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꼭 수정할 사항 청원 두 번째!
왜, 외국과의 무력 충돌을 전쟁, 란, 운동이라 다르게 부르며, 특히 일본과 관련해서 삼일운동, 독립운동 등 의병들이 총을 전쟁도 아니고 투쟁도 아닌 '운동'을 하고 있다고 표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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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교과서, 올해 이것만은 꼭 바꿔라!] 〈2〉
‘3ㆍ1운동’을 ‘3ㆍ1겨레싸움’으로 바꿔라!
박정학/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
우리는 외국과의 무력충돌을 ‘전쟁’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역사교과서에서는 전쟁을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여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고구려와 수나라의 전쟁은 ‘여-수 전쟁’, 신라와 당나라의 전쟁은 ‘나-당 전쟁’이라고 부르지만, 원나라와의 전쟁은 병자호란, 일본과의 전쟁은 임진왜란이라고 하여 ‘란’이라 부른다. 그리고 임시정부 시절의 대일투쟁은 삼일운동, 의병운동, 독립운동 등 대부분 ‘운동’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과거에 6.25사변 또는 동란이라 불렀던 동족상잔을 지금은 ‘6.25전쟁’이라 표기하고 있다. 국내 차원의 소란행위와 국가 간의 무력충돌은 구분하여 통일되게 불러야 한다.
‘운동’이란 단어는 세계적으로 ‘전쟁’으로부터 스마일 운동과 같은 순수 시민운동에까지 쓰이므로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6‧25 전쟁’을 ‘운동’이라 하지 않듯이 전쟁이나 투쟁과 운동을 같이 생각하지 않는다. 광복군이나 농민군, 의병은 조직화된 군(軍)이거나 병(兵)이다. 그들이 총을 들고 ‘전투’가 아닌 ‘운동’을 한다는 말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표현이다. ‘투쟁이나 항쟁’ ‘전투’ ‘전쟁’ 등을 한다고 해야 그럴 듯하게 들린다. 고 손보기 연세대 교수는 ‘3‧1운동’이라는 말 대신 ‘3‧1 겨레 싸움’이라는 말이 적절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독 일본의 국권 침탈에 대항하여 무장하여 싸운 민족적 투쟁을 ‘운동’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일본이라는 국내에서 작은 소란행위를 한 시민운동’ 정도로 본 조선총독부의 잔재로서 ‘민족적 투쟁’이라는 본질을 오도할 수 있으므로 문제가 심각해진다. 지금도 그렇게 부르도록 어떤 보이지 않는 검은 속이 작용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문도 지울 수 없다.
삼일운동이라는 말은 교과서만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하여 ‘3·1 운동’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이에 따라 교육부의 교육과정, 중ㆍ고 교과서 집필기준, 그리고 편수자료에까지 ‘3·1 운동’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래서 초ㆍ중ㆍ고 모든 모든 교과서에서도 똑 같이 사용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헌법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된다.
고려 때는 농민 봉기, 이자겸의 난 등 국내적 상황은 ‘봉기’ 또는 ‘난’이라 표기하고, 삼별초의 대몽 항쟁등 몽골에 대해서는 ‘항쟁’을 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는 순수한 시민운동으로부터 독립군의 전투를 비롯하여 일제의 국권 침탈에 맞선 투쟁적 성격의 여러 활동을 독립운동이라고 하여 모두 ‘운동’이라 표현하고 있다. 단지, 의병 활동에 대해서는 ‘운동’, ‘항쟁’, ‘투쟁’, ‘전쟁’ 등 여러 용어를 혼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군들은 의병들을 대상으로 ‘남한 대토벌작전 전개’라고 하여 일본군은 ‘작전’을 했는데, 이에 대항한 우리의 의병은 ‘운동’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런 의식은 온 나라에 만연되어 있다. 얼마 전 한 방송국에서 소개한 ‘1995년 일본 방송국의 「슬픈 테러리스트의 진실-안중근」’에서 안중근은 ‘(폭탄 투척이)독립전쟁의 일부’라고 하여 전쟁이라고 표현한 장면이 나오고, 안중근 성장과정 설명에 나오는 ‘동학당의 난(東學黨の亂)’이란 자막을 ‘동학 농민 운동’이라고 번역한 데서 일본 언론보다 더 주체성이 떨어지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누구도 항의를 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 스스로 무감각해져 있는 실정임을 말한다.
하루빨리 고쳐져야 한다. 국회에서도 헌법 전문의 ‘3ㆍ1운동’이란 용어를 고쳐야 하고, 교육부의 지침에서 모든 교과서에서 독립운동, 3ㆍ1운동 등의 ‘운동’이라는 용어를 ‘겨레 싸움’ ‘항쟁’ ‘투쟁’ 등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올해 국정교과서로 만들고 있는 국사 교과서는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학생들에게 나라와 민족의 혼을 심어주는 과목이기 때문에 더욱 시급하게 고쳐야 한다.
의병부대 모습(초 사회5-2 85쪽)
이렇게 총을 들고 ‘운동’을 하고 있을까?
탑골공원의 3‧1 운동 모습. 총 앞에 나서는 게 ‘운동’일까 다시 생각하게 된다.
‘동학당의 난’ 원자막과 번역 자막<youtube)
<보도 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