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에 관한 제일 오래된 기록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유서깊은 직업입니다.
고대의 항해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돛 성능이라고 해봤자 거대한 사각 돛하나 빨래널듯 걸어 놓은 것이라서
순풍에는 잘 나아가지만 역풍일 경우는 오히려 배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는 아주 조악한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배의 크기 역시
지금처럼 대형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육지가 안 보이는 먼 바다로 나아간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 항해였습니다.
따라서 상선이든 군선이든 최대한 육지에 가깝게 붙어서 육지가 눈에 들어오는 곳을 항해했고, 돛의 성능을 대체해줄
인간모터 노를 단 갤리선들이 주로 활약을 했습니다. 이렇듯 고대에서는 지금처럼 대양을 누비는 컨테이너 선이 아니라
바닷가 마을에 서면 근처 바다를 항해하는 갤리선들이 가깝게 보일정도로 왔다갔다 했습니다. 육지에 사는 산적들에게는
우리도 저 앞에있는 배 털 수 있겠는데? 생각하면서 조그마한 단정에 여러명이 무장하고 돌격 하는 수준이었을 것입니다.
<인류 최초의 해적선(?)>
즉 고대의 해적은 산적이 저런 보트타고 근처 갤리선을 약탈하는 수준이었지요. 과연 그럼 이런 해적들이 주로 어디서 놀았을까요?
일단 해적이 되었다하면 해군이나 군인에게 잡히면 사형을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배가 미리 해적을 발견한다면 저런 단정보다
훨씬 덩치가 큰 갤리선들은 사력을 다해 도망쳤을 것입니다. 즉 해적들에게는 숨어있을만한 곳이 필요했고, 본거지가 필요했으며
여차하면 저런 보트들 버리고 목숨을 건지기 위해 도망칠 배후지등등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해적들이 득실득실 한 곳이 바로
고대 지중해 문명의 발상지 에게해였습니다.
<해적들에게 딱 안성맞춤인 지형>
이곳에서 해적들은 활약했고, 해적들의 방식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적 도시국가에게 해가 된다면 좋지 뭐 하는 안일한 태도로
그들을 내비두었습니다. 해적들이 주로 거래하는 것은 고가의 물건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노예가 1등 상품이었다고 하네요.
배를 덮치면 바로 노예가 나왔으니 효자품목이었겠죠. 하지만 이 해적들도 점차 도시국가들의 힘이 강해지고 아테네가 본격적으로
해군을 육성하여 자기 상선을 보호하기 시작하자 소규모로 난립하던 해적들은 전부 토벌당하거나 멀리 쫓겨나게 됩니다. 이로서
에게해의 고대 해적들은 설자리를 잃어버리게 되버립니다. 그들은 에게해를 버리고 점차 동지중해를 벗어나 새롭게 그리스 계 식민지
가 건설되어가던 서지중해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해적 산업의 블루오션(?) 고대 이탈리아>
새롭게 티레니아해와 이오니아해로 진출한 해적은 마치 자기세상을 만난 것처럼 기승을 부렸습니다. 고대 그리스처럼 강한 도시국가가
존재한게 아니었고, 해적들도 점차 대형화 되어가면서 배를 해안가에 대고 육지로 올라가 마을을 약탈하고 마을 주민을 노예로 파는등
점차 대담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 해적들을 막을 방도가 딱히 없었으므로, 고대 그리스의 경우라면 해적이 육지로
올라오면 쫒아내기라도 가능했겠지만 당시에는 이제 경우 그리스 식민지도시가 건설되던 고대 이탈리아에서는 방도가 없었습니다.
즉 주민들은 살기위해 성벽을 높이 쌓거나 아니면 바다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 마을을 건설하여 해적이 올라와도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한 도시가 마찬가지로 바다에서 25Km나 떨어진 곳에 그리고 테베레강을 자연의 방벽
삼아 도시를 건설했으니 후에 거대제국이 될 로마의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로마도 해적이 무서워서 저런 곳을 수도로 삼을 생각을
했으니 당시 해적의 공포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 폼페이우스도 곧 나올 것입니다.
해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니 색다른 맛이 나네요... 해적 산업의 블루오션(?) 재밌네요...
카리브해의 해적왕은 언제쯤?
거의 1500년 뒤의 이야기입니다 ^^;
여담이지만.... 에게해하고 아드리아 해 동안의 해안선이 복잡한 이유가... 그리스하고 아드리아 해 동안이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의 영향으로 매우 경사가 심한 산맥들이 형성되었는데,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안선이 극도로 복잡해지게 된 것입니다.(이런 식의 해안을 아드리아 식 해안이라고 부릅니다. 때문에 해적들이 활동하면서 쉽게 숨을 수 있는 복잡한 해안선이 나타나게 된 것이죠.
이집트를 침입했다는 해양민족들도 해적에 해당될지 모르겠지만 나일강으로 유인당해서 결국 격퇴당하고 이집트군은 죽어있든 살아있든 고환을 잘라버렸다고 합니다.(그 해양민족의 약점은 물에 약했다는 것이 어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