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옵는 성동 동문님! 안녕 하십니까.
가을이 한참 익어 낙엽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계절은 가을 가뭄으로 오히려 설익어, 싱싱한 낙엽을 생산하였습니다.
세월은 어김없이 순환하여 연말을 가져옵니다.
올해도 제각기 열심히 살아온 친구들이 대견한 시점입니다.
견실하고 묵묵히 세월바람을 헤치고 온, 모든 동문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사노라면 추억이 생기고 저마다의 추억은 고향이 있습니다.
주역(周易)의 가르침 중 하나가 “모든 사물은 그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이 있다” 라지요. 바로, 끌림 현상이요, 귀소본능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자연적 귀소성을 인간에게 적용할 때 우리는 귀향이라 합니다.
추억으로의 귀향!
학창시절 추억의 고향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해를 마감하는 정겨운 시간을 나누려 합니다. 우리 추억의 고향 성동학교. 가난한 시절... 우정과 사랑을 내려놓으며 낙엽 진 가을잎새 처럼 뒹굴던 가을하늘 운동장. 스파이크 야구화 저벅거리는 야구부원들의 캐치볼 소리를 들으며 걸어 나오던 하교 길. 등 뒤의 밴드부 나팔 새는 소리는 여전하고 허구 헌 날 철봉에 매달리는, 알통 밴 친구들이 풍차돌기를 하던 정겨운 모습이 추억의 고향에 있습니다.
세월을 먹다보니 내 발길 닫는 곳이 바로 길이 됩니다.
내 마음의 발길을 우리 모든 동문들이 함께하는 “추억으로의 귀향” 길에 올립시다.
작년에 이은 편리한 장소에서, 한해를 뒷바라지한 처자에게 선사할 정성된 음식과 막역지간 간담상조할 따뜻한 술이 마련됩니다. 즐거운 볼거리와 멋진 음악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슴 먹먹하게 정겨운 동기생의 모습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귀하신 동문님께서 부디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 주시길 청허 드립니다.
아울러 새로 들어오는 신년에도 家內 外 두루 평안하시고 좋은 일로 가득 차시길 빕니다.
2014년 11월 4일
성동 고등학교 총동문회장 이 기 석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