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20 수원 노숙자쉼터에서 중국인 노숙자 박춘룡씨를 데리고 쉼터를 방문하였다.
박춘룡씨는 간질 증상이 있으며, 약 2개월전 수원역 철도경찰들로부터 구타를 당해 머리와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였고, 노숙자쉼터에서 10일간 있었으나, 한국인이 아니라 지원이 어려워 우리 쉼터로 오게 되었다.
박춘룡씨는 치료를 받고 중국으로 귀국하기를 원했다. 왔을 당시 박춘룡씨는 짐이 아무것도 없었으며 새로 발급받은 여권만 있을 뿐이었다. 본인의 말을 따라 은행에 가서 통장을 확인했지만 찾을 수 없었고,
귀국비용 보험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중국동포비자를 가지고 있지만 가방을 분실하면서 등록증도 분실하였다.
간질은 중국에 있으면서 앓고 있던 병으로 먹던 약도 떨어지고 술먹고 노숙하면서 간질이 악화되었던 것 같다. 말도 어눌하고 기억력이 상당히 떨어지고 손도 떨었다.
쉼터에 있으면서 외국인전용의원의 도움을 받아 서울적십자병원에서 희망진료로 치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MRI를 찍어 머리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알고 처방전을 받았으나, 약값이 비싸 일주일치만 샀다.
9/7 중국대사관에 공민보호요청을 했는데 대사관에서는 본국의 친족에게 연락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하였다.
9/9 드디어 중국 현지의 집에 연락이 닿았다. 가족들이 비행기 티켓 값을 구해 연락해 주기로 했지만 연락이 없었다.
9/10 용인경찰서 외사계 장형사의 도움으로 철도경찰서에 가서 동행조사를 했으나, 7/22 간질발작으로 119신고를 했다며 폭행을 부인하고 입증이 어려워 가해자를 찾는 것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9/18 일주일치 간질약을 사다가 장미회를 통해 6개월치 간질약을 얻을 수 있었다. 후원금으로 비행기티켓을 마련하여 드디어 9/22 출국할 수 있게 되었다.
출입국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고 공항출입국에서 이해를 못했는지 나와 버려 비행기를 놓쳐 버리 다음날 9/23 중국대사관의 유영사와 중국항공의 도움으로 무사히 출국할 수 있었다.
박춘룡씨는 1년 4개월 정도 한국에 있었으나, 9개월 정도만 근로를 하였고, 약이 떨어졌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고,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한다. 뇌전증에 술은 상당히 해롭다는데... 그래서 가방과 지갑을 분실하였다.
누가 훔쳐 갔을 수도 있고, 발작을 하면서 잃어 버렸을 수도 있다. 구타를 당해도 그 당시의 일을 정확히 기억할 수도 없으며, 기억력이 상당히 떨어지고 말도 어눌하였다.
출국전 박춘룡씨는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하였다. 우리 쉼터의 도움만으로만 무사히 귀국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보람을 느꼈다.
그동안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한국을 떠날 때 원망이 아니라 감사를 안고 가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이 일이 우리 쉼터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