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한 아내가 막 현관에 들어서는
남편에게 다가가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여보, 아무래도 어머님이 늦바람나셨나 봐,
어제는 안경을 사내라고 하시더니,
좀전엔 생전 안 하던 염색을 하셨지 뭐야?"
.
아내의 너스레에 아들은 볼멘소리를 던졌습니다.
"다 늙어서 왜 안 하던 일을 하고 그러신대?"
우연히 아들 내외의 대화를 들은 노모는
멋쩍어하며 부엌으로 갔습니다.
.
노모는 언제 장만했는지
돋보기를 끼고 쌀을 씻으셨습니다.
며느리는 그런 노모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남자친구가 생겼나 싶어 눈치를 살폈습니다.

식탁 앞에 아들 내외가 앉자
, 어머니가 먼저 침묵을 깼습니다.
"안경은 인자 됐다.
엊그제 느이 아들 밥그릇에 흰머리가
하나 들어 갔나 보더라.
애가 어찌나 화를 내던지......
.
이제 안경도 끼고 머리도 염색을 했으니까
그럴 일 없겠지."
아들은 그제야 어머니가 왜 돋보기를
사달라고 하셨는지,
왜 하얗게 센머리를 염색하셨는지
깨달았습니다.
.
아무 말 못 하고 고개를 숙인
아들의 눈에 그렁 그렁 눈물이 맺혔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어머니께서 자식을 위해
무언가 해주기만 바랐을 뿐,
어머니의 머리가 그새 온통 백발이 된 것도
아들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옮긴글입니다.

첫댓글 걈사합나다
좋은 하루 되시길요~^^
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