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조금 이상하기는 한데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10월 3일 잠이 깊이 들지 못하고 자꾸만 깨기를 반복하여 '왜 이렇지'하였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감기몸살인가?' 하였다. 몸이 서늘한 느낌이 들었고 머리의 반인 윗 부분이 얇은 얼음이 켜켜히 쌓여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얼음이 쏟아져 내려 깨어지는 듯이 아팠다. 아침에 일어나니 멍하였다. 계속은 아니었지만 머리 아픈 게 유난했다. 공동노동이 있는 날이라 준비물 챙겨서 집을 나섰다. 아무래도 남들만큼 일을 할 자신이 없어 몸이 아프다고 미리 이야기를 하고 일을 시작하였다. 점심을 먹고 나니 회복이 되는 듯 하였다. 저녁 늦게까지 함께 하였지만 그리 지치지는 않아 이제 다 나은 줄 알았다. 집으로 돌아 와 씻고 푹 자고 싶었는데 잠이 깊게 들지가 않는다. 10월 4일과 10월 5일 기운이 나지는 않았지만 머리 외에는 크게 아프지 않았다. 오래 동안 아프지 않아서인지 작은 아이 호정이가 걱정이 많이 되나 보다. " 엄마 괜찮아" 를 반복하였다. 흔한 몸살로 생각하고 "응 괜찮아지는 것 같아." 대답하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감각이 둔한 상태였던 것 같다. 진짜 그때는 자고 나면 괜찮아 질 줄 알았다. 10월 7일 한기가 들고 몸이 뜨끈 뜨끈하였다. 체온계를 들고 와 재어 보니 평소 체온 보다 2.5도가 높았다. 몸살 앓을 때처럼 생강 대추 귤피... 여러가지 말린 것을 넣고 끓여 마시고 이불 덮어 쓰고 땀을 내면서 하루 종일 앓았다. 입맛이 떨어지기는 하였지만 배가 고파 쌀은 먹지 않고 밥을 먹었다. 따뜻한 것과 물을 자꾸 찾는다. 말린 귤피와 대추 등 여러가지를 넣어서 끓인 것을 물처럼 계속 마셨다. 10월 8일 어제처럼 물을 달여 마시고 어제보다 조금 덜 아픈 것 같아 계속 몸을 움직였다. 조금 덜 아픈 것은 생각 뿐이었는지 열이 내려가지 않는다. 자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자고 나도 여전히 열이 내려가지 않는다. 이렇게 열이 지속 된 것은 처음 인 것 같다. '왜 그럴까'를 계속 생각 해 보았다. 그러다가 '쯔쯔가무시' 한 단어에서 생각이 멈추었다. 어쩌면 쯔쯔가무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찾아 보았다. 먼저 진드기.. 9월 16일 진드기를 떼어 낸 게 떠오르고 2주 정도 지나 몸살처럼 앓다가 오한이 들고 열이나고 딱 맞아 들어갔다. 내일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어쩌지... 10월 9일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 많이 아픈데~ 어쩌나 병원에 가 보아야 하나? 날짜를 보니 공휴일이다. 열이 떨어지지 않으니 이대로 지속 되면 어찌해야하나? 걱정이 되어 구급상자에 있는 해열 진통제를 먹었다. 잠시 후 아프지 않았다. 열도 조금 떨어지고... ' 아~ 아프지 않는 게 이렇게 좋구나!'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10월 10일 열이 조금씩 떨어지고 아픈 것도 조금씩 덜 하다. 10월 11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았다. 10월 12일 열도 많이 내리고 머리의 통증도 덜 하고 몸도 조금 가벼워지는 듯 하였는데 다리에 발진이 보였다. 처음 겪는 일이라 조금 겁이 난다. 저녁 늦게 발진을 보아 자고 일어나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자며 잠이 들었다. 10월 13일 몸이 여전히 말끔히 좋아지지 않았는데 품앗이 벼베기, 제사, 오름이 이사 이어지는 일정들이 보인다. 이대로 심해질 수 있으니 모두 빠질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깨어나서 '무엇이 그렇게 두렵냐? 그냥 그날 일을 맞이하자'는 용기가 생겼다. 벼베기 하는 동안 그리 아프지도 않아 "그냥 하길 잘했네." 하였다. 10월 14일 제사 지내려 내려 가면서 손목과 허리 무릅이 몹시 아팠다. 쯔쯔가무시 증상 중 하나 근육통이 찾아왔나보다. 손목이 퉁퉁 부어 있는 게 눈으로 보였다. 약국을 찾았으니 일요일이라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다. 마트에 있는 약국을 찾아 소염진통제를 사서 먹었다. 그렇게 아프더니 통증이 싹 사라져버렸다. 진통제의 역활이 그렇게 클 줄이야. 10월 15일 오늘도 부기와 통증이 지속되면 어쩌나 걱정하였는데 많이도 나아졌다. 덕분에 큰 아이 이사는 무리없이 잘 하였다. 10월 16일 이후 이제 통증을 견디는 날이 아니라 그냥 살아가는 날이 되었는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 나날들이었던게 앓이 덕분에 너무나 축복된 나날이라며 감격한다. 약간 둔한 생활이 일주일 정도 이어지면서 발진도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아픈 동안 몸을 참 많이 돌아 본 것 같다. 아프지 않으니 금방 몸을 쉽게 생각하는데 몸을 잘 돌보는 생활을 하여야겠다.
첫댓글 ㅉㅉ
치유에 집중해야 해요.
병을 우습게 여기면 안 돼요. ^^
그 와중에 벼베기, 제사, 오름이 이사 라니... 대단하네요. ㅠ
쯔쯔가무시 같은 경우는 약의 도움을 좀 받아도 돼요.
워낙 잘 듣는 약이 있으니...
아무튼 고생 많았어요.
들풀님 덕분에 약 없이 치유된 사례를 하나 추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군요. ^^
처음엔 감기 몸살이려나 하다가
나중엔 곧 나을 것만 같아서
좀.. 가볍게 생각했나봅니다.
앞으로는
치유에 더 많은 집중을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