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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출근한 개념녀는 자리에 가방을 놓고 탕비실로 들어섰다.
오늘도 변함없이 똑같은 일과가 반복될 것이다.
나이 마흔에 밥통의 밥을 푸고, 반찬통을 꺼내는 법을 아직 익히지 못한 오과장이 탕비실로 들어온다.
히드라처럼 입냄새를 풍기는 노총각 김대리도 들어온다.
김대리의 감색 양복 목덜미와 어깨엔 비듬이 소복하게 쌓여 있다.
마누라가 있는 오과장은 차림만큼은 멀끔하다.
맞벌이를 하는 아내가 어젯밤 늦게 다려준 양복 맵시가 제법 근사하다.
본격적인 오전 근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흡연실엔 세 명의 대리들이 모여있다.
그들의 머리숱을 모두 합쳐야 온전한 한 명분이 나올까 말까 싶다.
그들은 새로 온 여직원에 대한 품평을 하고 있다.
중고등, 대학교 내내 하던 짓을 여전히 버리지 못했다.
아마 먼 훗날 파고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도 그럴 것이다.
새로 온 여직원의 얼굴, 가슴, 허리,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를 부위별로 해체해서 평가를 내린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갑론을박이 오간다.
어쨌거나 꽤나 박고 싶게 생기고, 잘 조이게 생겼다는 의견에는 모두 동의하는 바이다.
저런 년들은 십중팔구 걸레라는 결론에 도출한다.
품평단은 꽤 만족스런 회의를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복귀한다.
개념녀는 서류를 들고 문부장의 자리로 간다.
서류를 놓고 뒤돌아 가는 개념녀의 종아리, 허벅지를 따라 문부장의 시선이 올라간다.
얇은 여름 원단 스커트 위로 살짝 드러나는 팬티 라인까지 만족스런 감상을 끝낸 문부장은 시선을 서류로 옮긴다.
여자들의 등쌀에 남자들이 몸을 사려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예전엔 부하 직원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여직원의 엉덩이를 두들기는 것쯤은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손을 주물럭거리고, 허리를 감싸 안고, 허벅지 사이로 손이 들어와도 여직원들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딸처럼 생각해서 그랬다면 만사형통이었다.
커피를 타고 나르는 게 다방 레지의 일이듯이, 여직원이 커피를 타고 나르는 것 또한 당연했다.
아랫 사람이 윗사람에게 술을 따르는 게 당연한 법도이듯이, 회식자리에서 어린 여직원에게 술을 따르게 하는 건 당연했다.
딸뻘 여직원의 굳어 버린 몸을 부둥켜 안고, 최대한 가슴을 밀착시켜 부르스를 추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남자 직원들이 상사의 흥을 위해 넥타이를 이마에 매고 남부끄러운 재롱을 떠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즘은 심지어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도 불쾌하다고 한다.
만지지도 않았는데, 무엇이 불쾌한지 아무리 생각해도 문부장은 도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참내, 별걸 다 여자 눈치를 봐야 하는 세상이 왔다고 문부장은 생각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직장 내 성희롱 판결이 난 건 1998년의 일이었다.
피해자가 소송을 시작해서 최종 판결을 받기까지 6년이 걸렸다.
그 이전엔 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들은 어디에서도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다.
막말로 강간이라도 당해야 고통을 인정해 주었다.
20여 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많이 달라진 건 아니다.
사무실의 꽃이 되길 거부하면 꽃뱀이 된다.
한참 서류를 보며 업무에 몰두하던 문부장이 화장실에 간다.
한참을 참은 오줌발이 제법 거세다.
제법 큰 포물선을 그리는 오줌발을 보니 요즘 괜한 걱정을 한듯하다.
볼일을 마친 문부장은 바지춤을 추켜올린다.
대롱대롱 달려 있던 오줌방울이 팬티에 곱게 스며든다.
그래도 위생적인 남자, 문부장은 팬티에 똥은 안 묻힌다.
얼마 전, 네이트 판에 "팬티에 똥 묻히는 남편분들 계시나요?' 라고 묻는 어느 주부님의 한탄 섞인 글이 올라왔다.
세상에 그런 남자도 있냐는 댓글들을 예상하고 스크롤을 내렸다.
"저도 신혼초에 처음으로 똥 묻은 남편 팬티를 봤을 때 깜놀했네요."
"결혼한 지 반년된 임신한 새댁인데, 똥 묻은 남편 팬티 손빨래 여러 번 했어요."
"우리 남편은 깔끔한 성격인데도 가끔 똥을 묻히네요."
