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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囊 (나의 책 52page) 스크랩 문학.인문 나를 말 할 권리
회떠주는 여자 추천 0 조회 13 15.01.20 18:0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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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말할 권리 나를 말할 권리
김희윤 | 글로벌콘텐츠 | 201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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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말할 권리] / 김희윤

 

경기가 너무 바닥이다.

유류가격이 많이 떨어졌는데 유류가가 떨어진 여파는 엉뚱하게도 우리가 바라지 않던 쪽에서 그 진가를 드러내는 것 같아 우울하다. 유가하락이 오히려 경제를 주저앉히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일개 가정주부일 뿐인 내게도 경제는 언제부턴가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로 다가와 있었다.

이 와중에 우린 너무 복잡하고 당황스러운 사태들을 뉴스로 만나야 하는 이중의 괴로움을 겪고 있다. 이미 경제는 경제대로 우리 같은 서민들의 목을 누르는데 정치는 정치대로 우리 같은 서민들이 그들에게서 배제되고 있다는 슬픔에 목이 메이게 한다.

 

박정희라는 우상화된 인물이 경제발전을 이룩해 낸 것으로 생각하는 기성세대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한 나라 안에서 이루어지던 모든 성장은 국가의 지도자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국민의 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본인 스스로가 국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채, 그저 한 인물이 이루어 낸 성취인 것 마냥 그를 신격화하기 바쁜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page132 국익이냐 생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세월호사건을 겪으면서 국가에게 국민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참으로 많이 했다. 근래에 대한항공 사태를 보면서 기업에게 근로자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 역시도 많이 하게 된다. 이 두 개의 빅 브라더의 공통점은 그들이 안하무인의 독불장군이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자본주의가 더 첨예하게 우리를 지배하게 되면서 그들의 칼날은 더 예리하고 깊어졌다. 그나마 sns 등으로 숨통이 조금 트인 백성들의 아우성이 아니라면 누가 그들의 그 칼날 아래 감히 고개를 쳐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가든 기업이든 그들 스스로 그들로만 이루어진 것은 없다. 그럼에도 개개인 구성원의 인격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그들의 태도에 대해 우리는 좀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어른들을 통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배우며 자라지만, 그들은 자장면을 배달하는 배달사원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저거 봐라. 공부를 안 하면 저런 일을 하게 된단다.’라고 말이다. (중략) 우리는 무의식중에 무엇이든 계열화 하고자 하지만, 어차피 모든 계열화의 토대는 사회제도적 차원에서 긴 시간동안 인위적으로 생성되어진 인식체계에 불과하다. 우리교육이 전혀 실용적이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age242 금쪽같은 자식사랑=독약)

 

공부라는 게 참으로 개인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파급력은 상당히 크고 광범위하다. 공부의 결과는 오롯이 자신의 성적으로 나타나지만, 남과의 경쟁을 통해 우열이 가려지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자리매김하기 때문이다. .......

경쟁의 이면에는 나 자신이 누군가를 밟고 그 위에 군림하거나, 처절하게 짓밟혀 바닥을 기어 다니는 치욕을 맛보아야 한다는 승자독식사회의 오만함이 내포되어 있다.(page113 공교육의 영혼사냥)

 

아이들과 한국사 능력시험 공부를 한다. 바뀐 교과과정에서 올해 중2로 올라가는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도 역사를 배우지 못 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 역사를 배우고 중학교에 올라와서 또 역사를 배우게 된다. 하필 중2로 올라가는 아이들의 경우는 교과과정이 바뀌는 틈바구니에서 초등학교 역사를 배우지 못 했던바 가뜩이나 하기 싫어하는 역사공부를 더 어려워하게 되어서 걱정이다. 아이들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입이 닳도록 강조하지만 그 아이들에겐 너무 피상적인 설명인 듯 그다지 공감하지 않는다. 그 아이들에게 역사는 그저 학교 교과과정 중 하나일 따름이며 본문에서 지적한대로 성적이 중요한 과목 중 하나일 뿐이다. 너무 가슴 아픈 현실이다.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버지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 언제나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신비한 존재다. 동시에 가정을 품은 국내사회의 가장들은 생각보다 많은 부담을 홀로 떠안고 있는 불행한 자들이기도 하다.(page246 가장의 비애)

 

아버지가 화두로 떠올라 한동안은 아버지에 대한 책이 제법 많이 출간되었다. 그 중 나도 몇 종류의 책을 읽어보았다. 우리는 아버지를 슈퍼맨이나 마지가 Z같은 존재로 여기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그런 존재들은 내게서 조금 떨어트려 놓고 바라보아야 하는 것으로 여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버지는 그렇기 때문에 신화이고 전설이어야 한다는 은연중의 생각들이 우리의 기억을 지배했다면 근래에 출간된 아버지에 대한 책들은 아버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대신에 아버지의 약하고 흐트러진 모습들을 보여주고자만 애를 썼다는 생각도 든다. 인간적인 아버지를 만난 것은 좋았지만 대신 우리는 우리가 기대고 싶어 하는 든든한 울타리 하나를 무너트리고 말았다. 가장의 비애 부분을 읽으면서 상처를 들춰내고 일회용 처방을 한 것은 좋았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피해갈 수 있는 대안은 없었던 것이 아쉽다.

 

 

우리라는 감옥은 어느 공동체에 속하는 개인에게 있어선 철저히 절대적이지만, 각각의 공동체를 함께 늘어놓았을 때는 상당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따름이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우리라고 지칭하지 않는 이상, ‘우리라는 건 너희라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고 발전해 나갈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남과 함께 더불어 사는 이상 우리는 우리만의 우리를 깨뜨려야 한다.(page 27'우리라는 감옥)

 

어떤 십대 청년이 무장 테러집단에 들어가겠다고 대립 중인 국가의 접경을 넘었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과연 그는 정말로 그 단체로 간 것일까? 그가 거기에 갔다면 그는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곳으로 간 것일까? 얼마 전에는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에서 테러가 발생해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기도 하였다. 우리는 다원화된 세상이니 세계화니 지구촌이니 이야기를 하면서도 점점 더 첨예해져 가는 이념대립에 대해선 속수무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한 쪽으로는 평화니 평등이니 외쳐대면서도 한 쪽으로는 내 편이 아니면 단호히 처벌을 하는 이 지독한 양날의 세상이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라는 게 슬프다.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사태를 보면서 종교에 관한한은 우리 민족이 의외로 대범한 민족이구나 하는 우스운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개신교를 욕하고 타락한 종교를 욕하면서도 다행히 우리에겐 종교대립이 사회적 폭력사태를 일으키거나 하진 않으니 말이다.

촘스키는 우리가 증오하는 사람들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어져야 하며, 우리 마음을 흡족하게 해 주는 표현만 인정해서는 안된다.’(page37) 고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필 두 번의 무장테러에 대한 소식을 접했던 터라 촘스키 교수의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되었다.

 

결국,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라는 개인임을 이 책은 이야기 한다. 혼자 띄어놓고 보면 아무런 힘도 없는 작은 점 같은 가 세상을 향하여 무엇을 말 할 수 있을 것인지 또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어떻게 말해야하는지 이 책은 이야기를 한다. 동시에 우린 세상을 어떻게 들여다보고 세상의 보이지 않는 의중을 어떻게 가늠해야하는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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