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벗들 엠마오 산보는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루카24.32)를 주제로 배티성지로 다녀왔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을 알아뵙지 못하고,
엠마오 길을 걷던 제자처럼 우리들 역시
주님의 부재를 스스로 만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번 엠마오 산보는 주님을 찾는 제자. 그리고, 제자를 찾아오신 주님을 뵙는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배티성지로 가는 길가의 백곡공소는 박해 속에서 순교한 두 분의 묘소를 모시고 있었습니다.
박해 속에 순교로 신앙을 지켜온 분들을 뵈니 믿음과 신앙을 증거한 삶이 묵직하게 전해져왔습니다.
아담한 공소안에는 사도행전의 초기 교회처럼 따스함이 느껴졌는데,
교우들의 어려운 살림, 집안 대소경사까지,
속속이 알고 함께 나누던 정이 제게도 전해진걸까요.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인 배티성지에서 은총의 밤, 묵주의 기도와 성모님께 초봉헌, 벗들 모두 함께 성령강림 대축일 전야미사를
드렸습니다. 깊은 산 속 배티성지내 피정의 집으로 들어가는 길 불빛 없이 깜깜한 산 속에 반딧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책에서나 그림으로 보던 반딧불을 실제로 본 우리들은 신기함과 아름다움에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최양업 신부님이 박해를 피해 신자들에게 선교하기 위해 어두운 산길을 몇 백리나 다니셨다고 하는데
반딧불이 최양업 신부님의 벗이 되어드리지 않았을까 하여 반딧불이 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고해성사와 성지 안을 산책하며 개인 묵상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라는 주제를 묵상하며, 주님이 각자에게 주님의 성령으로 생명의 빵을 떼어 주셨을 때 비로소 제자들의 눈이 뜨여 주님을 뵌 것처럼.
우리는 우리 안의 생명의 빛을 잃어버린 것처럼, 또 세상 속에서 잊어버린 채 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주님이 늘 우리 곁에 계시는데, 그 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찾고만 다녔던 것은 아닐까.
날마다, 생명의 빵을 나눠주시는 주님을 뵙기 위해서,
일상 속에서 주님이 머무시는 시간을 내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성령강림 대축일, 주님은 엠마오의 여정을 통해 저희들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여 주셨습니다.
P.S ♥시몬신부님,요나수사님, 그리고 함께 한 엠마오의 베네딕도 벗들.
함께 하지 못해도 멀리서 마음으로 지지해주신 수사님들, 벗들, 봉사자님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
백곡 공소.
배티성지 피정의 집
배티성지 성모님
배티성지 은총의 밤
돌아오는 길.
십자가 침목 배티성지 성당
배티성지 성당
배티성지의 밤
배티성지 최양업 박물관 내에서 주님께 편지쓰기
배티성당에서 베네딕도 벗들
주님 십자가 침목.
성모님께 묵주의 기도와 초봉헌을 마치고.
백곡공소의 순교자의 묘.
성모님과 함께. 은총의 밤
백곡공소 제대.
첫댓글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느낄수 있어서 좋네요. 언젠 한번 꼭 시간내서 가보고 싶네요. 고마워요~
가고픈 배티성지~! 사진으로라도 볼수 있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