주부님들의 증언이 줄을 이었다.
문부장은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며 아직 쓸만하다며 감탄한다.
화장실을 다녀온 문부장은 자리에 앉는다.
힘이 없는 문부장의 허벅지는 쩍 벌어진다.
물론 문부장은 자신의 그곳이 커서 자연스레 허벅지가 벌어진다고 믿고 있다.
문부장의 다리 사이엔 앙증맞은 미더덕이 있을 뿐이다.
사실, 오십줄에 들어선 문부장은 백인, 흑인 남성에 비하면 여자나 다름없다.
동양남의 남성 호르몬은 백인, 흑인 남성의 평균보다 적게는 30퍼센트부터 많아야 70퍼센트 밖엔 나오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남성 호르몬의 양은 더 적게 나온다.
서양에선 기껏해야 생굴 정도가 정력을 높이는 음식으로 유명한데, 동양은 정력에 좋다면 온갖 동물을 작살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바다의 귀염둥이 물개의 그곳은 언제나 잘려서 말려질 위험에 처해 있다.
서양이 물개의 모피를 탐한다면, 똥양남은 물개의 그곳을 탐낸다.
우두머리 수컷 물개가 무리의 모든 암컷을 거느리는 모습을 보고 저놈들은 필시 정력이 대단할 것이라 생각했다.
수컷 물개의 그곳을 먹으면 자신도 그렇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몸보신과 정력에 좋다며 살아 있는 곰의 쓸개에 호스를 꽂아 쪽쪽 빤다.
소위 꽃사슴이라 불리던 대륙사슴은 보신과 정력을 탐하던 한남들에 의해 한반도 야생에서 사라졌다.
꽃사슴의 단단하게 솟은 뿔을 먹으면, 자신의 그곳도 단단하게 설 것 같은 생각이 든 모양이다.
한남은 이리도 이성적이다.
고라니는 뿔이 없기에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번성할 수 있었다.
지구상에 등장했던 동물 중 가장 번식력이 뛰어난 종은 삼엽충과 바퀴벌레다.
허나 삼엽충은 멸종했으니, 진정한 정력왕은 바퀴벌레임이 과학적으로 판명되었다.
개념녀는 새로 온 여직원과 단둘이 점식을 먹기로 했다.
여직원이 출근을 시작한지 몇 주밖엔 되지 않았지만 둘은 제법 친해졌다.
간만에 먹고 싶은 점심 메뉴를 먹으면서 둘은 이야기꽃을 피운다.
여직원이 고민을 털어놓는다.
남자친구가 외모와 옷차림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해서 고민이라고 말한다.
듣기 좋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기분이 상하게 말을 해서 여러 번 싸웠다고 털어놓는다.
옷 한 벌 사주는 것도 아니면서 트집만 잡는다고 말한다.
자신이 예민하게 구는 건 아닌지 개념녀에게 묻는다.
개념녀는 여직원의 입장에 공감이 간다.
한남은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로, 개념녀의 외모에 대한 지적이 부쩍 늘었다.
남자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여자들을 만나니 눈이 높아진 것 같다고 답해준다.
점심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여직원에게 유부남 오과장이 치근덕댄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여직원은 면접 볼 때, 남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대답했었다.
앞으로 몇 년간은 결혼 생각이 전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과장은 제법 자신이 괜찮은 외모라고 생각하며, 남자는 와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와인은 서양술이며, 한국의 막걸리는 오래 묵으면 못쓴다.
여직원에게 오과장은 설사 총각이라도 남자로는 생각해본 적 없는 물렁살을 가진 아재일 뿐이다.
여직원은 사회생활을 위해 최대한 예의를 갖춰 대처한다.
만약, 유부남이 자신에게 작업을 건다면, 그건 자신이 그다지 별 볼 일 없는 배경을 가졌다는 바로미터다.
자신이 유부남마저 사로잡을 매력을 가졌거나, 뒤늦게 세기의 사랑을 만난 양 착각에 빠진 여성에게 해주고픈 말이다.
질릴 때쯤 헤어지거나 또는 여자의 부모님, 남편에게 걸려도 별 피해를 안 받을 안전한 대상이다.
말단 여직원이나 가게의 알바생들에게 치근덕대는 유부남은 널리고 널렸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 사장님 따님이나 부장 판사쯤 되는 인사의 따님에게 작업을 거는 유부남은 없다.
오전 일찍 여직원 품평회를 했던 대리 셋, 자칭 173 또는 175 군단이 담배를 피러 흡연실로 이동한다.
