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교회 회원총회는 여기 일본의 다른 교회와 마찬가지로 주로 1월 말에 행해집니다. 세례교인 18명에 출석인원 20명이 갓 넘어가는 작은 교회의 모습을 잠시 적어봅니다.
먼저 총회를 앞두고 2달 전부터 예산안위원회를 만들어 내년 예산안을 만듭니다.
교회의 예산은 전적으로 헌금이 수입원이기때문에 믿음이 없으면 올바른 예산을 세울수가 없지요. 더군다나 우리 이즈미교회는 개척교회이므로 모교회의 지원을 받습니다. 이 지원금이 매해 58만엔 삭감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단순계산에 의하면 매해 58만엔의 헌금을 우리가 더 해야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예산안을 편성할때 긴축재정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다행이 매해 교인들이 늘고 있어서 올 해 까지는 항상 수입이 예산을 넘어 풍족히 채워졌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교인들이 늘어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현재 인원으로 예산안을 편성을 합니다. 제 생각같아서는 한 두 사람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예산안을 편성하고 싶지만 일본인들의 생각은 그것은 믿음이라기보다도 무모한 일이라고 본답니다.
이번 예산안 편성에서 많이 이야기 된 것중에 하나가 목사의 사례비를 올리느냐 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대개 관례상 목사 사례비이야기를 할 때에는 목사가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관례였으나 전 그렇게 하지를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을 말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받는 사례비는 월 22만5천엔 입니다. 한국으로치면 그렇게 작은 교회에서 그렇게 많이 받느냐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여기 일본에서는 저희 교회 사례비가 노회안에서 제일 적은 액수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예산안 위원회에서는 제 사례비를 1%인 3000엔을 인상해야 된다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극구 그들을 말렸습니다. 교회 재정이 긴축재정인데 목사의 사례비를 올릴 수 있느냐? 난 지금 받는 금액으로 충분히 잘 살고 있으니까 제발 올리지 말라고 말입니다. 예산위원회는 예의상 조금이라도 올려야 된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한 달이상 이 문제로 논쟁을 벌였습니다. 결국은 모교회 당회(우리교회는 미조직 교회라 아직 당회가 없습니다.)로부터 인상하라는 명령이 내려져서 결국은 내년 사례비 3000엔을 인상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재정이 어려울 때 교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목사도 열심히 교회를 위해서 헌신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제 의견이 허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생각한 끝에 유지헌금(십일조헌금에 해당함)을 더 작정해서 드리기로 하고 아내와 상의를 했습니다.
요즘 일본에서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다른 교회들은 1년 수입예산에서 10%나 미달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우리작은 이즈미교회는 올해 수입예산보다 4%가 더 많은 헌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을 정도로 교인들이 헌신적으로 교회를 위해 헌금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회원총회는 예산안만 다루는 회의가 아니지요. 제가 한국에 있을 때도 늘 느낀건데 1년에 한 번 있는 공동의회가 마치 날치기 통과처럼 되어버리는 것이 정말 많이 안타까왔습니다.
이즈미교회 회원총회는 예산안과 더불어 1년동안의 각 부서 활동보고와 내년 1년동안의 활동계획안을 심의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회원총회가 있기 적어도 2주전에 년보를 발행하고, 적어도 1주일전에 년보를 교인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년보안에는 1년동안의 각 부서 활동, 목사의 활동, 각종 출석통계, 회계보고, 예산안, 내년 한 해의 활동계획등과 함께 목사의 내년 활동에 대한 비젼이 제시됩니다.
이 [년보]를 교인들은 집에 가져가서 일주일동안 열심히 읽고, 의견이나 질문사항을 준비하여 회원총회에서 질문하거나 의견을 제시합니다. 그러므로 늘 회원총회는 주일 예배후 1시정도에 작하면 빠르면 3시30분, 어떤 교회는 저녁 6시까지 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이즈미교회는 이렇게 작은 교회이지만 알차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목회를 하는 분들이나, 또 평신도로써 교회의 개혁에 뜻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그 [년보]를 만드는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첫댓글 참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사역하시는 모습을 보니, 큰 도전이 됩니다. 자주 교회소식 올려주세요. 틈틈히 보고 일본을 생각하며 준비하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