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1주기를 맞아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교사 선언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극복할 방법이 없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출입통제지역은 방제 작업을 포기하기에 이르고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방사능오염 지역은 반경 50km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수 백km 밖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며, 이후 100만 명 이상의 희생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보도에 접하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청정한 전기를 생산한다고 알고 있던 원자력발전(nuclear power plant)이 정작 얼마나 위험한가를 증명한 것은 비단 후쿠시마 사고뿐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간 애써 외면해 왔지만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 사고,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으로 일어난 엄청난 방사능 피해를 알기 때문입니다.
원전기술의 선두 주자로 기술면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났고, 독일에서도 그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원전 21기가 가동 중이며, 2기는 건설하고 있고, 5기를 더 건설하려고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원전 밀집도가 높으며, 따라서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임을 세계인이 함께 염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고준위방사능물질 폐기장은 고사하고, 중저준위방사능물질 폐기장도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 방사능 폐기물은 몇 만 년이 될지 모를 미래 세대까지 두고두고 큰 부담으로 남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편안함을 맘껏 누리고 그 폐기물을 후손들에게 떠넘기는 일로 세대간의 형평성과 도덕성을 더할 수 없이 해치는 일입니다.
미국, 프랑스, 캐나다와 함께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에너지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스위스 등 세계 여러 나라가 원자력발전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고자 계획을 세우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단가는 이미 2010년에 원자력발전 단가보다 낮아졌고, 앞으로도 점점 더 낮아질 것입니다. 원자력발전 산업은 이미 사양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 연료인 우라늄 생산도 앞으로 37년이면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앞선 나라들은 재생에너지 산업의 전망을 밝게 보고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원자력발전 정책을 고수하고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은 지극히 유감스런 일입니다.
우리와 미래세대의 안전한 삶, 희망찬 미래를 열어주고 싶은 우리 교사들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1주기를 맞으며, 다시 한 번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이 ‘원전확대 정책’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해야만 할 중요한 시기라고 인식합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천명하며,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위해 실천할 것을 선언합니다.
1. 우리 정부는 원자력발전 확대 정책을 포기해야 합니다. 즉시 에너지 효율 제고, 에너지 절약, 재생가능에너지로 정책 전환 계획을 수립하기를 촉구합니다.
1. 위와 같은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국민적 의제로 설정하고 폭넓은 토론과 합의 과정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1. 학생, 학부모에게 원자력발전의 문제점을 알리고, 핵 없는 세상을 위하여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1. 가정과 학교의 에너지 사용 상황을 점검하고 낭비 요소를 없애는 데 앞장서고 생활 속에서 전기를 절약하는 습관을 가르치고 실천하겠습니다. 대기전력 없애기, 전기 냉난방 줄이기, 고효율 제품을 사용하기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1. 1회용품 안 쓰기,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고쳐 쓰기의 녹색생활의 실천을 통하여 에너지 사용을 줄이겠습니다.
1.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생산 조합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전기 소비자에서 생산자의 대열에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습니다.
2012. 3. 12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교사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