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매
고명진
2층의 넓은 공간
그곳엔 주인아줌마의 칼날 같은 목소리가
창문 틈에 걸려 고드름으로 얼어있다
세입자의 뜨거운 감정 한 움큼
문지방에 끼인 채
따라 나서질 못했나보다
차가운 벽 키높이 만큼 위치에
수채화 액자
노란색 푸리지어 그림
아직도 물감이 마르지 않은듯하다
그걸 봐서는 자존심도 질투심도 만만찮을 텐데
아마도 세 들었던 여자가 그린 그림일 것이다
낡은 열쇠구멍이 앞집 할머니보다 늙었다
스르르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열쇠도
허리가 굽기 시작하는걸 보니 애증이다
왠지
한 움큼 문지방에 끼어있을 뜨거움과
참문 틈 고드름 같은 여자들은
내가 앉아있는 복덕방에 와서 나만 바라볼 것이다.
카페 게시글
※고명진시인
중매 / 고명진
대표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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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1 22:4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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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으로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