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질병) 치유에서 삶과 치료법의 역할과 관계
질병 치유에서 삶의 습관과 태도가 핵심이며, 각종 치료법은 보조라는 설명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이 치유의 원리는 치유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은 일상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 노력하기 보다는 갖가지 치료법에 매달리고 쫓아다닌다, 그 대가를 치르는 사람이 지금도 매우 많다. 돈과 시간을 허비하면서 말이다. 정말 안타깝다. 따라서 이 원리의 의미를 좀 더 제대로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비유적으로 설명해보려 한다.
질병 치유에서 ‘삶’은 가족과 지내고 적당히 움직이고 직장 일을 하고 쉬고 잠을 자는 등 말 그대로 ‘평범하고 기본적인 일상’을 의미한다. 이런 일상을 어떻게 보내고,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삶은 건강하고 행복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마음의 여유와 현미채식을 하는 등 건강하고 건전한 삶을 누리고 그런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 몸과 마음은 무척 행복해하고 건강해질 것이다. 반대로 스트레스 속에서 기름지고 인스턴트식품으로 채워진 일상적 삶과 습관이 엉망이 되면 몸과 마음은 고달파진다. 일상적인 삶은 늘 반복되고 특별해 보이지 않기에 감사하게 여기는 대신 시시하게 여겨 현재의 자기 삶에 실망만하고 있다면 마음까지 위축되고 몸은 더 고달프다. 이렇듯 ‘삶의 질’과 ‘자기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그 사람의 건강과 행복은 결정된다는 뜻이다. ‘삶’은 건강과 치유 그리고 행복에 핵심이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어반복으로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일상의 삶의 중요성을 잊고 있다. 그래서 삶을 가꾸기 보다는 특별한 일(치료법)을 찾아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지출한다. 이러한 수많은 ‘치료법은 삶에서 취미활동’에 해당한다. 음악을 감상하거나 악기를 다루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산책을 하는 등 자신이 만족하고 좋은 취미활동을 누릴 형편이 된다면 누리는 것이 그렇지 못해 부러워하는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윤택한 삶을 누리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돕는 것은 자명하다. 그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자연요법이나 대체요법들은 여러분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의미 있는 취미활동이나 치료법을 누리고 있어도 일상적 삶이 엉망이라면 겉보기엔 화려해보이고 우아해 보이는 취미생활을 누리는 삶이 행복하거나 건강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부자라고 항상 행복하거나 건강하지 않는 것처럼. 반면 특별한 치료법이나 우아한 취미활동을 누리지 못하더라도(형편이 안 되더라도) 이를 부러워하지 않고 일상의 삶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고 만족하며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훨씬 더 건강하고 행복할 것이다. 물질적 풍요나 별다른 취미활동이 없는 많은 장수촌 사람들이 훨씬 더 건강한 이유이다. 삶속에서 취미활동 이상의 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현재 환자라면 건강치 못한 삶을 버리고 일상적인 삶이라는 기본(토대)에 충실하고 이런 일상의 삶에서 치유의 길을 찾고 만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화려한 건축물이라도 허약한 모래(토대)에 지어졌다면 머지않아 주저앉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쩌면 많은 현대인들은 일부 사람들만이 누리는 고가의 취미활동을 누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나 시간을 벌기위해 그 대가로 일상의 삶을 더욱 고달프게 만들고 있을 것이다. 취미활동은 삶의 여분이지 일상의 삶 그 자체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어떠한 치료법도 삶을 대체할 수 없기에, 완전한 치유를 보장하지 못한다. 특별한 취미활동 없이 일상의 삶에 더 감사하고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사람은 취미활동을 위해 소비되는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어 삶이 더 여유롭고 풍요롭게 느낄 수도 있다.
형편이 되고 원한다면 오페라 감상이나 멋진 요트나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취미활동을 통해 쾌감을 누리듯이, 가능하다면 고가의 치료법을 원한다면 누려도 좋다. 하면 안 된다거나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치료를 받느냐 못 받느냐로 여러분의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결정 요소는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고 즐기면 된다. 겉보기에 화려하고 멋져 보이는 취미생활로 삶을 만족하면, 어느 날 닥쳐온 질병의 고통과 죽음 앞에서 그 쾌감은 신기루였다는 허무를 깨달음으로 후회할 것이다.
또한 술과 담배, 도박이나 마약, 도벽이나 낭비(쇼핑 중독) 등 나쁜 취미활동도 있듯이, 당신이 선택한 치료법 중 치유와 행복에 이롭지 않거나 해로운 것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신중해야 한다.
나는 날마다 고개를 들어 창문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면 펼쳐지는 숲과 맑은 하늘, 문을 열고나서면 나를 반기는 숲의 공기와 바람이 주는 치유의 기운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 강남의 고층 아파트나 고가의 스포츠카에 집착하고 그 물질로 자신을 평가하고 우열을 가리려는 모습이 안쓰럽다. 자기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는 줄 모르고 자랑스러워하는 그 모습에 연민을 느낀다.
어떤 취미활동이라도, 어떤 신비의 치료법이라도 일상의 삶을 건강하게 가꾸는 데 쓰이지 못한다면 그건 약이 아니라 독이다. 현미채식, 자연과 햇볕, 마음의 여유로 삶을 그득 채우고 즐겨라! 그리하면 건강과 행복은 한결 가까워질 것이다.
농부의사 임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