고대리가 다른 대리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어떤 흥미로운 글을 보여준다.
아주 오래전에 동쪽으로 이동하던 우리의 조상들이 바이칼 호수 부근에서 빙하기를 만나 갇혀 지냈다는 글이었다.
체온을 뺏기지 않기 위해 몸의 돌출 부위, 특히 그곳이 작아졌다는 내용이었다.
8세기 후반, 차가운 북해의 거인 바이킹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180 초중반이었다.
해적질도 잘하지만, 모험심도 강했던 그들은 북해의 섬들, 아이슬란드, 그린란드를 발견한다.
콜럼버스보다 오백 년 앞서 아메리카 대륙에도 도착했다.
11세기부터 차츰 조짐을 보이던 소빙하기가 13세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바이킹의 후손들은 가장 환경이 혹독한 그린란드에서 철수를 했다.
물론 언제 어디서나 말 안 듣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사서 고생을 선택한 그린란드 바이킹의 후손들은 눈과 얼음뿐인 그린란드에서 기아에 시달리며 개고생을 했다.
13세기에 소빙하기가 시작된 뒤 15세기까지 버틴 그린란드 바이킹 후손 생존자들의 성인 남성 평균키는 160 중반이 된다.
물론 시련이 끝난 후, 후손들은 빠른 속도로 원래 신장을 회복했다.
거기가 작아졌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현대 그린란드의 평균 페니스 사이즈는 유럽에서도 큰 편이다.
동쪽으로 이동 중에 바이칼 호수 부근에서 빙하기를 만나 추위에 떨다 그곳이 작아졌다는 한남들은 도대체 언제 회복되는 것인가 몹시 궁금해진다.
칼바람과 눈보라를 정면으로 맞는 얼굴도 아니고, 귀히 여겨 꽁꽁 싸맸을텐데 어지간히 열을 뺏기기 싫었나보다 생각될 뿐이다.
물론 바이킹의 후손들이 그린란드에서 갇혀 지낸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갇혀 지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회복되려면 회복되고도 남을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
너무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
한남들의 조상이 바이칼 호수 부근에 갇혔던 15만 년전, 지구 반대편 북유럽엔 처음으로 금발 유전자가 나타났다.
금발은 열성 유전이라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만여 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전 유럽으로 퍼졌다.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해 선택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푸른 눈도 비슷하다.
EBS 다큐프라임은 꽤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다큐프라임 최근작들보다는 2012년~2014년 이 무렵 제작된 작품들이 더 괜찮다.
물론 우리 여자 조상님들에게 조국의 현실에 대한 책임을 묻긴 힘들다.
그녀들은 선택권이 없었다.
후손에게 물려줄 거라고는 꽈리고추와 몸에 어울리지 않게 큰 수박만 한 머리통밖엔 없는 한남들이 둘 다 기어이 물려주고야 말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한반도는 꽈리고추밭과 수박밭이 되었다.
꽈리고추와 수박 같이 큰 머리통은 각각 다른 이유로 여자들의 그곳에 고통만을 주었다.
금요일의 오후 시간은 그래도 견딜만하다.
드디어 퇴근 시간이 되었다.
개념녀는 어서 퇴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오늘도 집에 가기 싫은 유부남 직원들은 퇴근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개념녀는 예의상 10여 분을 기다리고 일어선다.
"벌써 가게? 뽀뽀라도 한 번 해주고 가던가?"
문부장이 유쾌한 아재 농담을 건넨다.
개념녀는 제법 센스있는 농담이라는 듯 미소를 지어보인다.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나온다.
벌써 밤하늘엔 별이 반짝이고 있다.
더는 쓸 소재가 있나 싶다가도
일단 쓰면 할 말이 많아지오. ㅋㅋ
첫댓글 하이퍼리얼리즘ㅋㅋㅋㅋㅋ존웃겨
처음엔 웃으면서보다가 내려올수록 한숨나옴....아차 이거현실이구나...싶어서...
보다보면진짜슬픔 저거개현실
정력에 좋다면 온갖 동물은 작살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초딩때 테마게임인가 그 프로그램에서 남주가 정력에 환장해서 엄청큰 개미 잡아다 구워먹고 마지막엔 동물원 물개를 죽이고 X를 빼돌렸었지....
이거웹툰으로만들어야된다 ㄹㅇ
ㅇㄱㄹㅇ
이런건 이상하게 안퍼가드라 이것도 한번 퍼가시든가여~^^
암울하다
제발 다음편 써주라...ㅠㅠㅠㅠㅠ진짜 이건 픽션이 아니라 현실이다...하...