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은 단어에 접두사나 접미사를 붙이는 것인데 합성으로 많은 간결표현들이 탄생하죠. 오늘은 접미사 -er이 붙은 합성명사를 공부하겠습니다.
-er은 “~하는 사람”이란 능동적 의미를 갖죠: goal keeper = 골을 지키는 사람. 그런데 놀랍게도 (1)에서 keeper는 “keep하는 사람”이 아니라 “keep되는 사람”입니다. 즉, 수동적 의미에요. (2)는 Anna Friel이라는 여배우의 옷에 관한 이야긴데, 여기서도 -er이 이런 식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er의 수동적 사용이 많이 생소하시죠? 그럼 이런 예문을 좀 더 볼까요?
a. We have now had her long enough to know she is a keeper.
b. She is a KEEPER and I think a great employee for the Job Your company has. She knows how to instruct well; and I learned a lot from her in that 2 lessons I had.
c. She is a keeper. With the paltry amount she receives from the government, she cannot afford to leave the nest, even if she were capable of making those kinds of decisions.
(a)는 어느 개에 대한 말인데, “같이 살아야 할 개라는 것을 알게 될 만큼 충분히 오래 데리고 있었다”. (b)는 운전학원 사이트에 올라온 후기인데, 해당 운전교사는 학원이 꼭 간직해야할 직원이라는 말이죠. (c)는 장애가 있는 딸에 대한 말인데 혼자 독립하기 어려워 내가 데리고 있어야할 사람이란 말입니다.
그럼요~ 이런 쓰임이 -er의 원래 의미와 혼동되지 않나요? 답은 간단합니다: 이런 쓰임은 혼동되지 않는 문맥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아하, 위의 예문들은 모두 keeper와 thrower의 수동적 의미를 분명히 해 주는 문맥을 가지고 있군여! 예를 들어 옷을 정리하는 문맥에서 keeper와 thrower로 분류한다고 하면 무얼 말하는지 분명하죠? 반면 아래 (d, e)는 –er의 능동적 의미를 분명히 해주는 문맥입니다.
d. Be your brother's keeper. If you or someone you know needs help, don't wait!
e. Throwers are good at clearing out and moving on; keepers are good at making sure that in the process special things and special memories are not lost.
(d)에서 keeper는 형제를 돌봐주는 사람. (e)는 집을 정리할 때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말인데 keeper는 되도록 물건을 keep하는 사람, thrower는 왠만하면 버리는 사람. 아이쿠, 딱 울 아빠 엄마넹. ^^
수동적 keeper와 thrower는 틀을 깨는 창의성으로 긴 의미를 한 단어로 잡아내는 것입니다. 아니면 someone who must be kept 이런 식으로 가야 하는데 이건 멋이 없다는 거죠.
-er의 창의적 사용의 또하나의 예는 (3) no-brainer입니다. 그 의미는 something that requires no brain to decide 인데 여기서 no brain만 떼어서 –er을 붙여버린 거죠. –er은 동사에만 붙는다는 틀을 깨버린 겁니다.
간결함을 위한 창조적 파괴, 앞으로 이 칼럼에서 많이 만나보게 되실 것입니다. 기대하세여 ~ *^*
예문 출처
1. Keep Calm-o-Matic
2. InStyle.co.uk
3. Wiktionary
a. Facebook
b. Downsizing the Home
c. Allenspark Lodge
d. Stop and Go
e. The Globe and Mail
추가 (2017. 7. 14)
오늘 The O.C. 라는 미드를 보고 있는데 (S1 E8) 초반부에 Oh, yeah. That one’s a keeper 라는 말이 나와서 넘 반가왔어요. 샌디가 새 직장에 첫 출근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사가 막 찍힌 사진을 보면서 한 말이에요. 이게 무슨 말인지 아시죠? 잘 나와서 keep 할 만한 사진이다. 그런데 자막은 "새로운 경영자가 탄생했군요" 이렇게 되어있어요. keeper를 능동적으로 "경영자"로 해석을 한거죠. 그러나 이 해석은 That one 하고 맞지 않죠. 이제 간결표현으로 미드도 더 수준 높게 감상하세요. ^*^
첫댓글 많이 어렵네요. 이 정도 수준이면 거의 최고급 수준이 아닐까요?
지그문트님. 리플 매우 감사하고 잘 참고하겠습니다. 고급으로 가고있는 것은 맞고요, 그러나 그렇다고 꼭 어려울 필요는 없는데요. 어렵다는 것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위 문제들에 사용되는 표현은 미국 현지에서 사용되는 표현인가요? 어쩌면 속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좀 쉬운 표현에서 점차 고급으로 올라가는 식으로 공부했으면 좋을 듯 합니다. 이런식이면 학습자들이 금방 지치거나 의욕을 잃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그문트님. 그런 의문들이 드셨군요.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위 표현들은 물론 현지에서 사용되는 진짜 영어구요, 속어는 아닙니다. 예문 출처도 다 현지의 검증된 소스구요. 다만 I am a boy, I love you 처럼 흔한 표현은 아니고 또 한국인들에게는 금방 이해가 되지 않아서 레이다에 잡히지 않았을 뿐이죠. 그렇지만 원어민들은 이런 표현을 즐겨쓰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원어민같은 영어를 구사하기 위한 최종 관문이라할까요? 이 칼럼은 영어의 이런 부분을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난이도는 좀더 쉬운 부분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도록 좀더 고민해보겠습니다. 단, 이 칼럼을 따라오려면 든든한 기초가 필요한데 여기서 그 부분까지 커버하기는 힘듭니다. 기초레벨 영어교재는 시중에 좋은 것이 많이 있는 것 같고요, 기존의 교재에서 얻지 못하는 새로운 내용을 원하실 때 이 칼럼에서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