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와 달이는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이름이다.
태어난 지 5~6개월 정도 아주 어린 고양이인채 어미 고양이와 떨어져 어미를 몹시 그리워하더니
이제는 우리와 가족처럼 지낸다.
일주일 전 별이도 달이도 과장하여 자기 몸체만큼 퉁퉁 부은 다리를 올려 놓고 갸느린 야옹을 반복하고 있었다.
짐작하여 뱀에게 물렸는 것 같은데 많이 아플 것 같아 다리를 만져보지도 못하고 드러난 부분 살펴만 보고
등을 쓰다듬어 주고 있으니 호정이가 왜 가만히 두냐고 동동거린다.
애처로운 야옹 소리에 나도 뭔가를 해 주고 싶지만 그냥 그들을 믿을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따뜻한 곳에서 웅크리고 야옹 야옹하다가 잠이 들었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별이가 부은 다리를 올리고 절름거리며 걸어 와 또 다시 갸날프게 야옹한다.
살며시 안아 올려 쓰다듬어만 주고 있으니
다시 호정이는 동물병원이라도 데리고 가야되지 않냐고 이제는 따지듯이 음성을 높인다.
"엄마도 마음은 아픈데 동물병원 가지 않아도 스스로 나을 거야."
"낫지 않으면 어쩔건데."
"........."
"계속 아프면 어떻게."
따지는 것이 아니라 걱정하는 것이라 별이와 달이가 나아야지만 답이 될 것 같아
"그러면 네가 동물병원에 전화 해 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집으로 들어가 전화를 하고 나와서
"병원에 데리고 오래."
"데리고 갈거야."
"아니"
"...."
"엄마 보건소는"
"그러면 보건소에 전화를 해 봐."
"그래"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나와 일요일이라 그런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호정아 우리 하루만 더 경과를 보자. 그러고도 차도가 없으면 강정님에게 전화를 해 보자.
사람 몸이나 고양이 몸이나 나아가는 과정은 그리 차이가 없을 거니까."
"그래"
이렇게 다시 마음은 아프지만은 큰 소리 나지 않는 우리집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날 저녁 자세히 보니 마음이 그러하여서인지 부기가 약간 가라앉은 것 같았다.
그래서 걱정없이 자고 일어난 아침 ...
별이와 달이가 보이질 않는다.
평소에 잠이 드는 곳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지만 없다.
염려스러운 마음에 할 수 없이 "야옹" 불러 보았더니
별이가 여전히 한 쪽 다리를 절룩거리며 "야옹"한다.
소리에 힘이 있다.
일단 안심...
그러나 달이가 보이질 않는다.
이리저리 찾다가 들깨 말리고 있는 포장 아래서 까만 털이 조금 보인다.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것 같아 볼 일을 보고 돌아오니 퉁퉁 부은 다리로 잘도 다닌다.
덩치가 큰 별이가 빨리 부은 다리가 가라앉고 덩치가 작은 달이는 늦게 부기를 가라 앉힌다.
그러고 보니 달이가 뱀에게 물리기 전에도 변이 약간 무르고 기운이 약했다.
삼 일이 지나 별이는 그 전 보다 더 건강하게 활기를 되찾고
달이는 하루 정도 늦게 활기를 되찾았다.
아직 어리기만 한 별이와 달이가 스스로 치유를 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저들을 보면서 고맙고
자연치유의 확신을 다시 다진다.
첫댓글 ^^ 그런일이 ~~
좋은 경험이 되었겠네요.
잘 지내시죠?
올해는 감 풍년인가 봐요^^
아이들이 강정님댁에 간다고 설레여합니다.
고맙습니다^^*
@들풀 네. 풍년입니다. 게으른 농부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주네요. ^^
아이들이 있어 마음이 높입니다. 이젠 다 커가네요 ㅋㅋ
휴유~~
가슴 졸이며 읽었네요~~
자연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