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저희 친정아버지께서는 6.25 전쟁에 참전하여 전사 하셨습니다. 그때 어머니께서는 저를 임신 7개월에 전사통지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친정어머니를 6,25 참전 미망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목사님! 미망인(未亡人)의 뜻과 유래를 말씀해 주십시오.
1. 미망인(未亡人)의 의미와 유래
미망인(未亡人)이란 한자 의미에서 미(未:아닐 미) 망(亡:죽을 망) 인(人:사람 인)으로 남편을 따라 죽지 못한 여인을 말합니다. 미망인이라는 말은 전 순장(殉葬)의 풍습이 있던 시절에 남편이 죽으면 아내도 같이 묻혀야 하는 그런 풍습이 있던 시절의 제도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이것은 인간이 인간에 대한 강한 지배와 예속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며 죽은 사람을 위해 부인과 종을 주인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강제로 죽여서 함께 묻는 장례 풍속입니다. 이러한 순장 풍속은 이집트와 근동 지방 가까이와 중국에서 순장이 실시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인도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는 남편을 따라 분신자살하여 순장하는 풍습이 있었으나 1829년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인도 힌두교는 "정숙한 아내"라는 의미로 남편의 시체를 화장하는 불에 몸을 던져 순사(殉死)한 여자를 사티(sati)라고 하는데, 이러한 폐풍은 인도를 점령하고 있던 영국 식민지 정부가 개신교 선교사들의 탄원과 일부 개혁적인 힌두교 지도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금지법령을 선포한 후로 차차 소멸했지만 아직도 인도의 일부 시골엔 이 폐풍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 “사티”의 내용과 결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는 것은 인도의 여자들에게 있어서 큰 재앙이었습니다. 힌두교의 관습은 과부들의 재혼을 일절 금했으며, “다른 남성을 유혹하지 않도록” 여성으로서의 모든 매력을 박탈했습니다. 힌두교도들은 과부의 머리카락을 잘라내어 대머리로 만들었으며 패물 부착을 금하고 흰 색 외의 옷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남편이 죽으면 그의 시신을 태우는 장작더미 위에 누워 함께 죽을 것을 종용하곤 했습니다. 울부짖는 여자를 강제로 끌어내어 태워 죽이는 경우가 수두룩했습니다. 이 끔찍한 풍습을 “사티”라고 하는데, 이것의 폐지를 결정적으로 이바지 한 사람은 기독교 선교사 월리엄 캐리(William)였습니다. 캐리가 1802년 한해동안 조사한 바에 따르면 캘커타 주위 50 킬로미터 반경 안에서 4백38명의 과부가 “사티”의 희생자로 불에 타 죽었습니다. 이러한 수치를 근거로 캐리는 식민지 정부에 사티 관습을 금지시킬 것을 탄원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의 22대 지증왕 3년(서기 502년)까지 순장제도가 존속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와 문화의 배경을 이해한다면 교회에서 미망인이라는 호칭은 매우 부적절한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순장제도는 하나님이 생명을 개체로 창조하시고 보호하신다는 기독교 진리를 거역하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현대인의 감각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현입니다. 이런 순장제도가 성행할 때나 쓰일 수 있었던 미망인이라는 용어의 뜻은 남편이 죽었기에 마땅히 죽어야 할 몸인데 아직 죽지 못하고 살아 있는 여인이라는 뜻이 됩니다. 이러한 뜻을 알았을 때 미망인이라 부른다면 위로보다는 분노를 자아내게 될 것입니다.
2. 미망인(未亡人)은 한국 가부장제(家父長制)의 유산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家父長制)는 한국 남성이 한국 여성을 철저하게 지배하고 억압할 수 있는 구조와 제도였습니다.
유교를 바탕으로 한 조선의 가부장제는 그들의 핵심적 이데올로기가 있었습니다. 소위 여성의 부덕(婦德)이라고 명명하고 강제로 집안 혈통의 조직 안에서 통제를 받아야 하는 ‘삼종지도(三從之道)’라는 것입니다. 즉 여성에게는 세 가지 좇아야 할 도(道)가 있었습니다. 첫째로는 집에서는 아버지를 좇아야 하고, 둘째로는 시집가서는 남편을 좇아야 하며, 셋째로는 남편이 죽으면 아들을 좇아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그들의 한평생 삶에서 자율성이나 인격은 고사하고 일생을 남자에게 예속된 삶으로 살아가게 되었으며 여성을 출가시킨 이후에도 고부간의 갈등이 아무리 심화되어도 출가외인으로서 친정집 식구는 그 책임과 권리를 주장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여성에게 수절과 정절을 요구하는 비인간적 지배 계급의 착취 논리인 것입니다. 한국 여성을 위한 가부장제(家父長制)의 현대적 이데올로기가 있다면 그것은 현모양처일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는 한국 남성이 한국 여성을 철저하게 지배하고 억압할 수 있는 구조와 제도였습니다. 그러므로 미망인(未亡人)도 한국의 가부장제(家父長制)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3, 미망인(未亡人)에 대한 기독교적인 이해
순장(殉葬)과 가부장제(家父長制)도 아래에서는 아내는 남편이 죽으면 당연히 남편을 따라 목숨을 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므로 미망인(未亡人)이란 남편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지 못한 여인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이방종교적인 사상에서 발생한 용어들을 무심코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미망인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이 땅에 복음이 전도 된 것도 2세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한마디의 언어에서도 기독교와 대치된 표현은 버리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언어는 이 땅에 수천 년 동안 자리 잡아 온 무속과, 1600년 불교와, 500년 유교와, 같은 이방 종교로부터 유래한 언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이상 순장제도에서 유래된 미망인(未亡人)은 사용해서는 안 될 말임을 깨닫고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는 부인을 미망인이라 부르지 말고 “고인의 부인입니다”, ‘‘고인의 유족 됩니다’‘, ’‘고인의 아내 됩니다.’’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면 합니다.
서재생 목사 / 서울대현교회 / 불교 승려생활에서 개종
첫댓글 감사합니다.
댓글로 참여 감사드립니다.
은혜의 자료 감사합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설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