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ㅌㅌ] [오후 3:28] 안녕하세요?
그동안 요양병원에서 지내며 계속 요양병원을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몇달동안 머리로만 생각하고 유투브로만 보던 땅과 집들을 며칠동안 쭉 둘러 보았어요
제천, 단양, 하동, 동해
며칠동안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살면서
움직임이 있으면 방향을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병원을 아직 버리지 못한 저는 계속 병원 다니기 편한 곳을 생각했는데 그런 자잘하고 간사한 생각들이 결정을 방해하는 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간사한 생각은 버리고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해 보자고 마음먹고
내가 행동으로 움직여 가고자 하는 곳을 다 보았으니 이제는 신의 안내를 기다리자고 하였는데
벼락처럼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동해로 가자
동해로 가서 써핑을 하자
매번 아이들에게만 써핑을 시키려 하지 말고
내가 서핑을 하자
암환자 체온 떨어진다 어쩐다
그런 관념속에 사로잡히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것 하자
하고 병원을 탈출하여 동해로 왔습니다
이제 짐정리 끝나고 날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려움이 있지요
그렇지만 두려움과 함께 하려 합니다
병원을 탈출하는 날 얼어붙은 고개를 자동차 바퀴가 제멋대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죽음은 매순간 삶과 한몸임을 절감했어요
그래서 두려움은 저와 한몸입니다
같이 사는거죠 제게 두려움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말이에요
써핑을 100일간 해 보기 전에는 동해를 떠나지 않을 생각입니다
4기말암환자입니다
근데 그게 뭐 어쨌다구요?
그 길의 끝에 제 마지막이 있다하여도
지금 세상이 아름답고
오늘 하루가 너무 감사합니다
암이 있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무한 자유를 느낍니다
저의 선택에 아무도 간섭하지 않아요
존재하는 모두가 아름답고
혼자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어서
그리고 누릴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돈이 많아서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내 주머니 탈탈 털어 빈주머니 된다해도
단 하루라도 생각으로 살지 않고
실체로 살아보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
조언을 기다립니다^^
[임동규] [오후 5:18] 비록 현재 몸은 온전치 못하지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온전히 감당하겠다는 용기있는 결단에 가슴 깊은 뜨거운 마음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동해로 달려가 바다로 뛰어드려는 샘의 한 발 한 발에 열렬히 환호를 지릅니다.
ㅌㅌ, ㅌㅌ, ㅌㅌ, ㅌㅌ, ㅌㅌ…….
마음속으로 ㅎㅎㅎ
충분히 잘 즐기다 오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이번 선택의 결과가 마지막일 수도 있더라도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선택하고 행동하지 않길 바랍니다.
마지막이란 생각 하에 한 선택이라면 정말 마지막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믿었기 때문에...
버킷 리스트의 의미에 관한 제 글 참고해보세요.
https://cafe.daum.net/naman4/2Rct/180
(그외 '버킷' 으로 검색하면 관련 다른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내일 교통사고로 더 일찍 세상을 뜰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오늘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그게 우리의 유일한 일입니다.
내일이 마지막일지 아닐지를 전제로 오늘을 사는 게 아니라... (물론 분명히 며칠 내 마지막일 거라는 직관이 들었다면 또 모를까)
오늘의 선택이 특별해 보일지라도 그것이 무엇이든,
그럴 자격이 당연히 있기에 누리는 것이지,
마지막일지 모르기 때문에 누리려는 마음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저 샘의 일상의 하루처럼 즐기십시오.
설사 내일 생을 마감하더라도...
보통사람들이 매년 한 번씩 있었던 평범한 휴가를 누리듯 즐기십시오.
설사 올해가 인생 마지막 해일지라도...
그리고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해야 할 일을 잘 해내기 위한 충전의 시간으로 보내십시오.
설사 휴가를 끝으로 삶의 커튼이 내려지더라도...
그리고 아직 날씨 때문에 바다에 뛰어들 형편이 못돼 기다리는 중이라면
따뜻하게 옷을 챙겨 입고(목도리, 귀마개, 마스크 등 착용)
조용히 바닷가 찬바람을 느끼며 거릴 면서
샘이 더 살아야 삶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으로 활용해보십시오.
[ㅌㅌ] [오후 5:34]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의 선택은 항상 삶을 향해 있습니다!!
[ㅌㅌ] [오후 5:37] 그래서 선택은 하되
교만해 지지 않으려 합니다
늘 삶에 겸손하고 겸허하려 합니다
[임동규] [오후 6:58] 아, 네 ㅎ
겸손 필요하죠.
근데 제 글에서
샘이 교만하다, 겸손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내용이나 글이 있었나요?
그리고 굳이 겸손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겸손하려는 노력도 에고의 모습일 때가 많거든요. ㅎ
자신에게 진실하면 저절로 자연스럽게 겸손하게 되거든요.
앞으로 보게 될 책들에서 진정한 겸손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자주 보게 될 거예요. ㅎ
[ㅌㅌ] [오후 7:03] 네 겸손의 에고도 탈출해 보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