가 박혀있으며 비교적 멀다. 마지막에 박혀있는 8번째 볼트는 프리클라이밍으로 오를 때는 사용하지 않고 우측으로 트레버스 하여 끝을 낸다. 따라서 프리클라이밍 등반 시 총7개의 볼트를 사용하게 된다. 요즘에 프리등반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볼트의 간격이 조금 멀다고 느껴질 것이다.
슬랩으로 약4m 오른 뒤 우측으로 볼트가 한 개 있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페이스등반이 시작되는데 좌측으로 이동하면서 작은 홀드들이 형성되어있다. 두 번째 볼트에 로프 클립을 하고 첫 번째 볼트의 퀵드로우는 회수하는 것이 로프 유통이 잘된다.
세 번째 볼트까지는 홀드들이 양호하다. 하지만 세 번째 볼트가 멀리 박혀있어 키가 작은 사람은 바듯하게 클립을 할 수 있다. 이곳 세 번째 볼트에서 곳바로 직상하거나 좌측으로 돌아가거나 해야 하는데 좌측으로 돌아가면 홀드가 좋은 편이나 추락하면 우측으로 패대기칠 확률이 많아 부담스럽고 곳바로 올라가는 것은 홀드가 아예 없다시피 하여 까다롭다. 이곳이 두 번째로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이곳 세 번째 볼트구간을 지나면 양호한 홀드로 약5m 오르게 되며 네 번째, 다섯 번째 볼트가 나온다. 다섯 번째 볼트를 지나 좌측으로 이동하여 우측으로 올라서게 되는데 이곳이 크럭스 전구간이다. 양호한 언더 홀드를 왼손으로 잡고 여섯 번째 볼트에 로프 클립을 한다.
여기서부터 5.12a의 구간 크럭스가 시작된다. 왼손으로 언더홀드를 잡고 우측으로 발을 벌여 딛고 밴드를 따라 작은 미세홀드를 잡고 퀵드로우에 로프클립을 한다. 마지막 볼트 좌측의 벙어리 홀드를 왼손으로 잡고 우측으로 팔을 뻗쳐 밴드홀드를 잡고 우측으로 약2m 이동하면 쌍볼트가 나온다.
제3피치는 길이 17m, 난이도 5.10b의 구간이다.
전체적으로 큼직한 밴드를 따라 우측으로 올라가는 구간이며 홀드가 양호하고 길이가 짧아 쉽게 오를 수 있는 피치이다.
제4피치는 길이 20m, 난이도 5.11c의 슬랩구간이다. 슬랩의 경사가 가팔라서 쉽지 않은 구간이다. 볼트 2개를 지나 약10m 정도 오른 후 밴드를 따라 우측으로 6미터 정도 이동하면 검은 흑점이 나온다. 이곳 흑점에서 왼발을 흑점에 딛고 일어서야 하며 볼트 한 개를 지나 반반한 테라스에 제4피치의 쌍볼트가 자리하고 있다.
제5피치는 5.9의 비교적 수월한 구간이다. 이곳은 원래의 ‘빌라’길은 좌측으로 40여m 이동하는 구간이나 정상적인 길로 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마지막 크랙 인공등반 구간이 노후 되어 등반이 불가능하고 빌라길이 좌측으로 이동해서 인수봉 서면 하강지점 가까운 곳에서 곳바로 정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4피치 쌍볼트에서 아예 ‘빌라’길로 가지 않고 좌측에서 정상으로 연결되는 ‘에코’길의 미세크랙을 따라 정상으로 올라서 끝을 맺는다. ‘빌라’길을 오르고 나면 서면 하강지점 바로 코앞이다.
빌라길의 형태를 보면 크랙과 슬랩, 미세한 홀드의 연속으로 연결된 페이스의 강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며 가파른 슬랩에서 짜릿한 맛을 느끼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루트이다.
인수봉 찾아가는 길
인수봉을 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지하철 4호선(상계방면)을 타고 수유역에서 내려 버스 153번, 120번을 타고 우이동 종점에서 내린다.
승용차는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264번지 도선사주차장으로 간다. 도선사 주차장(무료)은 30여대의 주차공간이 있지만 평일은 주차가 가능하고 휴일에는 자리가 없다. 따라서 우이동 버스종점 앞에 있는 사설주차장(당일10,000원)을 이용하고 택시를 타거나 걸어서 도선사주차장까지 올라가야 한다.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합승 택시를 이용한다면 올라갈 때는 1인당 2,000원, 내려갈 때는 1,000원을 받는다. 도선사주차장에서 백운대방향으로 어프로치가 시작되며 하루재를 넘어서면 인수봉이 바라보이며 ‘경찰구조대’와 ‘국립공원사무실’을 좌측에 두고 인수봉이 보이는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도선사주차장에서 인수봉까지는 약1시간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