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큰 고민 중 하나는 '작고 사소한 일을 너무나 하기 싫어한다' 는 점이다.
예를 들면 <블로그 글쓰기, 유튜브 영상 업로드, 연구 자료 정리 >같은 것들이다.
이런 일들은 해도 당장 티도 안 나고 돈으로 바로 연결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것들이 누적되어야 고객이 나를 찾아오고 돈도 들어온다.
이런 일들을 하는게 너무 하기 싫으니 최소한의 에너지가 드는 유튜브 중독으로 빠졌다.
최근에는 잔혹한 살인 사건을 다루는 <용감한 형사들> 같은 범죄 프로그램만 골라서 밤이 새도록 보았다.
내 안에 엄청난 살기와 폭력성이 있다는 것을 가족세우기를 공부하면서 깨달았다.
이런 에너지가 내 안에 있으니 범죄 프로그램에 깊이 매료됐던 것이다.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서 사람들에게 상처줄까봐 무서워서 스스로에 대한 억압이 심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유명화 선생님은 '살기와 폭력성은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인생의 난관을 뚫고 가는 힘'이라고 얘기하셨다.
나의 외할머니는 쌍욕을 입에 달고 사셨고 외할아버지를 두들겨 패는 매우 폭력적인 분이셨는데 그만큼 생활력이 강하셨다.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시면서 장사를 해서 6명이나 되는 자녀를 교육시키고 먹여 살리셨다.
엄마도 한 성질 하셔서 히스테리를 부리면 화기(火氣)가 어마어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그 힘으로 말년에 병들어 누운 아버지를 대신해서 부동산을 하시며 집안의 재산을 불리셨다.
나는 외할머니의 무식함과 상스러움, 엄마의 억척스러움을 무시하고 제외했다.
모계에서 흐르는 미친 여자의 광기 어린 에너지 대신 교양있고 우아한 여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그런 에너지들을 억압함으로써 무기력과 우울증으로 빠졌다.
가족세우기 워크샵에서 나의 대역이 지랄발광하듯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흔들며 뛰어다녔다.
역시 대역은 거짓말을 못한다. ㅎㅎ
내 안에 저런 미친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뒤이어 아주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일, 매일 매일 해야 하는 일을 세웠다.
일이 나의 대역의 얼굴을 방석과 휴지로 덮어버렸다.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숨 막혀하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잠시 후 반대로 나의 대역이 일의 얼굴에 똑같이 방석과 휴지로 덮어버렸다.
마치 복수라도 하듯이.
이 장면을 보시고 유명화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위대한 일은 아주 보잘 것 없고
티 안 나는 일을 하는자
만이 할 수 있어요.
작은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큰 일도 할 수 있어요.
큰 일만 하려는 사람은 빈틈이 많아요.
거친것만 보지 숨겨진 건 잘 못 봐요.
작고 사소한 일, 보이지도 않는 일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요?
그런데 반복적으로 하는 마일리지가
누적되지 않으면 적금탈 일도 없어요.
아주 작은 일들을 반복적으로 했을 때
가져온 성취나 성과를
우리는 엄마들의 삶에서
배워야 되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딸들이
'나는 엄마처럼 안 살아' 그러면서
무시하죠.
이제는 외할머니와 엄마, 선대로부터 흐르는 살기와 폭력성, 그리고 억척스러움을 사랑과 존경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당당하게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네. 맞습니다.
저는 미친 사람들의 후손입니다.
저는 무식하고 상스러운
사람들의 후손입니다.
네. 맞습니다.
저는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입니다.
이제 저는
그 살기와 폭력성을
사람을 살리는 데에 씁니다.
외할머니, 엄마.
당신들은 크시고 저는 작습니다.
고맙습니다.
몸이 짜릿해지면서 힘이 솟는다.
무식하고 상스러운 사람들을 내 가슴에 품으니 넓어진다.
제외될까봐 무서워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했던 가면이 조금씩 떨어져 나가는 듯 하다.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을 하는 것이 큰 일을 하는 것 만큼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기꺼이 할 마음을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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