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이 꽤 막히기도 하고 공사하는 도로도 있어서 남쪽 포이푸 비치에서 북쪽 나팔리 코스트 트레일 입구까지 2시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카우아이 섬은 도로가 섬을 한바퀴 돌 수 없게 되어있어요. 나팔리코스트를 관통하는 도로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북쪽 56번(?) 고속도로가 끝나는 곳까지 운전해서 가시면 그 곳이 바로 칼랄라우 트레일 입구랍니다.
칼랄라우 트레일까지 가는 길에 프린스빌이라는 마을?이라고 해야 하나..좀 번화한 곳이 있어요. 그리고 조금 더 가면 하날레이라는 곳에도 해변과 쇼핑센터가 있구요.. 하날레이부터 칼랄라우 트레일 사이에 해변이 많구요.
지도 다시 보시면.. 빨간 점이 바로 트레일 입구이구요. 여기부터 나팔리코스트를 따라가는 등산로가 총 11마일이라고 해요.
그 11마일이 끝나면 반대쪽으로 나갈 수 있는게 아니라서 다시 왔던 11마일을 돌아오는 살인적인 코스라죠..
캠핑을 하면서 3-4일을 작정하고 가야하는 코스이므로.. 저흰 초반 2마일만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저 빨간 선의 1/5만 살짝 맛보고 온거죠.
드디어 본격적인 등산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올 수 있는 코스가 아닌 것이.. 잘 닦여진 등산로가 아니라서 바닥이 거의 돌이구요. 수백년동안 저 산을 지키던 나무들의 뿌리며.. 바닥이 꽤 울퉁불퉁했어요. 꼭 운동화 신으셔야 할듯..
사실 비키니에 샌들 신고 등산하던 외국 아가씨들도 좀 있긴했어요..ㅎㅎ 그치만 다들 힘들어보였다는거!
여기가 트레일의 입구입니다.
3시가 조금 지난 늦은 시간에 출발했기 때문에 해지기 전 6시까지는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잡고 출발했어요.
제가 좀 저질체력이라 걱정했는데, 나름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우리나라 등산로보다 돌이 많아 더 재밌더라구요.
조금만 올라가도 저런 해변이 보여요. 말그대로 지도의 해안선을 따라 등산하는 거죠.
길에 노출되어 있는 나무뿌리
화산의 영향인지 돌도 흙 색깔도 낯설고 이국적인 나무들이 잔뜩 우거져있어요.
시원하게 나무가 우거져있는 등산로가 아니라 80% 정도는 햇빛에 저렇게
노출되어 걸어야 해요. 완전 더워요..ㅜㅜ
에고~ 사진만 봐도 힘드네요^^
저 뒤로 켜켜이 보이는 산..보이세요?
정말 너무 멋있어서.. 보트로 못본게 살짝 아쉬운 마음...
되돌아오는 등산객들이 Hi!도 해주고...
얼마안남았다고 격려도 해주고...
그렇게 가다보니 요런 표지가 나타나네요.
2마일 지점에 있을 하나카피아 해변!
이제 고지가 보이네요.
갑자기 등산로가 끝나는 시점에 시야가 탁 트이면서
계곡이 나타났어요.
계곡 하류쪽에는 해변이...
아아~
산에서 졸졸 내려온 계곡물과 바다물이 만나는 곳을 보셨나요?
전 이런 풍경은 처음 봤어요.
사진 하단의 맑은 물은 계곡물이고..모래사장을 경계로 바닷물이 파랗게 반짝거리고 있었어요.
여기가 2마일 지점이고..
11마일을 가는 길에 이보다 더한 절경이 가득하다고 하니
한번쯤 가볼만 하겠다 싶어요.
그치만 전 너무너무 더워서 저 땡볕 아래 바다에 가서 놀고 싶은 마음이 0%도 없었어요..ㅠㅠ
지금 사진 보니 너무 후회 되네요. 신랑 말대로 발이라도 담그고 와야했는데..
계곡에서 열기를 좀 식히고..
다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했어요.
돌아가는 길은.. 완전 힘들었어요.. 덥고 지치고..ㅠㅠ
그래도 같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던지..
이 노부부 두 분은 가족들과 함께 올라오셨는데.. 할머니가 너무 지치셔서..
집에 안가고 그냥 산에 있으시겠답니다..ㅎㅎ
저도 이렇게 힘든데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저랑 내려가는 속도가 비슷해서 ^^;
우리 할 수 있어요. 힘내요. 하고 몇 번이나 격려하면서 힘을 냈어요.
