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 소리에 고개 들어 보니 커다란 말벌 한 마리가 칡넝쿨 사이로 쑥 들어간다. 이어 또 다시 소리가 들리고 또 한 마리가 주위를 한 바퀴 돌고 칡잎이 무성한 빈틈 사이로 들어간다. 또 한 마리 또 한마리 그러고 보니 다른 곳에 비해 공간아 있어 보이고 그곳에 말벌들의 집이 있을 듯도 했다. 벌들은 아침 이슬이 흠뻑 젖었을 땐 이슬의 무게로 날기 어렵다고 하는 이야기가 떠 올랐는데 말벌들은 힘이 좋은가 보다. 이슬이 흥겅한 그 시간인데도 힘차게 날고 있다. 크기가 엄지 손가락만하다.
얼마 전 그 벌에 쏘였다. 참깨 수확 후 가을 채소 씨를 넣기 위해 집에서 나온 거름을 뿌리고 있는데 붕~하는 순간 왼쪽 눈 아래에 무언가 턱 들어 붙었다. 아니 들어 붙은 게 아니라 말벌에 쏘인 것이었다. 달라 붙은 듯이 쏘고는 말벌도 놀라고 나도 놀라 나는 손으로 내쫓고 말벌은 날개짓으로 머리카락에 걸렸다가 날아갔다. 통증이 바로 왔다. 손에 든 것들을 밭에다 고스란히 내려 놓고 집으로 들어와서 호정이 불러 벌침이 있는지 봐 달라 하니 잘 보이지 않는다며 주위에 벌침처럼 보이는 것을 떼어 내는데 무언가가 피부에 닿는게 끔직할 만큼 아프다. 얼마나 아픈지 그냥 누워 버렸다.
쪼이는 듯이 아팠다가 살짝 풀리는가 하면 다시 더 강하게 쪼이 듯 아프다. 얼굴 반쪽이 다 아프다.온 몸을 움츠려 가며 손끝에서 발끝 가지 온 힘을 모아서 아파하고 있다.아파~ 소리가 나도 모르게 자꾸만 나온다. 그렇게 아프면서 얼굴이 붓고 있는게 느껴져 얼마나 부을까 궁금하여 거울을 보니 부기가 옮겨 다닌다. 눈 옆에서 눈 위로 다시 눈 아래로 콧 등으로... 부기는 옮겨 다녀도 통증은 얼굴 반쪽이 그대로다. 3~4시간 아프고는 지쳐버렸다. 잠이라도 들면 좋으련만 잠도 들지 않고 아프기만 하여 진통제를 먹어버렸다. 시골 들어오고 많이 아픈때가 없어서인지 약 먹을 일이 없어 아주 오랜만에 먹는 약이라 효과가 빨리 오겠지 기대를 했는데 약을 먹어도 통증은 그대로... 차라리 움직이는 게 나을 것 같아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 보니 쏘이고 바로는 움직이는 것이 싫을 정도로 아팠는데 조금 통증이 덜어졌나보다.
그렇게 아프고 파리 소리에도 모기 소리에도 움찔하다가 이제는 말벌이 날아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 보고 있다. 열흘 정도 지난 지금도 쏘인 자리를 손으로 누르면 미세한 통증이 남아 있다. 벌에 쏘이고 며칠 동안 자고 나면 얼굴이 부어 있고 몸살하듯이 앓았다. 그리고 허리 무릎 상처가 난 곳들이 따끔거리듯이 아팠다. 내 몸에서 약한 부분을 차례차례 지나가면서 아프더니 이제는 잠잠해 졌다. 한 마리의 말벌로 온 몸이 흔들렸다.
ㅠ 에고, 고생 많았네요. 가을에 벌이 유난히 많더라고요. 저도 말벌, 땡벌 등 몇 년에 한 번씩은 쏘였네요. 벌에 쏘이면 먼저 벌침을 빼내고, 너무 심하면 병원에서 진통제와 항염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것도 한 방법이죠 제 경우는 심하면 먼저 굶고, 숯가루를 하루에 두 세번 복용하지요. 관장을 하면 좀 더 빨리 가라앉지요. 상처부위를 처음엔 찬 찜질해서 붓기나 너무 빨리 퍼지지 않도록 한 뒤 좀 시간이 지난 뒤 따뜻한 찜질과 마사지를 살살 해주어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지요.
첫댓글 우와 대단한 경험이시네요. 그만하시길 디행이네요.
ㅠ 에고, 고생 많았네요. 가을에 벌이 유난히 많더라고요.
저도 말벌, 땡벌 등 몇 년에 한 번씩은 쏘였네요.
벌에 쏘이면 먼저 벌침을 빼내고,
너무 심하면 병원에서 진통제와 항염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것도 한 방법이죠
제 경우는 심하면 먼저 굶고, 숯가루를 하루에 두 세번 복용하지요. 관장을 하면 좀 더 빨리 가라앉지요.
상처부위를 처음엔 찬 찜질해서 붓기나 너무 빨리 퍼지지 않도록 한 뒤
좀 시간이 지난 뒤 따뜻한 찜질과 마사지를 살살 해주어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지요.
액땜이라고 긍정적으로 고맙다고 기도하고요.
조심하세요.
에고 ㅎㅎㅎ
생생하고 담백한 이야기네요~~
쌤
한마리 의 말벌로 온 몸이 흔들렸다...
건강하시길~~~^^
ㅎㅎㅎ 큰일 나실뻔^^
저도 얼마전 산에 갔다 머리와 등을 벌에 쏘였는데 그날 밤 머리 붓기가 목덜미로 내려오면서 엄청아프던데 3,4일 지나니 낫더라구요. 남들은 봉침도 맞는다는데 면연력 상승했겠다 싶었는데 머리에 쏘이니 걱정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