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골과 축구장(2019.6.9.)
오늘 새벽에 있었던 2019년 20세 이하 월드컵(정식 명칭 : FIFA U-20 Wold Cup Poland 2019) 한국과 세네갈의 8강전은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도 모자라 승부차기 끝에 우리 대한민국이 세네갈을 누르고 36년만에 준결승전(4강전)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U-20(under 20)이란 20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란 뜻으로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2019년 월드컵 대회는 1999년생까지만 출전할 수 있는 경기인데요, 세계축구연맹에서 2년마다 개최하는 세계 청소년축구대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6년 전 멕시코 대회에서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선수팀이 4강에 올라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기억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팀(감독 정정용)은 하나의 팀(원팀)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기를 할수록 경기력이 향상된다는 평가인데요,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남아공과 더불어 죽음의 조라고 불리던 예선전에서 조2위로 16강에 올라 숙적 일본과 강력한 우승후보인 강호 세네갈마저 무너뜨리며 동점과 역전, 추격과 만회 등 총120분간의 극장골을 만들어 내며 최종 승부차기 끝에 다시 한 번 4강 신화를 쓰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팝스타로 자리매김하며 유럽을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에 이어 이번에는 자랑스러운 20세 이하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이 대한민국 한류의 바람을 세계만방에 퍼트리고 있으니 이들이 결승전까지 거침없이 달려갈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축구광으로 널리 알려진 최영미 시인의 축구에 관한 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축구는 푸른 잔디 위에서 놀며 사랑을 나누는 대화이며 위선과 거짓이 없는 게임인 동시에 기쁨과 슬픔을 묻을 수 있는 정의로운 축구장 같은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시인의 역설이 빛나는 시입니다.
정의는 축구장에만 있다
최영미
나는 이 날을 기다려왔다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풀처럼 강인한 그들
호나우두 아이마르 제라드 그리고 박지성
너희들을 우리는 기다려왔다
컴퓨터를 끄고 냄비를 불에서 내리고
설거지를 하다 말고 내가 텔레비전
앞에 앉을 때,
지구 반대편에 사는 어떤 소년도
총을 내려놓고 휘슬이 울리기를 기다린다
우리의 몸은 움직이고 뛰고 환호하기 위한 것,
서로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놀며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
최선을 다한 패배는 승리만큼 아름다우며,
최고의 선수는 반칙을 하지 않고
반칙도 게임의 일부임을 그대들은 내게 보여주었지
그들의 경기는 유리처럼 투명하다
누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어느 선수가 심판의 눈을 속였는지,
수천만의 눈이 지켜보는 운동장에서는
거짓이 통하지 않으며
위선은 숨을 구석이 없다
진실된 땀은 헛되지 않을지니,
정의가 펄펄 살아 있는
여기 이 푸른 잔디 위에 순간의 기쁨과
슬픔을 묻어라
첫댓글 심장에 무리가 가는 역대급 경기였습니다!! 지는 줄 알았는데 비기고 이긴줄 알았는데 승부차기까지..^^ 어린 선수들이 정말 대단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