노래도 부르고.. 정말 별 짓을 다했네요 ㅎㅎ
더워서 더 힘들었던 3시간 남짓한 하이킹을 이렇게 끝냈습니다.
내려오자마자 우리가 차를 끌고 찾아간 곳은..
하날레이 쇼핑센터에 있는
Shave Ice Paradise
가이드북에서 봤던 무지개빛은 아니었지만,
얼음을 갈아서 시럽을 잔뜩 뿌린 Ice Shave입니다.
오렌지 맛 / 파인애플 맛
평소 같았으면 불량식품 같기도 하고.. 얼음조각이 무슨 맛이냐 싶어서 안 먹었겠지만,
하이킹 직후라서 입안이 얼얼해질때까지 하나씩 다 비웠어요.
이 다음은 뭐... 주유하고 렌트카 반납하고 뱅기 타고 오하우로 돌아왔는데..
공항에서 정말 너무 힘들고 배고프고 그랬네요..ㅎㅎ
이렇게 써놓고 보니 거창한 체험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역시나 몸을 움직여서 체험한 거여서 더 기억에 많이 남고 카우아이섬에 애착도 많이 남네요.
만약 저희가 3번째 하와이 여행을 계획한다면 당연히 카우아이 섬으로^^
* Tip 한가지 말씀드리면.. 저희가 이날 9시 비행기 타고 호놀룰루로 가서 또 셔틀타고 호텔로 들어갔더니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저녁을 라면으로 때웠거든요.
월마트에서 혹시나 하고 사두었던 냉동식품이 있었는데 (피자빵 같은..) 전자렌지에 돌려먹어야 하잖아요.
전자렌지 사용하시려면 프론트에 말씀하시면 방으로 가져다줘요. 물론 한정되어 있으니 다 빌려가면 못 쓸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 다음날 다시 얘기하면 가져다 주거든요. 햇반이나 냉동식품 종류.. 힘들게 물 끓여서 드시지 마시고
호텔에 문의해보세요. 아마 하얏트 정도 되는 특급호텔이면 다 가능하실 듯 해요.
특히 하얏트는 커피포트가 주전자 딸린 그런 포트가 아니라 컵에 물 똑똑 떨어지는 커피 머신이어서..
햇반 데워드시기 힘들어요.
첫댓글 읽고나서 마지막에 빙수보니 같이 갈증이 해소된거 같은 느낌이에요^^ 담에 애기 생기시면(아직 없으신거죵?^^ 저흰 세번째 하와이여행땐 냉정하게 아이 시엄니댁에 맡겨놓고 다녀왔어요..도우미 아줌마 말로는 당신들 모시고 가진 않으면서 애만 맡겼다고 저희 흉보시더라는 ㅋㅋ 일본 일주도 보내드린직후인데 욕심도 많으셔) 꼭 데리고 하와이 또 다녀오세요^^ 전 아마 삼년에 한번은 앞으로 갈거같아요..너무 좋아해서...
저도 사진올리면서 또 먹고싶어요^^ 요즘 날씨 같아서는 하와이가 한국보다 더 시원한거 같아서 너무 그리워요. 보통 한번 가본 곳은 다시 안가고 안가본 데로 가려고 하는데, 하와이는 정말 매년 가고 싶네요. 2년 연짱으로 다녀왔으니 당분간은 또 가면 주위에서 욕할거 같구요 ㅎㅎ 정말 아이 낳아서 조금 크면 또 다녀와야겠어요. 외국인들은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바다에서도 잘 데리고 놀더라구요. 이번엔 아이들도 데리고 가세요? 잊지못할 추억 많이 만들고 오세요^^
기가 막히네용~~~^^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사진기가 똑딱이라 더 좋은 사진 못 보여드리는게 안타까워요.. 정말 아름다운 섬이죠? 카우아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푹 빠졌을 만해요..
너무 멋있는데 워낙 저질체력이라 20분이상 걷는거 무리라서 ㅎㅎ 나중에 카우아이 가도 저런건 꿈도 못꾸겠어요
저도 저질체력이예요..ㅎㅎ 근데 이날 나팔리코스트 보트가 다 캔슬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죠^^ 올라가다보니 아이들도 많고, 할머니할아버지도 있고..또 비키니에 샌들 신은 아가씨들도 많았어요..한번 도전해보심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