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린다고 하길래 낙엽이 다 떨어지기 전에 후다닥 야외촬영을 하고 왔습니다.
카페지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지어진지가 28년 가까이 된 동네라서 나무가 자연스럽게 숲을 이루고 있거든요.
할로윈데이는 지나 갔지만, 어쨌든 늦가을의 풍경이라서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 야외에서 찍어 봤습니다.
워낙에 높이가 있는 녀석이라서 세팅할 때 손이 좀 가긴 합니다만, 이왕 찍는 사진 예쁘게 찍어 줘야죠.
타미야 가와사키 닌자 H2R 을 거의 1년 넘게 숙성시켰는데요, 프레임암즈걸 진라이랑 깔맞춤 해주려다 보니...
광택이 너무 번쩍번쩍 하길래 무광이나 반광으로 바꿀까 싶었지만, 그간의 노력이 아까워서 패쓰했습니다.
요즘엔 급하게 만드는 버릇을 버리고서, 시간이 될 때마다 쪼끔씩 만들기 때문에 평균 2년은 걸리는데요
넨도로이드 커스텀 수업과 프라모델 건담 에어브러시 수업을 병행하면서 수강생들 옆에서 깔짝깔짝 1년 걸렸습니다.
이전까지는 베이스를 그냥 간단하게 만드는 정도였다면, 요즘엔 일러스트 그림처럼 최대한 꾸며주려 하고 있습니다.
굳이 저 바이크가 아니더라도 예쁜 인형을 얹어 놓고 사진을 찍어줘도 예쁘고요, 베이스 자체 만으로도 손색이 없도록 하려고요.
25년 넘게 맨날 탱크, 비행기, 자동차, 배, 로보트 이런 것만 줄창 만들어 왔더니 삶의 활력이 없더라구요.
그러던 도중에 넨도 커스텀 수업을 하면서 인형의 세계를 영접하게 되었는데요, 더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작업하는 도중 카페지기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바람에 진라이 작업 과정을 찍어둔 사진을 죄다 날려 버렸는데요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과정은 틈틈이 업로드를 해놔서인지 기본적인 틀은 유지를 했습니다.
바이크의 휠이라든지, 배기구의 그을음은 솔직히 오버스럽게 작업을 해줬는데요
모형을 만드는다는 것은 때로는 과장을 하고, 때로는 생략을 하면서 목적하는 바를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싶어서 그렇게 만듭니다.
대부분 뭔가를 하기라도 하면 퍼펙트 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잘 만들어야 한다고들 생각하시는데요
그러면 물어 볼께요. 대체 뭐가 잘 만든다는 걸까요? 무슨 기준으로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판단하는 걸까요?
그냥 재미 삼아서 진라이의 등짝에 깃털을 붙여준 것은 아닙니다.
이런 장면을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에 생각이 날 때 미리미리 작업을 해뒀던 거예요.
바이크를 좋아하는 남자들은 이성보다 바이크에 호감을 더 보이면서 마치 자신의 애인을 대하듯 소중하게 여기는데요
행운의 여신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과연 보는 사람들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 작업을 해봤습니다.
뭘 어떻게 만들고, 어디를 어떻게 디테일업 하고 따위는 솔직히 의미가 없거든요.
그냥 그런 사항들은 기본으로 깔고 가고요, 컨셉과 주제가 얼마나 잘 전달될 수 있느냐에 더 관심을 두고 만들어 가고 있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솔직히 욕심이죠.
할로윈 베이스가 좀 오버스럽고요, 이럴 줄 알았더라면 얘네들도 할로윈 컬러로 칠해주는 건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과 결과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얻기 위한 시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작업해갈 겁니다.
남자만 좋아하는 탱크, 비행기, 자동차, 배, 로보트는 솔직히 이젠 그만 만들고 싶거든요.
이 세상의 절반은 여자인데, 왜 그걸 놓치려고들 하시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죠.
남자와 여자로 구분짓지 않고, 두루두루 아우를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